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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이 제때 와야 오히려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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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소아정신과를 담당하고 있는 김은주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아이들도 언젠가 사춘기가 오고 중학생이 되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 아주 밈처럼 되어 있는 이야기 중에 중2병 이런 이야기 있잖아요.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이해가 안 되는 대화들이 있어요. ‘나는 왜 그렇게 뭔가 그런 지시에 불응하고 이게 나에 대한 어떤 폭력, 압력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그런 거죠. 생각해 보면 이제 우리 아이들도 이제 시기가 올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아무래도 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렇게 쭉 다니다가 이제 중학교 2학년, 3학년 이쯤이 되면 혹시 아이들이 보여 주는 뭔가 그런 공통적인 어떤 행동의 변화 같은 게 있는지, 인지에 변화가 있는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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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2병 환자가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일은 없죠. 왜냐하면 이게 중2병이 사실은 중2 또래 초기 사춘기 애들이 보이는 어떤 심리적인 행동적인 태도를 빗대어서 얘기하는 건데 사실은 중2들이 보기에는 병은 아닌데요. 어른들이 보기에 병이죠.

왜냐하면 허세에 변덕은 죽을 듯이, 그다음에 계속 따지고 들고 논쟁하고, 자기가 제일 우월한 듯이 행동하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되게 우울해하고 외로워하고 불안해하고, 막 짜증을 많이 부리고 그러죠. 그러니까 옆에서 어머님들이 정말 힘들어하세요. 그래서 이제 중2병이라고 이름을 붙이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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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저한테 다니는 애들이 굉장히 많아요. 여러 가지 이유로요. 그런데 어릴 때는 엄마한테 끌려와서 제가 약 처방하면 약 먹고 놀이치료나 상담치료 하라면 하고 그래서 별다른 저항 없이 하는데 얘가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무렵이 되면 갑자기 저를 보는 눈빛이 약간 사나워져요. 그러면서 굉장히 불만이 가득 차거나 엄마가 혼자 오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예전에 잘 따라다녔는데 왜 그래요?’ 하면 ‘내가 왜 저기를 가야 되는데? 엄마는 집에서 나보다 더 잘하는 것도 없으면서 엄마가 약을 먹어야지, 왜 내가 저기를 가서 약을 먹는데?’ 그러면서 논쟁이 시작되고요. 그리고 저한테 와서도 뭐 그런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을 딱 보이니까 그럴 때 저는 속으로 ‘아,  드디어 얘도 올 것이 왔구나.’ 해서 그럴 때는 어머님을 좀 내보내고 상담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여기 다니는 게 좀 뭔가 마음이 불편한 게 생겼어?’ 하고 물어보면 이런 속내를 솔직하게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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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게 중학교 시기가 치료에도 저는 사춘기가 온다고 그래서 애들이 이렇게 예전처럼 고분고분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이럴 때는 엄마한테 꼭 말씀드리는 게 ‘아이 병원 데리고 오겠다고 서로 전쟁하고 싸우지 말고 전쟁 지경까지 갈 정도면 그냥 엄마만 혼자 오세요. 그래서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좀 저한테 이야기해주시고 그다음에 아이 상의할 건 상의해요.’ 아니면 ‘잠깐 치료를 중단하자.’ 이런 얘기를 하고요.

그런데 이 똑같은 아이가 몇 년이 지나면 보통은 한 중3에서 고2 정도 사이예요. 저한테 90도로 인사를 하고 키가 훌쩍 커서 들어옵니다. ‘선생님, 그때는 제가 너무 철이 없어서 제 주제도 모르고 교수님 앞에서 한마디로 까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이 집중력 약 먹어라 아니면 불안약 먹어라 아니면 이렇게 치료받으라 했는데 그때는 제가 받을 필요를 못 느꼈는데 지금은 그런 거 다 받고 그래서 이제 집중력도 올리고 좀 뭔가 제대로 공부도 하고 일상생활 잘하고 싶습니다.’라면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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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이라고 불리는 애들의 거의 70~80%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으로 현실 인식을 하고 성숙해지는 그런 길로 가는데요. 그런데 단 예외는, 그냥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걸 지나쳐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아니면 그냥 우울하다 정도가 아니라 거의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힘들어하거나 아니면 자해, 자살사고를 보이고 또 대인관계 거의 못하거나, 아니면 성적이 너무 뚝 떨어지는 걸 지나쳐서 공부에 완전히 담을 쌓거나 이렇게 일상생활에 기능 저하가 생길 정도로, 가족하고도 완전히 전쟁을 치를 정도는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기다리지 마시고요.

이거는 정신병리를 시사하는 소견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럴 때는 아이가 보통 병원에 안 오려고 해요. 그래서 저희 클리닉 같은 경우는 아이가 안 와도 부모님께서 아이 문제를 상담하실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고 있거든요. 그래서 좀 전문가랑 의논하시고 이게 진료를 받아야 될 상황인지 아닌지 꼭 의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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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되면 그러는 이유에는 호르몬 영향도 있고,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일단은 전조 기능 그리고 추상적 사고도 발달을 하고 또 이제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다음에 어른으로부터의 독립 그러니까 이게 사춘기라는 건 어른으로부터 벗어나서 독립을 하는 어른으로 가는 중간 단계입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는 사실은 비유로 들자면 일제강점기 우리가 독립운동하잖아요. 이게 모든 어른들이 일본 순사로 보이는 거죠. 그러니까 불만도 많고 그 악재에서 벗어나려는 그런 독립을 향한 노력도 있지요. 또 하나는 호르몬 변화랑 또 감정 뇌가 굉장히 많이 발달해요. 그래서 그때 감정도 변덕이 죽 끓듯 하고, 짜증도 나고 우울해지기도 하고 또 불안해지고 이런 정서불안성도 높아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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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계속 추상적 사고가 발달하다 보니까 이제 인생의 의미, 친구는 뭐지, 내가 공부를 하는 의미는 뭐야, 이런 의미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요. 이러한 여러 가지가 다 어우러지는 이 현상을 통틀어서 그냥 어른들이 중2병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어떻게 보면 이 시기를 거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성인으로 독립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처럼 입시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이게 이제 중2 때 이런 중2병을 겪지 못하고 다 억압이 돼 있죠. 그래서 요즘 대2병 얘기가 나오잖아요. 대학교 가서야 이제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런 정체성, 의미 이런 고민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중2병이 왔다고 해서 부모님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뒤늦게 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일찍 하는 것이 나중에 학업을 위해서도 그렇고 또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 면에 있어서 그렇고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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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후 대2병이 오는 것이 중2병보다 입시에 더 유리하냐고 질문도 하시는데요. 발달에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0에서 5세까지 시기에는 주 양육자랑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게 향후 발달에서 가장 중요하고요. 그 애착의 바탕 하에서 초등학교 시기에는 자기 절제력을 키우는 그런 훈련을 해야 돼요. 그래서 이 두 가지가 바탕이 돼야만 사춘기를 무사하게 넘어갈 수가 있어요.

소위 말하는 아주 진짜 심한 중2병이 대부분의 애들한테 온다고 생각하시는데 현실은 한 70, 80% 애들은 그렇게 심하게 사춘기를 겪지 않아요. 그래서 공부, 학업을 다 놓을 정도로 지장이 생길 정도로 심한 중2병을 앓는 아이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꼭 이게 뒤로 딜레이된다고 해서 학업 면에서 반드시 유리한지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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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중학교 때 이런 문제를 고민한 아이들이 고등학교 가서 아무래도 학업을 더 잘하게 되는 게 중고등학교 공부라는 건 우리나라는 특히 만만치가 않아요. 어린 시절에야 조금만 열심히 하면 성적도 올릴 수 있고 그래서 어른들의 인정이나 친구들의 인정, 선망 같은 걸 받을 수가 있지만 중고등학교 공부는 그 정도 노력을 해서는 쉽사리 올릴 수가 없고요.

또 우리나라같이 상대평가 제도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위 한 10%, 11% 애들만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게 인정받잖아요. 그래서 이게 공부에 좌절이 굉장히 많고 공부로 성취감을 느끼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도 공부를 하는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학생들만이 이 공부를 좌절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에 이런에 대해서 생각한 아이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해야 되는 고등학교에 가서 그런 의미 부여가 되기 때문에 좌절을 이겨내고 공부를 지속할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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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 걸 넘어서고 극복할 수 있으려면 그 사춘기 중2병이라는 과정을 경험하는 게 아이들에게 훨씬 더 성숙에 도움이 돼요. 고등학교 때의 공부가 만만치 않다는 걸 많은 사실 부모님들이 되게 잊고 지내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정말 단순히 열심히 한다고 어떤 거기서 오는 좌절감을 경험하지 않는 게 아닌데 다들 자기 아이의 성적이나 이런 거에 못마땅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중2병이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저는 겪을 건 겪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 기억하실 건 너무 심하게 보이는 중2병은 그냥 시간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너무 아이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가족 관계를 해치고 완전히 공부에 담을 쌓고 포기할 정도가 되면 꼭 전문가랑 상담하셔야 합니다. 청소년기가 주요 정신병이 거의 다 발병을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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