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기괴하고 감사하고 끔찍한 ‘의학의 역사’입니다. 오늘은 되게 유명한 질환을 하나 다루려고 해요. 이거는 현재로서는 위협이 되지 않는 질환인데요. 지금도 걸린 사람 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걸려도 ‘죽었구나…’ 싶은 건 아닌 ‘매독’의 역사입니다.
진짜 유명하죠. 이건 정말 대표적인 질병 중의 하나죠. 이게 막 의대생 때 매독 1기, 2기, 3기 외웠던… 왜냐하면 너무 중요한 병이고, 너무 많이 걸렸어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 중에 매독을 앓았던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로 많은지 분류를 해 놨어요. ‘Definite’, 이 사람은 100%다, ‘Maybe’, 불확실한데 아마도, ‘If’, 안 걸렸을 것 같은데 그래도, 어쩌면…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해 놨어요.
그래서 확실하다고 알려져 있는 건 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의 아버지, ‘랜돌프 처칠.’ 이 사람이 정말 엄청나게 위대한 정치가거든요. 근데 40대에 요절합니다. 왜냐하면 매독이 3기가 돼서 신경증이 생기면서 나중에는 옷을 발가벗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윈스터 처칠이 그걸 보면서 ‘아, 진짜 매독은 끔찍한 병이구나…’라고 생각을 했고, 나중에 히틀러가 이상한 짓을 하잖아요. 히틀러를 보면서 ‘저놈은 100% 매독일 거다!’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사람이 너무 극단적이고 이상하니까요.
그 외에 ‘마지막 수업’을 쓴 ‘알퐁스 도데’, 그리고 ‘슈베르트’, 이런 사람들은 거의 확실하다. 베토벤은 아마 맞을 거다, 의심되는 사람 중에 들어가요. 고야, 슈만, 베토벤, 고흐, 콜럼버스… 콜럼버스 사실 100%라고 생각하는데, 콜럼버스가 들여왔다고 생각하는 게 정설이거든요. 그리고 히틀러도 여기에 포함이 되고요.
하여간 이게 중세 이후에 인류의 역사와 거의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게 어디서 유래했을까요?
콜럼버스로 힌트를 줬죠. 우리가 지금 유래했다고 하는 건 구대륙으로 언제 넘어왔을까? 대항해 시대 그쯤일 수 있겠죠. 그게 가장 신빙성이 있는 설로 받아들여져요. 그전까지는 이런 기록들이 아예 없어요.
반박하기 위한 하나의 설이 1400년대에 죽은 걸로 의심되는 어떤 여인의 시신이 매독 환자와 해부학적 소견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나중에 좀 더 의학이 발전한 다음에 정밀검사를 해 본 결과, 매독이 아니라고 결론이 났습니다. 그전까지는 구대륙에는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신대륙 기원설이 맞을 거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여기서 구대륙,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넘어간 질환들은 많죠. 전염병, 천연두 같은 게 넘어가서 사실상 그것 때문에 신대륙이 거의 절멸했다는 얘기가 많잖아요. 두 대륙 간에 왜 이렇게 질환이 다를까?
동물이 달라요. 너무 다른데, 문화적인 차이를 유발할 정도로 달라요. 구대륙에서는 가축을 엄청나게 키웠잖아요. 말도 있고, 소도 있고, 돼지도 있고, 닭도 있고… 인수공통 감염병이 많이 넘어왔던 거예요. 그래서 천연두 같은 것들이 변이를 일으켜서 사람한테 이미 감염이 되고, 이 사람들은 어느 정도 적응했는데, 신대륙은 전혀 그러지 못했던 거죠.
신대륙을 잘 보면 기껏해야 라마, 버팔로가 있는데 가까이 못 가요. 길들일 수 없어요. 게다가 무리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안 돼요. 그래서 버펄로는 현대사회에 이르기 전까지는 아예 사육을 시도하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라마, 알파카… 알파카는 조그만 동물이라 일을 시킬 수도 없고 그냥 털이나 깎는 거예요.
그래서 라마 정도를 키우는데, 라마는 이제 이 목초지가 되게 까다롭다고 합니다. 그래서 얘를 키우려면 엄청나게 멀리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목동이 외롭고, 여자친구도 없고, 옆에 라마밖에 없어… 그래서 기록에 거의 목동한테서 유행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또 아마 이 과정에서 매독이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발생하지 않았냐는 얘기가 있고요.
이미 구대륙은 콜럼버스 이후지만, 신대륙에서는 이게 엄청난 문제였어요, 매독이. 그래서 법이 있습니다. 싱글인 목동은 암컷 라마를 키울 수 없다. 걸리는 순간, 사형이라는 법이 있어요, 잉카제국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멀리 다니는 라마 목동들은 신경 안 쓰고 계속 번졌던 걸로 보인다고 알고 있고요.
그리고 콜럼버스가 탐사만 하지는 않았을 거 아니에요. 놀고, 즐기고, 새로운 사람 만나서 사귀고 했겠죠. 그리고 구대륙으로 돌아온 콜럼버스가 뭐가 됐죠? 신대륙을 발견한 영웅이 됐잖아요. 맨날 파티하고 그러면서 그때부터 이제 매독이 폭발적으로 번지게 되는데요.
처음엔 귀족들부터 번졌어요. 1495년에 생깁니다. 유럽 중에서도 서유럽에 생겼죠. 불과 20년 후, 1515년에 조선과 일본에도 생깁니다. 매독이 유례없이 빠르게 번진 병 중의 하나예요. 게다가 이게 전염력만 강한 게 아니라 임상 양상이 끔찍해요. 궤양도 생기고, 낭창도 생기죠.
그런데 우리가 공부했던 시기의 매독은 현대의 매독이잖아요. 이 당시의 매독은 구대륙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낯선 질환이었고, 그때는 치명률이 훨씬 높고 경과도 너무 빨랐어요. 사실 코로나도 우리가 변이가 생길 때마다 치명률이 조금씩 떨어지게 되는 것처럼 매독은 처음에는 몇 개월 만에 죽었대요. 걸리면 죽는 거예요.
이게 끔찍하게 죽으니까 ‘이 병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당시 사람들이 왠지 우리나라가 병원지라고 하기에는 좀 그래서 미워하는 나라 이름을 붙여서 부릅니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는 프랑스 병이다, 프랑스에서는 이거 이탈리아 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이거 스페인병이다, 조선에서는 유교의 나라에서 이게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거는 중국병이라고 해요. 그래서 당창이라고 부르거나 혹은 왜놈들을 병이다, 외세병이라고 이렇게 부르기도 하고 그랬어요.
몇 개월만 죽어버리니까 치료를 해야 해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찾습니다. 그랬더니 사실을 알게 됐어요. 콜럼버스가 가져온 것 같다.
신대륙에는 매독이 오래된 병이라고 해서 신대륙 기록을 뒤졌더니, 거기 이제 ‘유창목’이라는 나무를 우려서 하는 치료가 있대요. 근데 그게 효과가 있었으면 잉카제국에서도 썼겠죠, 계속. 써봤더니 효과가 전혀 없어요. 그래서 가져온 게 ‘수은’입니다.
우리는 ‘수은’이라고 그러면 미나마타병이 생각이 나죠. 1956년, 4대 공해병 중의 하나인데, 일본의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에서 메틸 수은이 포함된 조개나 어류를 먹은 고양이들이 미쳐서 바닷물에 빠져 죽는 일로 시작해서 주민들이 많이 걸렸는데요. 공식적으로 인정된 환자가 2,265명이고, 이 중의 사망자가 1,408명입니다. 그런데 이거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거고, 실제적으로는 피해자가 훨씬 많을 거라고 추정을 해요.
다시 말하면, 수은은 대표적인 중금속이고, 독성도 되게 강하고, 인체에 굉장히 해로운 물질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중세 유럽에서는 수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랐어. 수은에 별명이 있어요. ‘퀵실버’예요.
은을 우리가 주로 언제 썼죠? 높으신 사람들이 독을 감별할 때 쓴단 말이죠. 수은은 뭔가 해독 작용이 있고, 무언가 이게 상서로운 게 있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수은을 먹으면 급성 중독의 증상이 멜레나를 동반하는 설사와 침의 분비입니다.
사체액설에서 보면 우리가 모든 병은 체액의 과다함이나 혹은 부족하면서 생기는 건데, 우리가 치료를 애초에 이때 구토를 하게 하거나 사혈하거나 아니면 변을 많이 보게 하거나 했는데요. 수은을 먹으면 사람이 피를 싸고 침을 많이 흘린단 말이죠. 그러면서 뭔가 매독을 일으키는 나쁜 것이 같이 나올 것 같았던 거죠.
그래서 모든 것을 종합해서 봤을 때 수은이 최고인 것 같아서 수은을 실제로 썼는데, 하필이면 수은이 매독균을 실제로 죽여요. 중금속이니까 실험실에서는 100% 죽인 거죠. 그래서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수은 치료를 했을 때 낫는 사람이 있어요. 독을 먹어서 나도 죽고, 너도 죽고… 방사선이랑 비슷한 거예요. 나도 죽지만 매독도 죽는 건데, 내가 더 강해서 매독만 죽으면 살아남는 거예요.
그럼 이 수은을 어떻게 먹일까? 그냥 먹이는 건 부족할 것 같아서 수은을 끓여요. 증기가 나오니까 이게 더 잘 들어갈 것 같잖아요. 그래서 그 증기방에 사람을 넣습니다. 더 극렬한 반응이 있겠죠. 눈 점막이나 이런 데에 들어가니까 다 손상이 되기도 했고요.
혹은 관을 만드는데, 얼굴만 딱 나오고 나머지는 다 수은에 들어가는 관을 만들기도 했고요. 수은으로 사람을 절여요. 그래서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살기도 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죽었죠. 그래도 계속한 거예요. 왜냐하면 이거밖에 방법이 없었거든요.
알퐁스 도데 같은 경우도 당시의 기록에는 매독으로 죽었다고 돼 있지만, 지금 와서 이제 후향적인 연구를 보면 이 사람은 수은 때문에 죽었다는 식으로 기록이 많이 남아요. 이렇게 자꾸 죽다 보니까, 모차르트도 아마 수은 중독으로 죽은 걸로 지금 추정이 되거든요. 이게 수백 년이 지나다 보니까 ‘수은이 실은 해로운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이런 말도 나와요. ‘비너스와 보내는 하룻밤, 평생 수은과 함께…’ 이제 비너스와 한번 사랑을 나누고 매독에 걸리면 나머지 평생을 수은과 보내야 하는 거죠.
이제 대항해 시대가 더 오래됐을 때 진승이랑 나랑 아프리카에 갔어요. 그런데 제가 매독 환자인데, 말라리아에 걸려서 열이 막 나다 보니까 매독이 없어진 거죠. 나중에 알려진 사실인데, 매독균이 열에 굉장히 취약해요. 고열을 일으키면 매독이 낫기도 하는 거죠.
그런데 당시에는 말라리아밖에 없어요. 말라리아 걸린 사람의 피를 주사했어요. 그런데 말라리아가 워낙 독하니까 매독이 낫기도 하지만, 약간 러시안룰렛처럼 말라리아 때문에 죽기도 하는 거죠. 빨리 죽든지, 매독이 낫든지… 수은과 비슷한 느낌인데, 수은보다는 조금 더 나았죠. 그래서 이 공로로 노벨상이 수여됩니다.
그런데 이거는 이제 그렇고, 실제로 어느 정도 치료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05년에 드디어 독일에서 ‘트리포네마 팔리듐’이라는 매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발견해요. 분리를 해 놔요.
그리고 1910년 비소를 이용한 매독 치료제, ‘살바르산 606’이 나옵니다. 605번 실패하고, 606번째 합성물을 만들었어요. 효과가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애초에 비소에 독성이 있어요. 그런데 살바르산 606이 심장 부작용이 있어서 맞으면 5% 내외 확률로 사람이 죽어요. 그런데 막상 만든 사람은 이거 부작용이 있을 거니까 조심하라고 했는데, 너무 급하니까 사람들이 막 썼어요.
이게 이제 ‘정복됐다’라는 표현을 쓰게 된 건 언제였을까요? 페니실린이 나오고 나서예요. 한참 뒤죠.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매독이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죠. 페니실린 한 대만 맞으면 돼요. 한 대만 맞으면 되는데, 그 한 대가 없어서 많은 끔찍한 치료법을 경험했죠.
그러다가 페니실린이 나오고 나서야 이게 정복됐다. 우리가 진짜 감사해야 해요. 페니실린 없었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카사노바 같은 사람들 다 매독 환자예요. 죽음을 각오하고 성생활을 하는 거죠. 우리가 의사의 눈으로 본 예술의 역사에서 말년이 꼭 정신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 많았잖아요. 이게 힘과 권력이 있으면, 그 당시에는 이게 더욱 성적으로 왕성해지니까요. 이렇게 마무리하고, 또 다른 소재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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