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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개입과 검열에 뿔난 중국 영화계 “한국 영화의 깊이를 따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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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장입니다. 문화대혁명 시기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할 수 없었던 북경영화학교는 1978년, 신입생을 받아들여 1982년 첫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는데, 그 졸업생들을 대표하는 이들이 바로 ‘천카이거’와 ‘장이모’ 감독입니다.

제5세대라 불리며 중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인물들로, 천카이거 감독은 <패왕별희>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장이모 감독은 <인생>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는 등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거장도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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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을 소재로 중국이 겪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 영화 <나와 나의 조국>의 총감독을 맡은 천카이거 감독은 그야말로 중뽕영화의 정수를 선보이게 됩니다.

장이모 감독 역시 2003년 <영웅> 이후 국가주의, 대국주의, 중화주의로 급격하게 선회하면서 올해 구정설을 맞아 <만강홍>이라는 대표적인 중뽕영화를 만들어 내는 등 과거 이들의 영화적 색채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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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국주의 영화들은 철저하게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선전하고 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과거 중국 영화들이 공산당의 치적을 대놓고 낯간지럽게 홍보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소재와 재미, 여기에 덩치를 키우는 블록버스터 형태를 씌워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거리감을 좁혀 다가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효과를 보겠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스토리가 나와야 하니 당국의 개입과 검열은 심해졌으며, 이는 영화 자체가 지녀야 할 예술성과 경쟁력을 모조리 상실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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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얼마 전 열린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홍콩 영화계의 거장 두기봉 감독은 영화제 개막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의 영화에 대한 간섭을 지적하는 폭탄 발언을 해 버렸는데요.

“저는 영화는 늘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전체주의가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자유를 잃게 되고, 영화는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영화라는 것은 대중에게 직접 전달되는 문화이기 때문에 독재자들이 제일 먼저 손을 보는 곳이 영화계입니다. 제 생각에는 홍콩이…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대중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영화계를 지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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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이야기하다 중간에 잠깐 멈칫한 것은 아마도 신변의 위험을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내용이 이미 중국에 전해지면서 현재 두기봉 감독의 중국 내 모든 계정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야심차게 15편의 영화를 들고 베를린을 찾은 중국이지만,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그 결과는 혹독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텅신왕은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한 중국 영화 15편이 입상에 모두 실패하며 전멸했다…”라는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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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당국의 이런 지나친 간섭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인터뷰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는 사례가 보기 드물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유명 시나리오 작가인 쉬진추안 역시 4월 15일, 인터뷰를 통해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가는 자국의 영화 산업에 대해 중국이 지속적으로 그 해결책을 찾는 곳 중의 한 곳은 한국의 영화 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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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중국의 입’이라 불리는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지금까지 한국의 영화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분석한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우리나라를 거칠게 몰아붙이던 환구시보의 스탠스를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기사로 볼 수 있는데요.

관영매체뿐 아니라 우리의 지식인에 해당하는 중국의 주요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 영화는 어쩌다 한국 영화의 깊이를 따라갈 수 없게 되었는가?”라는 주제는 이미 500만 명이 넘게 공유했으며, 관련한 토론방만 1,897개가 있을 정도로 지금도 핫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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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보니 최근 중국의 젊은 감독들은 자국의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영화 자체가 주는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한국에서 이미 촬영했거나 계획 중인 감독들도 있습니다. 곽부성이 주연을 맡아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던 미스터리 스릴러 <비밀방객>을 제작한 진정도 감독은 스토리의 특성을 잘 살리고 싶어서 영화 전체를 한국에서 찍었다고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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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저렇게 검열이나 하니 중국 드라마는 경직되어서 재미가 없지…”, “시나리오를 쓰는 분이 뭘 써야 하고, 뭘 쓰면 안 되는지 정말 모르세요?”, “기준이 뭐냐고? 그냥 윗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쓰면 됨…”, “키보드 워리어들 멘탈 부서지는 소리 봐라… 두기봉 감독이 틀린 말 한 거 있어?”, “두기봉 감독이 정곡을 찔렀지만, 나중에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겁나네…”, “대국이라면 이런 비난도 받아들여야 발전이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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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뭐랄까 배우, 감독, 스태프들이 모두 힘을 합친다는 느낌이 들던데…”, “한국 영화계는 수요를 만들고, 중국은 수요에 영합하고… 안 그래?”, “박찬욱 감독이 한국 관객들을 영화로 만족시키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지금 이렇게 발전했다고 말한 적이 있지…”,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한국 교수님은 우리가 돈을 주고 영화를 보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에 대해서 비판할 권리가 있고, 그래야 한국 영화가 발전하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어. 나는 당시 저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부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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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북경에서는 9년 만에 한국영화제가 개최되어 <헌트>, <범죄도시 2> 등 모두 15편이 상영됐는데, 예매 시작 5초 만에 모두 매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양국 관계는 차갑게 식었지만, 최소한 문화 교류만큼은 재개하자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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