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미주의입니다.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 ‘나’ 지구에서 금박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선각단화쌍조문금박, ‘건물지’와 ‘회랑지’ 주변 유물 포함 층에서 각각 한 점씩 총 두 점이 출토되었습니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이게 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는데요.
그런데 조사하다 보니 이 유물은 심상치 않은 존재였습니다. 우선 이 유물은 각각 20m의 거리를 두고 출토되었지만 사실 한 개체였습니다. 거기다가 금박의 순도는 99.99%. 순금 3g을 0.04mm로 얇게 펴서 만든 것이었는데요. 가로 3.6cm, 세로 1.17cm. 금박 좌우로는 새 두 마리가 있고 새 주위에는 단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단화 : 여러 무늬 요소로 위에서 보면 꽃 형태를 연상케 하는 꾸밈.
전문가들은 새의 형태를 보았을 때 ‘멧비둘기’로 추정된다고 하는데요. 단화를 보면 통일 신라 시대 유물인 금동제 봉황 장식, 금동 경통 장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늬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혼이 쏙 빠질 정도인데요.
그런데 학계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아름다움이 아니었습니다. 유물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보다는 신라의 기술력이 더 충격적이었는데요.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유물이 확대되어 얼마나 위대한 기술이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금박에 머리카락 하나를 올려 보면 어떨까요?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느껴지시나요? 아주 가는 철필을 이용해서 무늬를 새긴 것인데요. 실제 육안으로 보면 판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그 시대에 마이크로 단위의 금속 세공술이 존재했던 것이죠. 금박의 크기가 겨우 가로 3.6cm, 세로 1.17cm밖에 되지 않는데 여기에 0.05mm 이하 굵기의 선으로 단화를 조금했던 것입니다.
현미경을 통해서만 금박을 자세하게 관찰해 문양이 확인될 정도로 세밀합니다. 단순히 마이크로 수준으로 세공만 한 것이 아니라, 상당히 사실적으로 꽃과 새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조금 : 금속 공예 기술. 도구를 이용하여 새기는 기법.
확대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오른쪽 새는 왼쪽보다 깃털에 대한 표현이 다채롭고, 몸집의 크기 등을 보아 암수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목재 위에 금박을 고정해 새긴 것으로 보이고 용도는 장식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또한 더 큰 금박에 무늬를 새긴 후에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금박에 이렇게나 정교한 세공술이 들어가다니, 18세기도 아닌 8세기에 말이죠. 현대인은 현미경을 동원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무늬를 우리 조상은 맨눈으로 보고 직접 새겨 넣은 것입니다.
통일 신라 시대 금속 공예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고대 유물 중에서 이 정도로 세밀함을 보여 준 유물은 없다고 합니다. 체계적으로 확대해 봐도 이런 수준의 고대 유물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렇게 섬세한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레이저로 가능한지는 실험해 봐야 합니다. 현대 장인이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당시 불가사의한 직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가 무형문화재 김용훈 조각장-
이렇게 현대 기술로도 재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 도대체 8세기 신라 시대에는 이걸 어떻게 만든 걸까요?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대 학계에서도 현대의 조각가들도 놀랍다고 감탄사만 내뱉을 뿐인데요. 더 많은 유물이 발견되어야 선각단화쌍조문금박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벗겨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름다운 금박 유물 꼭 한번 직접 보고 싶네요.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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