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는 중국에서 ‘용의 형상을 한 준마’를 일컫는 말로 여기서 나온 ‘용마정신’이라는 사자성어는 혈기 왕성하고 활기찬 정신을 의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뚫고 나간다는 뜻도 겸하고 있습니다. 영화 ‘뱅가드’ 이후 3년 만에 ‘용마정신’이라는 영화를 들고 다시 팬들을 찾은 성룡은 지난 4월 7일 중국에서 이 영화의 첫선을 보였습니다.
극 중 성룡은 친아들처럼 키우는 적토라는 말이 있는데요. 성룡은 이 말을 ‘용호무사’로 키우기 위해 연일 훈련을 시키는데, 중국 영화판에서 용호무사란 스턴트맨을 일컫는 은어로 성룡은 극 중 말을 훈련시키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지만, 채무분쟁에 휘말리면서 자신이 아끼던 말인 적토마저 뺏길 위험에 놓이자, 딸의 남자친구가 변호사라는 사실을 알고 딸과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발생하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극 중 성룡의 딸로 등장한 류하오춘은 시사회를 통해 성룡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첫 상영회에 참석한 성룡은 자신의 60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봐서 그럴까요? 이번 영화에 대한 소감을 말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훈훈한 분위기와 달리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중국 최대 평점 사이트에서 용마정신은 평점 6.1을 받는 데 그쳤으며 개봉 후 4월 20일 기준 300억 원을 벌어들인 데 그치고 있는데 이 영화에 투자한 금액이 900억 원을 넘어 현재 심각한 적자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을 벗어나면 더 참담한데요. 4월 20일 소후 뉴스는 용마정신은 뉴질랜드에서 약 천만 원, 영국에서는 99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고 전하며 나머지 대부분의 수익은 중국 내에 한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2017년 개봉한 성룡의 ‘쿵푸요가’ 평점 5.0, 2019년 성룡 주연의 ‘신탐포송령’ 평점 3.8이 말해주듯 완전히 말아먹은 영화, 2019년 성룡이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워제네거까지 데려와 찍은 ‘용패지미’ 역시 투수의 방어율을 연상케 하는 평점 3.6으로 또다시 폭삭 망해 버린 영화, 2020년 중국의 거대 자본에 중뽕까지 투입하며 절치부심했지만 역시 평점 4.4로 투자금 회수도 어려웠다는 영화 뱅가드까지!
그렇기에 이번 용마정신은 성룡에게는 중국 내에서 이제는 은퇴를 권유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반드시 성공이 필요했던 영화였지만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말았습니다.
중국 내 최고의 방송, 영화, 영상 교육기관인 전매대학에서 영화 용마정신의 무료 시사회를 가진 성룡에게 한 영화학도가 던진 말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형편없는 영화 잘 봤습니다. 만약 입장료를 받겠다면 돈을 지불하겠습니다.’라는 뜻으로 영화에 대해 혹평을 가한 것인데 저 학생의 발언 이후 감독은 ‘좀 더 관용성을 가지고 영화를 봐달라.’라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5월 9일 소후를 비롯한 매체들은 이번 영화에 지금까지의 해외 수익을 분석한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아직은 성룡의 이름값이 먹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 지역은 갈수록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국 매체들은 5월 31일 한국에서 개봉을 확정 지었지만, 그동안 성룡 영화는 과거와 달리 한국에서 재미를 보지 못해 이번 영화 역시 많이 걱정된다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성룡이 과거 영화 촬영 중 다친 상처들이 현재 자신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인터뷰를 해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영화 ‘프로젝트A’에서 25m의 시계탑에서 지상으로 낙하하는 장면은 성룡이 일주일간 고민 후 모두 3차례 뛰어내렸는데 머리부터 떨어지는 바람에 심각한 허리 부상과 1년 내내 후유증으로 머리가 아팠다고 했으며, 용형호제에서는 나뭇가지를 잡고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찍던 중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두개골이 함몰되고 머리를 크게 다쳐 35 바늘이나 꿰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레전드 장면을 찍은 성룡에게 이제 남은 것은 부상 후유증일까요? 영화 촬영 중 다친 부상의 후유증이 지금 영향을 미치고 있냐는 질문에 성룡은 영향이 크다고 답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성룡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멈출 기세가 없어 보입니다. 2005년 김희선과 함께 찍었던 영화 ‘신화’는 한중 양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김희선의 이름을 중국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는데요.
18년이 지난 지금 성룡은 이미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당계례 감독과 ‘신화2’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김희선이 맡았던 공주역에 올해 30살의 신장 출신 구리나자가 캐스팅되어 역시 장군 역할을 맡은 성룡과 러브 라인을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68살의 성룡과 30살의 여주, 둘의 나이 차는 38살로 벌써 중국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러브 스토리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성룡의 향후 스케줄표는 2027년까지 모두 10편 영화를 더 찍을 계획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 가운데 8편이 액션영화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A, 쾌찬차, 폴리스스토리, 용형호제, 비룡맹장에서 보여줬던 성룡의 화려한 액션을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그의 영화와 함께 청춘을 보냈던 수많은 이들에게 성룡이라는 두 글자는 영원히 잊지 못할 이름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한 발 뒤로 물러나 후배들을 지도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멋진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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