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호선이고, 지금 서울 서대문구 쪽에서 개인 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가족은 가까이 있는 존재지만,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나를 더욱 힘들게 하는 부모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먼저, 부모 중에 소통이 안 되는 부모가 첫 번째 문제가 되고, 두 번째는 과도하게 간섭이나 비교하는 그런 경우가 있고, 세 번째는 학대하는 부모들… 극단적이지만 학대하는 부모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통이 안 된다는 건 잘 아시다시피 일방적으로 자기 말을 좀 강요하는 경우죠. 예를 들면 아버지들은 너무 완고하고 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자녀들 말을 잘 안 들어준다거나, 어머니 같은 경우는 계속 뭘 요구하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그러면서 자녀들의 바람보다는 자신의 바람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녀들은 대화를 단절하고 방에서만 갇혀서 지낸다거나, 밖에서는 되게 활발하고 그런 아이인데 집에 오면 그렇게 조용한 아이들이 없죠. 그렇게 단절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인 간섭과 비교하는 부모는 예를 들면 자녀를 비교하는 부모님들이죠. 과거에는 형제가 많으니까 형이랑 비교한다거나, 누나랑 비교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금은 형제가 한 명, 아니면 두 명인 가족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다른 동네에서, 특히나 잘 나가는 엄친아 같은 학생들과 비교한다거나 아니면 매스컴에 나오는 학생들과 비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세 번째로 학대하는 부모님이 본인들은 학대인지 모르고 하는 행동들의 특징이 있어요.
일단 방임이 있겠죠. 예전에는 방임이 학대의 요소에 들어가지는 않았거든요. 현대에서 제일 중요한 학대 중의 하나는 방임입니다. 물론 밥도 챙겨주고 돈도 주면서 키울 수는 있겠지만, 정서적인 방임도 그런 학대에 들어갈 수가 있겠죠.
정신 의학 쪽에서 봤을 때는 여러 가지 이제 정서적인 교감 방법이 있겠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제일 중요시합니다.
예를 들어서 자녀가 떼쓰고 요구할 때 그게 된다, 안 된다를 빨리 얘기해 주는 게 좋거든요. 어떤 부모들은 안 된다고 말하기가 힘들어서 그걸 좀 늦추다 보니까 자녀가 방임을 당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빠른 반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세 가지 특징을 가진 부모가 곁에 있으면 결국에 자녀에게 영향이 가서 변하게 될 수 있어요. 물론 개인 차가 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런 스트레스로 인해 나쁜 영향이 있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잘 커가는 분들이 있고요. 어떤 분들은 정서적으로 발달이 잘 안되는 분도 있습니다.
그거는 개개인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꼭 특정한 과정이니까 문제가 생길 거라거나, 문제가 안 생길 거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워요.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여도 우울증이 있는 형제도 있고 없는 형제도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 연구에서는 사실 생물학적인 원인을 많이 찾기는 합니다. 그러니까 우울증의 가족력이 있다거나, 가족 중에 자살하신 분들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거나 우울감에 잘 빠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 주시는 게 좋고요. 아니면 스트레스가 아주 극한에 있는 경우죠.
그런데 사실 여러 가정에서 사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본인이 한 가정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문제가 있는 건 알지만, 어느 정도 문제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살고 싶지가 않았다는 사람은 사실 많이 없거든요. 초등학교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없죠. 그냥 오늘 하루 뭐 하고 놀지,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을지, 무슨 장난을 칠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어떤 분들은 면담하다 보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만 살고 싶다거나, 이제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다른 분들하고 그런 힘든 것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들하고 어떻게 다른가를 볼 수 있는 게 좋죠.
앞서 말씀해 드린 세 가지 특징을 가진 부모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원인이 따로 있을 수 있어요. 가장 큰 원인은 부모도 어디서 교육받거나 그러지는 않거든요. 내가 부모가 되니까 어디서 교육을 받고 어떻게 키워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본인이 살아온 대로, 살아온 방식대로 육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당했던 일들을 반복할 수 있는 거죠.
어릴 때부터 좀 맞고 자란 부모라면 자기도 모르게 ‘애들은 맞아야지 크고 정신을 차린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학대가 대물림되는 경우도 있고요. 어쨌거나 교육 같은 것들이 조금 미비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렇게 부모가 교육받지 않아서, 잘 몰라서 그렇게 자식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그런 문제를 개선해서 화목하게 지내기는 참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부모한테 영향을 받는 것은 성인 이전까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보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 그걸 반복하는 것은 본인 책임이라고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이걸 벗어나야겠다거나 어떤 방법을 찾아내야겠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정서적인 경험을 다시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내가 사랑을 잘 못 받았어요. 그럴 수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친구들이라든지,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애정 관계를 경험할 수가 있거든요.
그럴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가 자란 대로 똑같이 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무엇이든 피드백들을 받으실 거예요. ‘살아갈 때는 이렇게 해 줘야 하는구나…’, ‘이렇게 해 주니까 상대방이 좋아하는구나…’를 알아가면서 개선해 나가는 거죠. 그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가족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일단, 제가 쓴 책에서도 계속 나오는 얘기지만, 어떤 걸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어요.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거든요. 상대에 대한 감정이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있다. 그런데 어릴 때 너무 힘들게 한 아버지는 그로 인한 안 좋은 감정들이 쌓여있겠죠. 아버지가 현재는 나한테 잘못하는 게 없고 좋은데도 불구하고, 뭔가를 하면 저 사람이 또 나를 해치려고 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감정들을 걷어내고 밑에 있는 본질을 보는 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아버지, 어머니를 너무 안 좋아해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봤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가 되게 잘 사시고, 경제적인 지원도 많이 해 주고, 심지어 지금 독립해서 살고 있는 집도 다 마련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에 대해서 불만을 계속 얘기하고 다닙니다.
물론 그거는 본인이 그렇게 느끼시는 거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한테 그 얘기를 했을 때 공감을 못 받는다는 게 문제예요. 그렇게 공감받지 못하면 좋아질 수가 없는 거고요. 그런 부분들을 걷어내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은 감정적인 걸 걷어내면 그 대상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가 있죠. 예를 들어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을 말씀해 드렸는데, 어느 날은 아버지가 나한테 좋은 걸 해 주러 오는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내가 싫다고 거절하는 거죠. 좋은 마음으로 나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외면하고 배척하면 사실 나만 손해를 보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 어떻게 보면 내가 아버지나 어머니를 미워하는 감정 자체는 내 감정이기 때문에 걷어내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 감정에 대해서 끊임없이 돌아보는 거죠. 내가 지금 화가 났는지, 기분이 좋은지… 이런 걸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집중해 보는 게 좋다고 보고요. 어떤 사람을 봤을 때 그냥 보기만 했는데도 불구하고 올라오는 감정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잘 알아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 내가 그걸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를 보면 항상 기분이 나쁘면 집에 들어가기 싫겠죠. ‘아, 내가 아버지를 미워하니까 보면 화가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거든요.
만약 아버지를 볼 때 화가 나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면 돼요. 그건 과거의 경험 때문에 생긴 분노이기 때문에 늘 분노가 이렇게 치밀 수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거기에 대해서 매번 반응할 필요는 없는 거죠.
우리가 부모님에게 느껴지는 감정 중에서 좀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 중에 거리감이라는 게 사실은 좀 중요하거든요. 강한 감정을 가질수록 좀 무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님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중병에 걸리셨다고 하면 내가 이제 정상적인 성인 대 성인의 관계라면 그냥 아버님을 현실적인 부분에서 도와드릴 거예요. 아버님이 힘드시니까 옆에 있어 드린다거나 대화를 옆에서 해 준다거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조금 도와드릴 수 있거든요.
그런데 감정이 너무 과하면 문제가 생기죠. 예를 들면 죄책감이 너무 심한 경우는 뭔가 찜찜한 거죠. 아버지가 병에 걸린 게 나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빠질 수 있거든요. 그러면 이제 과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산속에 들어가서 지낸다거나 자기 가족을 다 내팽개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거죠.
그리고 또 죄책감이 어디서 왔나 생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실 죄책감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미워하기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버지를 오히려 미워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됐다거나 내가 어릴 때의 감정,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컸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반대로 죄책감을 만들어 내서 과도하게 아버지한테 매달릴 수도 있어요.
계속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데도 불구하고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성인들과의 관계와 비슷하게 대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적정한 거리를 두는 게 사실은 중요할 것 같고요. 뭔가 멀어진다고 해서 너무 괴로워하거나 아니면 잘못되고 있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예를 들면 거리가 아주 가깝다고 모든 가족이 친한 건 아니거든요. 어떤 분이 결혼도 안 하고 어머니나 아버지와 무조건 같이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본인은 여자한테 별로 관심도 없고 결혼 생각이 없어서 같이 산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어머니와의 관계가 너무 가까운 거죠. 너무 가깝기 때문에 떨어지는 게 두려운 겁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을 못 만나고 새로운 가족을 못 꾸릴 수 있거든요. 내가 잘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런 감정적인 문제 때문에 그걸 포기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부모님 반대 때문에 결혼을 못 할 수도 있고, 내가 유학을 가서 꿈을 펼치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가족들하고 떨어지는 게 두려워서 못 할 수도 있거든요. 그게 여러 번 쌓이다 보면 인생이 살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그런 경우라면 이제 감정적인 부분을 파악해 보는 게 좋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감정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이용해야 하는데요. 감정을 이용하는 거는 내가 싫은 것도 할 수 있어야 하는 능력입니다. 좀 극단적인 예시겠지만, 내가 밖에 나가는 걸 되게 두려워해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밖에 안 나가면 사회인으로서 삶을 살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걸 이겨내고 밖에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과거에 부모님이 나를 힘들게 했을지라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러기 싫더라도 다른 행동을 해 보다 보면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관계도 개선이 되고, 내가 좀 더 자유로워지겠죠. 내가 늘 미워하느라 신경 쓰는 에너지나, 너무 집착하느라 신경 쓰는 에너지가 줄어드니까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에너지가 가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부모님이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한다면 그럴 때는 거리감을 두는 게 사실 맞습니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매일 술 먹고 들어와서 막 때리는 걸 겪은 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래도 아버지니까 같이 살아야 하고, 우리 가족은 똘똘 뭉쳐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면 다 같이 죽는 길이거든요.
하루빨리 이거를 분리해서 이게 아버지를 위한 길이고, 우리 가족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감정을 통해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게 포인트예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제 사회에 나와서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그 친구는 관심사나 특성을 다 파악해 보잖아요. 그런 것처럼 우리가 가족을 봤을 때도 그냥 덮어놓고 어떤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우리 아버지는 뭘 해 드리면 좋아하시고, 뭘 하면 싫어하신다거나, 우리 어머니는 저럴 때 어떻게 행동하시는구나 하는 것들을 좀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감사합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