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돌아온 의학의 역사. 저번에 비소했고요. 중금속 역사의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수은이죠. 수은을 빼놓고는 사실 말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이 수은은 중국과 인도, 이집트 초기 문명부터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수은이 구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제일 오래된 수은 시료가 언제 어디서 발견됐을까요? 이집트.
기원전 1600년 전에 있던 시료가 발견됐습니다. 다른 문명에서도 시기가 좀 늦을 뿐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은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했어요. 왜냐하면 수은의 특징이 실온에서 액체 상태로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금속입니다. 인류가 알고 있는 금속 중에는 수은밖에 없어요.
애초에 수은이라는 글자 자체가 물 수자에 은 은자에요. 물처럼 보이는 은이죠. 똑같은 게 유럽에서도 퀵 실버, 빠른 은이라고 부르니까요. 움직이는 은이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우리야 모든 금속이 녹으면 다 액체가 된다는 걸 알지만 당시에는 뜨겁지 않은 액체는 수은밖에 없어요.
게다가 수은의 굳는점이 -33도예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문명권에서는 고체 상태의 수은을 보지 못했어요. 굳지 않는 유일한 금속인 거죠. 이게 굳기도 한다는 걸 확인한 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견한 거예요. 너무 추우니까 영하 33도 이하로 내려갔더니 거기서 수은이 굳었어요. 수은이 금속이기는 하다는 걸 중세에 알아요. 그전에는 몰랐어요.
수은은 캐다 보면 나옵니다. 다른 물질과 결합이 돼 있어도 불로 가열하면 바로 분리되는 수은이에요. 그래서 너무 신기하니까 수은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요. 일단 제일 쉬운 게 불로 가열하는 거죠. 끓는점이 356도밖에 안 돼요. 물 끓일 수 있으면 이것도 끓일 수 있는 거죠.
보통은 끓이면 기화가 돼요. 기화가 된 수은은 마시면 죽죠. 그런데 혼자 죽었으니 이게 알려지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엄청 많이 죽는 가운데, 인류사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연금술사가 있습니다. 데모 크리토스. 이 사람이 수은으로 금을 만드는 법, 염료, 안료 제조법에 대한 저서를 남겨요.
그런데 연금술사들이 이상한 게 다 암호로 남겨요. 왜냐하면 금으로 만드는 법은 없거든요. 거짓말이죠. 그다음에 유명한 연금술사는 강철의 연금술사에 영감을 준 사람이에요. 조시모스라고 기원후 300년. 이 사람이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법에 대해서 저서를 남겨요. 그런데 이 사람이 되게 유명한 사람이었어요.
금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까 너무 신기해서 대 연금술 시대가 열립니다. 그때부터는 그냥 가열만 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이 사람이 남긴 저서에 뭔가 다른 거랑 섞어서 했다고 하니까 다른 거랑 섞어서 가열을 해봅니다.
황이랑 누가 가열을 해요. 둘이 결합하면 진사라는 게 되는데 이게 유럽에서는 버밀리언이라고 부릅니다. 아주 고급스러운 붉은색이에요. 이게 지금도 가죽 가방 중에 에르메스 이런 거에 버밀리언 컬러가 있습니다. 물감으로 당연히 쓰이겠죠.
이게 제일 유행했던 시대가 로마 시대입니다. 로마 시대 사진 보면 붉은색 두르고 있는 거 많잖아요. 그게 너무 유행해서 당시 기록이 있어요. 플라니우스라는 학자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로마에서만 4톤이 넘는 수은을 수입했다고 해요. 색깔 내려고요. 그런데 수은이 엄청 많이 들어오고, 로마는 먹고살 만해요.
실험을 계속해요. 비소랑도 섞어 보고요. 산화비소가 특히 수은이랑 하면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요. 노란색도 됐다가 빨간색도 됐다가 파란색도 됐다가 그런데 이게 사실은 같은 물질입니다. 그냥 산소랑 얼마나 결합했느냐에 따라서 우연히 색깔이 바뀌는 거죠.
그런데 옛날 사람들이 그걸 모르니 수은이 너무 신기한 거죠. 이거는 조합만 잘 찾으면 진짜 금이 나오겠다고 생각해요. 색깔이 계속 변하니까요. 현자의 돌, 철학의 돌이라는 개념이 이때 나와요.
그래서 이런 거 하다가 사람 죽여서 피랑도 하는 거예요. 연금술사가 끝까지 가면 그렇게 되는 거죠. 사람이 왠지 될 것 같거든요.
동양도 비슷해요. 아까 진사라고 했잖아요. 애초에 이게 중국 말이에요. 중국도 똑같아요. 수은이랑 황이랑 하면 빨개진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중국 황제들 빨간색 좋아하잖아요. 이게 너무 신기한 데서 빨간색이 나오니까 고급스러운 색깔이 된 거예요. 그리고 이걸 가속화시킨 양반이 하나 나와요. 기원후 3세기, 오호십육국 시대입니다. 갈홍이라는 사람이죠. 도교의 대부예요.
이 사람이 쓴 책 중에 포박자라는 책이 있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도 수련하면 신선이 될 수 있고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찬찬히 보면 연단술이 나옵니다.
그리고 우리가 게임하다 보면, 단약이 나오죠. 단이 붉은 단 자죠. 붉은 약이 단약이에요. 애초에 도교에서 만드는 약은 오래 살기 위해서 만드는 약은 붉은 약이죠. 즉, 이게 수은입니다. 황하 수은이에요. 이름부터 들어도 먹으면 안 될 것 같잖아요. 서양은 그래도 이걸 먹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동양에서는 신선이 된다고 하니까 중국 황제의 절반 정도는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리고 너무 그럴싸하니까 갈홍이라는 사람이 금단이라는 방법을 남깁니다. 금단이 수은을 황금으로 바꾸는 법이라고 해서 서양에서는 연금술, 동양에서는 금단이라고 불렀죠.
그런데 이제 동양에서는 종교적인, 도교적인 색채를 가지고 발전하기 때문에 이게 어떤 학문이라기보다는 오래 살기 위한 방법, 예를 들어서 내가 되게 불교에 심취한 황제면 앞에선 불교를 믿고 뒤로는 수은, 단약을 먹은 거죠.
그런데 서양에서는 연금술로 꾸준히 발전하다가 로마가 망하면서 딱 끊겨요. 왜냐하면 로마 이후로 중세가 오잖아요. 중세는 로마보다 오히려 쇠락했어요. 사람들이 이전에는 수은 가지고 먹고살 만하니까 로마 시민들은 귀족이니까 막 놀다가 이제는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죠.
이게 완전히 딱 끊기고 유럽에서는 수은이 중동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중동에서 수은이 완전히 꽃을 피우게 되는데요. 연금술이 Alchemy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랍어입니다.
연금술의 고향은 아랍이에요. 여기서 어마어마하게 꽃을 피우는데 두 명의 대표적인 사람이 나와요. 8세기경에 아부 무사 자비르 이븐 하이얀이라는 사람이 유럽에서는 게베르라고 불렸고, 9세기경에는 아부 바크르 무하마드 이븐 자카리아 알라지라고 유럽에서는 라제스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 두 양반이 남긴 저서가 수백 권이에요. 사실상 이 이름을 빌려서 많은 사람이 썼다고 추정해요. 그런데 이 사람들도 계속 연금술, 금 만드는 기술에 집착합니다. 귀족들이 계속 돈을 주고 금만 만들면 지금까지 썼던 돈 다 회수하니까요.
그런데 실패하면 사실 죽을 수도 있잖아요. 연금술사 입장에서는 뭐라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안 된단 말이죠. 그래서 게베르라는 사람은 최초로 알코올을 증류해서 소독약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밑에 있는 노예들 불러서 수은 한번 먹여보니 설사하니까 나쁜 게 나온다 싶어서 약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염화수은을 만들어봐요. 염소랑 태워봤더니 칙 하면서 화상을 입는 거죠. 당시에 유행했던 병 중에 옴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거기다가 염화수은을 발라봐요. 엄청나게 아파하지만 옴도 죽어요.
왜냐하면 옴은 주로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번지는데 당시에도 노비들한테 번졌어요. 집권층 입장에서는 노비가 아프건 말건 얼른 나아서 옴이 없어져야 해요. 염화수은이 용하다고 생각하고 이걸 바르면 옴이 없어지는 거죠. 화상 입고, 일을 하고요.
이게 신기한 게 아랍을 통해서 인도로 연금술이 이어졌을 거 아니에요. 인도에서도 수은을 똑같이 사용해요. 연금술과 불로장생약. 넥타라는 게 인도 말이고 수은을 이용한 불로장생약이에요. 그래서 수은에 대한 연구는 계속 연금술, 불로장생, 약, 이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요.
중세도 그랬고 중세 이후에도 그랬어요. 그리고 중세에는 사기꾼들이 계속 나와요. 프랑스에 있는 니콜라스 플라멜이 원래 부자예요. 그런데 이 양반이 내가 수은을 금으로 바꿔서 부자가 됐다고 해요. 나한테 오면 이걸 배울 수 있다고 하면서 더 부자가 돼요. 왜냐하면 저 사람이 부자니까 진짜라고 믿는 거죠.
근데 그렇게 번 돈 말고 실제로 돈을 번 건 고리대금업을 했어요. 그다음 15세기에는 영국의 조지 리플리, 리플리 증후군에 나오는 그 리플리는 아니고, 이 사람도 이제 내가 철학의 돌을 드디어 만들었다고 해요. 현자의 돌을 진짜로 만들었다고 해서 명성을 엄청나게 얻고 엄청나게 부자가 돼요.
그러고 죽기 전에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해요. 이 연금술이 안 없어져요. 보일의 법칙 만든 보일도 사실상 최초의 화학자라는 말을 들어요. 그전에는 연금술이라는 애매한 학문에서 화학이라는 제대로 된 학문을 만들었죠. 기체의 부피와 압력의 관계를 설명했고, 이것이 보일의 법칙이죠. 사실은 인생의 대부분을 연금술 연구에 매진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그 법칙을 발표하고 난 다음에도 계속 연금술을 했어요. 이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했냐면 기록을 봤을 때 ‘고대 연금술사는 실제로 금을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가 잊은 거다.’라고 해요. 왜냐하면 지금도 막 고대 문명을 외계인이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더 그렇잖아요. 이거는 분명히 굉장히 우수했던 문명이 있는데 우리가 그걸 잊어버린 거고, 수은은 무조건 금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보일은 엄청 열심히 하고 오래 살지를 못했어요.
그다음에 아이작 뉴턴은 사실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죠. 이 사람도 사실은 연금술에 엄청나게 심취했습니다. 이 사람도 고대의 기술이 잊혔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맨날 수은 태우고 가열해요. 뉴턴이 당시에 사람들하고 주고받았던 편지를 보면 맨날 화내고 막 난리 치고 그다음에 사과해요. 근데 수은에 중독되면 망상이 생기고 식욕부진이 되고 괴팍해지거든요.
이 사람이 그걸 너무 힘들어하다가 나중에는 수은 연구를 덜 했다고 해요. 그래서 오래 산 거죠. 사망하고 나서 뉴턴의 시신에서 머리카락을 뽑아서 검사를 해봤더니 수은이 정상 수치의 15배가 나와요. 그런데 이건 사망 당시의 수치죠. 이 사람이 죽기 30년 전에 수은 연구에 매진했었거든요. 그때는 수은이 어마어마했겠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도 수은이 약 같아요. 자꾸 설사하는데 그냥 설사가 아니라 피랑 변이 나와요. 일단 매독이면 수은탕에 집어넣고, 나폴레옹은 비소 때문에 사망한 건데 수은도 먹었어요. 당시에 감기에 걸려서 사실은 비소 중독이었을 거예요. 몸이 창백해지고 하니까 염화수은을 먹은 거예요. 그래서 한 이틀 만에 사망했거든요.
더 비참한 건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예요. 검색해 보면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죽음 중의 하나예요. 지체가 높은 사람이 아닌데 왕이 하는 연회에 갔어요. 소변이 마려운 데 계속 참다가 방광이 터져요. 그래서 왕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참았냐면서 기특하게 여기고 수은을 줘서 수은을 먹고 사망합니다.
수은이 사실 되게 최근까지 쓰였어요. 우리 어렸을 때 병원 가면 수은 온도계 썼잖아요. 지금은 퇴출이 됐습니다. 이게 제조공정 중에서도 중독이 되는데 더 큰 문제는 되게 잘 깨져요. 그래서 90년대에 검사한 걸 보면 병원의 공기 중에 있는 수은이 기준치보다 높아요. 그래서 이게 퇴출이 됩니다.
그다음에 아말감, 사실 아말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금속과 수은의 혼합물을 말하는 거예요. 연금술에서는 계속 아말감을 만들었습니다. 이가 썩었을 때 치과 충전제로 쓰였죠. 굉장히 적은 양의 수은이 들어가는데요.
한참 90년대 공해병 때문에, 수은에 대해서 엄청 경계심이 많이 올라갔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아말감 퇴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오해고, 잔존 수은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3일 이내에 분비되면 끝나고 대개는 괜찮다고 해요. 그런데 소아에 대해서는 레진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소아에 대해서는 레진 보험이 적용돼 있죠. 아말감은 점점 사장되어 가고 있기는 합니다.
제일 유명한 미나마타병이죠. 정말 대표적인 공해병이죠. 1956년 일본의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메틸수은이 포함된 조개와 어류를 먹은 고양이들이 발작하는 걸로 시작합니다. 고양이들이 바닷물에 갑자기 빠져 죽어요.
메틸수은이 제일 안 좋거든요. 그런데 메틸수은은 보통 소화기를 통해서 흡수돼요. 그래서 기화된 것보다 느려요. 이게 그 당시 주민들이 이미 그걸로 오염된 어패류를 먹으면서 오랫동안 지난 다음에 집단으로 발병한 거예요. 신일본질소비료라는 회사가 거기서 바다에 수은을 무단 방류한 거죠. 2001년까지 공식적으로 환자가 2,265명이 확인됐습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수은을 사용을 안 하죠. 거의 사용을 안 합니다. 오늘도 신기하게 수은에 대해서 알아봤고 다음에는 더 재미있고 흥미 있는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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