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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먹고, 술 먹고, 수술 받던 마취의 역사

내과전문의 이낙준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내과전문의 우창윤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오진승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다같이) 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입니다.

이낙준) 수술의 역사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을 때, “정말 그 때 고통스러웠겠다.” 이런 얘기가 많았죠. 마취가 없었던 시대라서. 그런데, 이게 개선이 되는 게 19세기 말입니다. 그 전에는 마취에 대한 시도가 없었을까요?

우창윤) 있었겠죠.

이낙준) 있었겠죠. 왜냐면 너무 아프니까요.

오진승) 술 같은 걸로는 했을 것 같은데요?

이낙준)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어요.

우창윤) 마약이나 술?

이낙준) 처음에는 뭘 했을까요? 제일 처음 묘사된 마취가 뭘까요?

오진승) 기절? 때려서요?

이낙준)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아담을 잠들게 한 다음 하나를 빼서 하와를 만들었다.’ 이게 사실 전신마취한 거잖아요? 사람은 이거 할 수 있어요? 못 하죠. 이 때는, 못 하잖아요? 가뜩이나 아프고 다친 사람은 아드레날린도 막 나오는데 이거 어떻게 재우냐고요?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입니다. 때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 잘 알아요. 그래서 뒤통수를 치면 일정 확률로 기절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우창윤) 안돼… 안 일어나… (안타까움)

이낙준) 예를 들어서, 화살을 맞아서 뽑아야 되는데 너무 아파서…“지금 쳐!” 그러면 팍~! 치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가끔 쳤는데, 다시는 못 일어나는 경우 때문에 죽는 거예요. 또는 쳤는데, 사람이 기절을 안 해요.

우창윤) 맞아요. 엄청 아프고요.

이낙준) 계속 때리면 이제 싸움이 벌어지는 거예요. “너 일 일부러 이러냐?” 안정적이지가 않죠. 그리고 너무 폭력적이고요. 그래서 찾은 게 약초입니다. 문헌을 보니까 되게 의외의 약초가 하나 있더라고요. 약초 중에 우리나라에서 마취 할 때 되게 많이 썼던 약초입니다.

우창윤) 버섯 같은… 버섯 썼으려나요?

이낙준) 상추, 상추예요. 상추 먹으면 좀 졸리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편이 자연 발생하는 나라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상추가 제일 강력한 졸음 유발제였어요.

오진승) 어떻게? 그걸 먹여요?

이낙준) 상추를 계속 먹이는 거예요.

우창윤) 그래서 시험 공부할 때, 쌈 싸 먹지 말라고 하잖아요.

이낙준) 상추를 계속 먹여서 “나 좀 졸린데…” 하면 그 때 하는데, 솔직히 상추가 효과가 뭐 얼마나 있어요? 깨죠.

우창윤) 선생님이 뒤통수만 때려도 바로 일어나요.

이낙준) 근데, 상추를 먹고, 수술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었고, 그 다음에 아편, 맨드레이크, 이건 주로 서양에서 썼죠.

우창윤) 맨드레이크는 게임이 많이 나오는 건데…

이낙준) 그게 약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약입니다. 오디, 홉. 홉은 뭐죠? 맥주잖아요? 그런데 홉을 그런데 그 때는 그냥 먹였어요. 그럼 그거 먹어도 좀 알딸딸해지나 봐요.

오진승) 그럴 것 같아요.

이낙준) 그런데 이것도 솔직히 말해서 잘 안 되고, 상추를 먹으려면 얼마나 먹여야 되요? 이걸 먹을 것도 없는데, 얼마나 구비해 놓은 데가 있겠어요? 그래서 술을 먹입니다. 생각해 봐요. 술이 기분 좋아질 때까지 마셔야겠어요? 아니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셔야겠어요?

우창윤)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요.

이낙준) 그래서 그것 때문에도 죽었습니다. 그 때는 그런 개념이 없었으니까요. 정말 인류의 역사 오랫동안 거의 술이 가장 좋은 마취제로서 역할을 해왔어요.

오진승) 왜냐하면 술은 진짜 인류 시작부터 저절로 발효된 와인이라던가요.

이낙준) 그리고 술은 전 문화권에 있어요.

오진승) 곡주 같은 것은 만들기가 어렵지도 않고요.

이낙준) 굉장히 오랫동안 술만 쓰다가 조금이라도 진보한 게 18세기예요. 아산화질소라는 게 나옵니다. 아산화질소가 지금 우리도 알고 있어요. 그 별명이 있어요. 웃음가스라고 들어본 적 있죠?

오진승) 치과에서 쓰는 거요?

이낙준) 마약풍선이라고 해서 옛날에 좀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걸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 아프던 게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의사들은 정작 별로 관심이 없었고, 파티에서 계속 쓰였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게 에테르가 있었는데, 에테르 파티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미국의 의사 롱이라는 사람이 에테르를 마신 사람이 자기랑 놀다가 넘어지면서 머리통이 깨졌어요. 그런데 얘가 안 아파하는 거예요. 의사니까 이거 분명히 아파해야 하는데 안 아파요. ‘오~ 그래서 이거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우창윤) 의사가 아니어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겠죠.

이낙준) 웃고 있어요.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을 해서 1842년에 롱이 환자를 에테르에 적신 수건을 이렇게 납치하듯이, 영화 보면 많이 나오잖아요. 수건을 코에 대서 들이마시게 했더니, 쓰러졌어요. 그 다음에 얼굴에 있던 혹을 자릅니다. 안 아파하는 거예요. 이게 사실 세기의 발견이잖아요. 그런데 이 롱이라는 사람이 ‘별일 아니지.’ 라고 생각하고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우창윤) 왜요?

이낙준) 그냥 자기 일기에 쓰고 말았어요. 그래서 이게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그래서 더 흘러서 1844년에 치과의사 웰스라는 사람이 웃음 가스 파티에 갔어요. 막 놀다가 넘어졌어요.

우창윤) 의사들이 파티를 많이 갔네요?

오진승) 많이 안 간 거예요. 많이 갔으면 더 빨리 발견됐겠죠.

우창윤) 그러네요. 그나마 좀 인싸였네요.(웃음)

이낙준) 놀다가 넘어졌는데 다리가 찢어졌어요. 그런데 안 아파요.

오진승) 웰스가요?

이낙준) 네, 본인이 다쳤는데, 이 사람이 실험 정신 대단해요. 자기가 또 가스를 마십니다. 그리고 동료한테 자기 이를 뽑아보라고 해요.

우창윤) 와… 미쳤네요.

이낙준) 생니를 뽑아보라고 해요. 그런데 안 아픈 거예요. ‘어, 이거 대박이다.’ 15명명한테 시도를 했는데, 안 아픈 거예요. 이 사람이 그래서 청운의 꿈을 안고 당시에 이제 의학의 메카인 미국의 보스턴으로 갑니다. 거기에 아직도 있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지금도 되게 유명한 병원이잖아요?

이낙준) 거기 외과 과장인 웨런의 도움을 받아서 “내가 이거 치과의사만 안 쓰고, 너희한테도 은혜를 베풀어 줄게. 한번 해보자.” 라고 해요. 그런데 웨런이 믿지 않아요. “그럴 리가 없다. 너 조작할 것 같으니까 현장에서 내 학생 중에 한 명을 무작위로 뽑아서 걔 이를 뽑아.” 그런데 그 때 웰스가 너무 긴장을 해서 가스를 많이 못 했어요. 그래서 뽑으니까, 너무 아파서 환자가 막 으악~ 하고 도망갔어요. 생니를 뽑으니까 얼마나 아파요? 그래서 이게 실패를 했어요.

오진승) 망신 당했겠네요.

이낙준) 웰스는 인생이 나락으로 빠집니다. 이게 완전 망했어요! 그런데 옆에서 웨런의 친구가 있어요. 그 사람이 웰스와도 친구예요. 그래서 웨런과 웰스를 연결해 준 사람이 이 사람이거든요. 모튼 박사라는 사람인데, 옆에서 보다가 ‘저거 좀 더 했으면 될 것 같은데? 이건 실수한 거다. 용량 부족이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웃음 가스를 또 쓰기에는 좀 겁이 나요. 좀 불안했어요. 그래서 에테르를 쓰기로 합니다.

오진승) 에테르…

이낙준) 그래서 1846년에 같은 병원에서 웨런한테 말을 해요. “내가 이거 에테르로 해볼게.” 그랬더니 “이 사람 또 사기친다.” 그래서 또다시 자기 이 학생들을 학생 중에 아무나 하나 해서 “현장에서 이를 뽑아.” 그러고나서, 에테르가 성공적이었어요. 이것을 보고 “아름다운 꿈은 실현되었다. 수술은 이제 고통 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 라고 디펜바흐라는 외과 의사가 너무 감동을 해서 말을 합니다. 이 에테르를 영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사람이 있어요. 리스턴 박사님입니다.

우창윤) 아~ 리스턴 박사님.

이낙준) 리스턴 박사님은 환자 안 아프게 하려고 칼을 막~ 했던 사람이잖아요? 너무 감동을 한 거예요. ‘이제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그래서 에테르로 환자 마취시키고 자릅니다. 그런데 그 환자는 죽어요. 감염으로 죽어요. 그런데 어찌 됐건 고통 없이 죽었죠. 그래서 이 19세기에 에테르를 쓰면서 드디어 환자가 초보적인 형태로나마 고통에서 자유로워진 거예요. 이 다음에 이제 클로로포럼이 나오고 하면서 점점점 진보되고, 우리가 쓰는 이것들이 20세기에 발명이 되는데, 어찌 됐건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겨우 마취가 됐다는 거죠.

우창윤) 마취를 할 수 있어야, 우리가 진짜 지금 생각하기에 수술이라고 하는 것들이 시작이 될 수가 있잖아요.

이낙준) 왜냐하면 생각을 하면서 절개할 틈이 없잖아요? 물론 그 때는 마취가 됐어도 죽습니다.

이진승) 그래도 뭔가 수술이 발전하는데는 마취 이후에…

이낙준) 진짜 엄청난 엄청난 영향을 미쳤죠.

우창윤) 이걸 계기로 이제 수술이라는 게 진짜 정립을 하기 시작했겠죠.

이낙준) 그래서 이렇게 저희가 마취의 역사를 알아봤고요. 많은 진보가 19세기 때, 20세기에 일어난 것 같아요.

우창윤) 쌓여 있다가 폭발하는 것처럼요.

이낙준) 이 시대에는 아프면 안 됐다, 그리고 굉장히 실험적인 의사들. 웃음가스 마시고, 자기 이 뽑고, 학생의 이를 뽑고, 이랬던 사람들 덕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거예요.

오진승) 진짜 감사하며 살아야겠네요.

우창윤) 오늘도 이렇게 좋은 콘텐츠.

오진승) 그리고 재밌으셨다면, 구독 부탁드리겠습니다.

다같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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