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프랜즈입니다! 오늘도 돌아온 의학의 역사, 이번엔 환상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환상통이란 뭘까요? 쉽게 말해서 팔이 없는데 손가락 끝이 아픈 거예요. ‘Phantom pain’ 이라고 하죠. 그럼 ‘이 환상통이 얼마나 오래됐을까’ 이게 논문의 표현에 따르면, ‘인간이 절단사고에서 생존한 첫 사고부터 존재했을 거다’ 라고 합니다.
이게 사실 절단이 된 경우에 적절한 마취 없이 절단을 하는 경우, 내가 이 고통을 온전히 느끼면서 절단됐을 경우 환상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90%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대사회에서는 당뇨발을 절단을 하더라도 마취를 하고 하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환상통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옛날에는 절단이 되면 사실상 대부분 생긴다고 봐야 돼요.
그러니까 완전 고대사회부터 있었을 텐데, 그때는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예를 들어 보죠. 우창윤 선생님이 우리 부족에서 제일 건장하고 싸움 제일 잘해. 그런데 약간 ADHD가 있어요. 사냥을 하러 창을 들고 나가야 되는데, 다 와서 보니까 본인 창을 안 들고 나왔네? 그래가지고 ‘진승아, 너 창 좀 빌려줘’ 라고 해서 빌리고 딱 들었는데 뭔가 평소랑 느낌이 달라. 내 앞에 멧돼지가 있는 것 같아서 창을 던졌는데, 곰이야.
창에 맞은 곰이 와요. 평소였으면 죽였을텐데 빌린 창이 후져서 못 죽이고 팔이 물려서 뜯겼어요. 그래도 다행히 팔이 잘린 상태로 어떻게 살렸어요. 근데 이상한 소문이 들려와요. 진승이가 ‘우창윤이 팔이 없는데, 자꾸 팔이 아프대요’ 이런 말을 해요. 그럴 리가 있나 싶어서 우창윤한테 가서 ‘너 혹시 진짜 아프니?’ 그랬더니 ‘네, 잘린 팔이 아파요’ 이랬데요. 그 말을 들은 족장님이 아껴놨던 돌칼을 꺼내, ‘이게 곰 귀신이 들어왔구나, 이건 악령의 소행이다!’
그래서 개두술을 합니다. 팔이 없는데 자꾸 팔이 아프대요.
이거는 얘가 ‘죽인 짐승의 귀신’이 들어갔거나 혹은 ‘얘가 죽인 부족원의 귀신이 들어가서 이렇게 된 거다’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실제로 개두술의 상당 부분은 환상통 때문에 이루어졌을 거다’ 라는 예측이 있어요.
이렇게 듣고보니 Phantom pain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예상이 되죠. 왜냐하면 해결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걸 굉장히 빈번하게 시행됐던 치료는 개두술입니다. 근데 옛날 의학기술로 개두술을 완벽하게 하기는 힘들잖아요. 그 수술 때문에 또 많이 죽어요.
그래서 이제 이집트로 넘어갑니다. 이집트에서도 환상통에 대한 치료 기술이 있거든요. 환상통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이집트는 그래도 개두술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신질환자로 분류를 해서 격리를 하거나 혹은 아편이나 술 같은 걸로 연명을 했대요.
근데 아편이 공교롭게도 모르핀인데 이게 환상통에 조금 효과가 있어요. 그래도 중독이 돼서 잘못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고, 별로 좋아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절단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뭐겠어요? 고대를 지나갔으면 사냥이 아니라 전쟁에서 절단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요.
필연적으로 상이 군인들이 결국에는 환상통의 피해자가 되는데요. 로마와 같은 대제국에서는 이게 너무 문제가 되는 거죠.
맨날 전쟁하니까 환자가 엄청 많겠죠? 그런데 해결이 안되니까 정신질환자로 분류가 됐어요. 그래서 로마 시민들이 ‘나 군복무 더 이상 못하겠다’ 이렇게 말해요.
진짜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힘들게 싸우고 전쟁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사람들 보면 팔이 잘린 것도 금찍하고, 아파하고, 힘들어 보이는데 게다가 정신질환자로 분리되죠. 또 술이나 아편에 쩔어 살아야 되고요.
그렇게 돼서 게르만족의 용병들을 쓰게 되는 이유가 되고, 결국 로마제국이 그로 인해서 무너지게 됐죠.
이제 중세가 옵니다. 중세는 종교의 시대죠. 과연 환상통에 대한 치료가 좋아졌을까요?
좋아지기는 만무하고 아주 끔찍한 역사가 되는데요. 이때는 유일신인 기독교 시대잖아요. 기독교 시대에서는 통증은 원인이 있어요. 어떤 원인이 있냐, ‘네가 어떤 죄를 지었기 때문에 아픈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럼 그 환자는 정제의 대상이 됩니다. 본인이 생각해도 좀 이상하거든. 내가 팔이 없는 건 나도 알아. 근데 없는 팔이 아프거든? 그러니까 이게 뭔가 ‘하나님이 내리는 벌’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한쪽 팔을 잃고, 환상통이 있었던 사람들 중에 머리를 밀고 수도승이 되거나 혹은 수행자가 돼서 돌아다니거나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이런 분들은 이제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중세시대에는 환상통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습니다. 본인이 있어도 감추다 보니까 거의 발전이 없었죠. 그러다가 이러한 인식이 조금 개선이 되기 시작하는 게 16세기인데요. 이때가 르네상스가 시작되기 무렵이죠.
그때 프랑스 군의관이 어떤 전투 이후에 여러 명이 다쳤어요. 근데 얘네들이 다 절단을 하고 나서 아프대요. 그걸 보니까 ‘이게 벌 같은 게 아니고, 진짜로 얘네가 아파하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거죠.
하지만 이 사람은 언급만 하고 넘어갑니다. 사람들이 그럴 리가 있냐, 주류의학계에서는 ‘미친놈이 말도 안 되는 소리하네!’ 하면서 매장이 됩니다.
그다음에 조금 더 딥하게 건드린 사람이 되게 유명한 사람이에요. 우리가 도덕 시간에 배운 철학자에요. 바로 철학자 데카르트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기셨죠. 그 사람이 볼 때는 통증은 존재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존재해서 생각하는 것도 역으로 증명이 가능하잖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통증이 있다는 건 이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존재하니까 통증이 있겠죠. 이 사람이 1644년에 이런 내용을 저술할 때 쓰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을 받고 수난을 많이 겪었단 말이에요. 그걸 데가르트가 봤어요.
그래서 ‘아 이걸 내가 쓰면, 나도 공격을 받고 재판을 받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해서 ‘이 고통은 뇌에서 느끼는 것 같은데, 이 뇌라는 것은 결국 영혼을 담는 그릇인데, 이 사람이 영혼의 고통을 받는 거다’ 라고 책에 썼어요.
‘어디서 아픈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진짜 아픈 거다’ 라는 걸 주장한 거죠.
오히려 철학자가 논증적으로 통증의 실재함을 인정한거죠. 데카르트는 ‘뭔가 해야 된다’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 시기가 알다시피 종교도 종교인데, 각 분야가 중구난방으로 발전을 하던 시기란 말이죠. 마취제도 사실 있었는데, 안 썼거든요.
그러니까 의학계에서는 완전 무시하고 방치합니다. 계속 정신병 취급하고, 그러다가 남북 전쟁이 터집니다.
19세기, 1861년이에요.
그때까지도 환상통 환자들의 이름이 환상, 팬텀인 이유가 있어요. 없는 걸 아파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벌어지는데 그때가 한참 마취제 나왔고, 절단술이 그 후로 발전하는데, 소독은 전혀 발달하지 않았어요. 참 신기하죠.
정말 신기한 게 뭔지 알아요? 크림 전쟁 때 우리 나이팅게일 여사님이 소득에 대한 걸 적립한 게 1850년이에요.
그런데 남북전쟁은 1860년대란 말이죠? 소독을 정립하고 난 다음인데도 소독을 안 했다는 거죠. 그 이유가 사실 그때 당시 통신이 잘 안되다 보니, 서로 다른 시대를 가는 거죠.
미국이랑 유럽은 너무 떨어져 있잖아요. 얘네들은 전혀 소득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교류가 없었을 것 같아요.
무서운 거 하나 읽어드릴게요. 자, 만약에 총에 맞았어요. 그래서 병원에 이송이 됐어요. 그 당시 병원 의무실 전경에 대한 묘사가 있어요.
‘쓰레기와 썩은 음식 그리고 여러 오물이 어지럽게 섞여 있으며, 때로는 역겹게 부패해 가고 있다. 배설물 더미와 동물 시체가 의무실 바로 옆에 쌓여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병사들은 장티푸스를 앓게 됐는데, 이게 하필 설사를 일으키죠. 그러니까 이 변이 다른 사람한테 묻으면 감염이 되는 걸 몰라요.
모르니까 의사들이 환자들이 변을 싸면, 대충 닦아주고 그걸로 다시 상처 만지고 그랬던 거예요. 악순환의 고리를 굉장히 격렬하게 겪기 때문에 의무실은 감염의 온상이에요. 절단을 엄청나게 하게 되는데 이때 3만명 정도가 잘렸다고 해요. 한 도시의 팔다리를 자른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되겠어요? 환상통 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는 거야!
그래서 미국에서는 ‘전염병도 아닌 것이 이렇게까지 번질 수는 없다’ 라고 생각을 해요. 늘어나는 유병률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3만 명을 잘랐더니 2만 명 이상이 아파한단 말이야.
드디어 이제 ‘실제 하는 구나’, ‘이거 아프구나’ 라고 인정을 합니다. 그래서 치료를 해야 된다는 생각까지 도달해요. 그런데 어떻게 치료하겠어요? 팔이 없는데 아프다고만 하니까 난감한거죠.
근데 어떤 사람이 ‘야, 들어봐, 우리 신경이란 걸 알게 됐잖아. 신경이 우리 몸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잖아.’
‘팔이 잘렸잖아? 그러면 여기가 나중에 뭉뚝하게 된단 말이야. 그럼 잘린 팔에 신경이 잘 못 자라나서 팔을 아프게 만드는 거 아닐까?’ 란 생각을 해요.
보면 어떤 환자는 잘려도 안 아파하고, 다른 환자는 아파하니까 ‘신경 재생의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하면서 ‘잘린 쪽을 더 잘라볼까? 그래서 제대로 재생을 시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조금 더 발전한 생각이긴 하죠. 팔이 잘린 환자를 좀 더 안쪽까지 더 잘라 봤어요. 어떨까요? 당연히 여전히 아프겠죠. 더 자르는 건 전혀 상관없는 거거든요. 기전이랑 전혀 상관없잖아요.
환자가 아프다고 하니까 오히려 ‘더 잘라볼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잘라요. 그래도 여전히 환자는 너무 아프데요.
그래서 한 번 더 잘라요. 또 아프냐고 물어봐요. 근데 이제 환자가 안 아프다고 해요.
그런데 사실 안 아픈 게 아니에요. 아픈데 이 의사가 자신의 팔을 또 자를 거라는 걸 아니까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분명 생각을 안 바꾸고 또 자를 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안 아픕니다’라고 하니까 ‘유레카, 이거다!’ 그래가지고 그때부터 더 잘라요.
그래서 한동안 환상통에 대한 치료를 더 자르는 걸로 해요.
그걸 뇌 과학자들이 조사를 해봤더니, 분명히 안 아프다고 했던 환자들이 인터뷰를 해 보면 이 사람이 대화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손이 아래로 간다 거나 실제로 통증이 있는 반응을 하는 거죠. 뇌 과학자들이 ‘이게 절대 치료가 안 된다’ 라는 걸 제기한 게 20세기 중반입니다.
거의 최근이죠. ‘이거는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 거다’ 라는 걸 다시금 인지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직 이때는 기전이 뭔지 아직도 몰라요. 이거에 대해서 뭔가 약을 쓰고, 마약성 진통제를 쓰고 하는 걸로 그냥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인도에 라마찬드란이라는 뇌 과학자 의사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없는 팔을 아파하잖아요. 그러면 ‘뇌가 이 팔에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착각을 고쳐 보자’ 라고 생각해요.
고치는 과정은 거울을 가운데 대고, 오른쪽 팔을 왼쪽으로 비춰줍니다. 그러니까 나는 왼쪽 팔이 없는데, 거울을 비춰서 볼 때는 왼쪽 팔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오른쪽을 움직이면 왼쪽도 움직여요. 그래서 감각 훈련을 계속하는 거예요. 계속 훈련을 했더니 환상통이 없어졌어요. 약간 이명 같은 거와 비슷한 증상인 거죠.
없는 감각을 뇌가 보상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특정 부위가 없다는 걸 내가 완전히 인지하면 좋아졌던 거죠.
그래서 고무 손을 만들어 가지고 잘린 팔 쪽에 끼우면 감각이 없잖아요. 나는 내 팔을 만지는 거 같은데 감각이 없는 걸 내가 배우면 통증이 없어지는 거예요. 지금은 좀 더 발전해서 VR로 하거든요.
VR안경을 껴요. 그러면 내가 없는 팔이 생성이 돼 있어. 그런데 내가 팔을 움직여도 감각은 없거든요.
‘나는 움직이는 것 같은데 감각이 없어?’ 그거를 뇌가 완전히 받아들이면 환상통이 좋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 Phantom pain에 대한 조절은 어마어마한 기술로 잘 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더 자르던 역사가 있었다는 거죠. 아프다고 하면 계속 자르니까 안 아프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안 아프다고 하는 게 오히려 환자한테 다행인게, 왜냐하면 계속 자르다가 무릎 위로 올라가면 진짜 힘들어지거든요. 기능의 문제가 진짜 힘들거든요. 최대한 관절을 보존하는 게 기능에서는 중요하다고 하거든요.
근데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진짜 막 별의별 짓을 다해요. 그때 실험 당한 그분들은 진짜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 덕분에 우리가 수혜를 받고 있는 거죠. 참 감사한 역사입니다. 처음엔 머리 열어보다 갇혀 있다가, 더 잘리다가 드디어 제대로 된 치료를 하게 된 거죠.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또 다른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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