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열심히 일하지만 폐업하시는 분들 되게 많죠. 그분들이 폐업하면서도 본인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고 폐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보니까 한번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폐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폐업도 어떻게 보면 사업의 과정이고 폐업하는 과정을 어떻게 리뷰하고 내 자산으로 만드냐에 대한 게 오히려 더 중점적이지 폐업했냐 마냐의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패론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상담하다 보면 정말 대부분의 사장님이 ‘우리는 하루 열몇 시간씩 일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정성을 들여서 메뉴를 만들고, 몇 개 안 나가지만 이 메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는 이걸 할 수 있지만 수익이 안 난다.’라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저는 쓸데없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사의 본질이라는 건 결국에는 음식을 만들어서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고 마진을 넣어서 이걸 고객에게 팔는 게 핵심인 건데 손님이 10명이었는데 1명이 만족하고 이걸 버리지 못하는 건 수익 가치, 사업 가치가 아예 없다고 판단하는 거예요. 제가 봤을 때는 팔면 안 되는 메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충 일하고 있다는 분들 하나도 없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의 핵심은 열심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장사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예전에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서 쉬는 시간에 나가지도 않고 엄청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수학을 밑줄 그으면서 듣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친구 입장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는데 방향이 잘못된 거잖아요. 수학은 논리를 이해하고 적용하고 이걸 풀어헤치는 학문인데 그 친구는 밑줄을 그으면서 공부하는 거죠. 실상은 장사하시는 분들이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거죠.
연장선상에서 말씀드리자면 식당도 그렇고 헬스장, 미용실, 학원, 오프라인에서 사업하시는 분들이 본질에 입각하지 않아요. 미용실이면 파마를 잘해야 하고 커트를 잘해야 하는데 화려하게 무언가 꾸며놓고 본질은 약하면 오래가지 못하거든요. 식당이면 사실 맛이 좋아야 하는데 물론 저희도 인테리어도 하고 컨설팅도 다 해 드리기는 하지만 그 인테리어에 너무 힘을 쏟으시다 보니까 평균적으로 맛은 있겠지만 밸런스가 너무 떨어지다 보니 길게 못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느 한 가지가 특출 나서 장사가 잘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걸 기대하기보다는 일단 세팅하거나 전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는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 것 같아요.
어느 한 메뉴가 손님 한두 명이 맛있다고 한다고 해서 그걸 포기하지 못해서 다른 주메뉴를 만드는 데 쓰는 노력의 시간이 분산되는 것보다는 좀 과감하게 버릴 건 버리고 노력의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할 것 같아요.
백반집으로 치자면 반찬 수를 늘려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 손님 응대의 시간을 더 늘리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들 열심히 하지만 어느 포인트를 향해 다가갈 것이냐인데 예전과 다르게 지금 자영업 시장은 좀 더 메뉴를 줄이고 고객한테 응대하는 시간에 내 노동력을 분배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람이 그냥 일반적인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시간 지나면 기억에서 없어지는데 작은 퍼포먼스가 있는 식당들은 늘 기억에 남는 게 있는 것 같거든요.
방향성에 맞는 노력을 제대로 하려면 포기하는 게 있어야 해요. 그런데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클레임에 되게 예민하시거든요. 별생각 없는 한마디일 수도 있고 별생각 없이 끄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그것 때문에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잘하는 걸 포기하는 경우들이 너무 많아요. 모든 장사라는 건 모든 타깃과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어요. 그걸 좀 내려놓으면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가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신포차가 지방에 처음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때 가장 주된 요인이 귀엽고 예쁘게 생긴 아르바이트생이 와서 닭을 시키면 닭을 다 발라줬어요. 한신포차의 매뉴얼이 있거든요. 직원으로 딱 들어가면 매뉴얼대로 어떻게 발라줘야 하는지 다 가르쳐줘요.
그런데 그 아르바이트생들이 남자들은 힘쓰는 것만 하고 여자들은 서빙만 하다 보니까 닭을 시키면 닭을 발라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남자들끼리 한신포차에 헌팅을 하러 많이 가는데 남자들 서너 명 오면 닭발이랑 무조건 닭을 시키는 거예요. 발라 주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물론 아르바이트생이랑 썸을 바라고 그걸 시킨 건 아니지만 그냥 술 한잔 먹었을 때 옆에 와서 발라주는 게 기분이 좋은 거예요. 그러다가 다른 테이블이랑 헌팅도 하는 거라서 이것도 퍼포먼스가 없을 수 있는 술집에서조차 이런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죠. 고객한테 뭐라도 더 주는 것도 좋지만 더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요.
부모님이랑 같이 칼국수랑 만두 하는 집을 리뉴얼 준비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제가 제일 처음 드렸던 말씀은 직접 다 만드시는 걸 제발 보이는 데서 하라는 거였어요. 공장 거를 받고 이래서 간소화하는 걸 부모님을 설득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힘들게 진짜 할 거면 보여주면서 하라는 거죠.
수제로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들어가게 해서 신뢰성도 갖게 하고 눈요기도 되게요. 단순 칼국수랑 만두만 해도 그런 장치들을 이제는 심어야 할 때가 된 거죠. 열심히 앞에서 보여주고 조금 더 퍼포먼스적으로 풀 수 있는 게 있으면 꼭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전통적으로 우리가 일을 뒤에 숨어서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특히 한식집의 경우에는 주방이 더럽거나 보이면 좀 불편하고 부담스러워하시는데 한식집일수록 우리가 익숙한 과정이지만 점점 가정에서 조리하는 과정을 보는 경험이 줄어들고 있잖아요.
그런데 부모님이 예전에 해 주셨던 것처럼 그냥 도마치는 소리가 나고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나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음식에 더 많은 부가가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메뉴를 간소화해서 지저분해지거나 번잡해질 가능성을 줄이고 대신에 그걸 보여주고 손님한테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 어려우실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견문을 넓히시거나 견문이 넓은 사람에게 자문해서 우리가 하는 노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준비와 연구를 하시는 것이 메뉴를 늘리거나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서 시장에 발품을 파는 것보다 저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전에 먹태를 팔 때 찢먹을 받아서 팔았던 때가 있었는데 안 찢어진 걸 받아서 알바들 찢게 했어요. 그날은 먹태 주문율이 되게 올라가요. 어렸을 때 동네 골목 지나가면 밥집 앞에 가면 김치 담그느라고 앞에 대야 빼놓은 모습에 시래기 널어놓으면 그런 노력이 보이거든요. 눈요기가 아니라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인데 본인이 정말 진심으로 잘하는 건 생색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사무실 앞에 짬뽕집이 하나 있는데 3대째 하는 중국집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게 별로 안 와닿아요. 거기 아침 9시에 갔는데 현관에다가 당일은 재료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는다는 푯말을 아침 9시에 붙여놨더라고요. 어디서 멘트는 배워와서 적었는데 아침 9시에 그걸 걸어 놓은 거죠.
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진짜 내가 잘하는 걸 이 사람한테 생색내야죠. 오픈 키친도 어떻게 보면 내가 주방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게 자신 있으니까, 너희한테 보여 주겠다는 개념인 거고 우리가 잘하는 걸 뒤로 감추지 않고 앞으로 빼서 보여준다는 건데 이게 조금 왜곡이 돼서 무조건 보여주면 좋다고 생각해서 본질보다는 그런 것들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이게 어긋나는 경우가 있는 거죠.
노력하려면 보이는 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고민해서 만족 못 하는 사람들은 버리고 파이를 키우는 게 결국에는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최근에는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비슷하면 지는 거라고도 하거든요.
너무 똑같은 매장들이 많이 생기고 똑같은 업종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프랜차이즈화가 되다 보니까 공화춘이라고 거기는 수타면인데 수타면 만드는 제면실을 앞에 빼놨어요. 빼놓고 계속 거기서 만드는 거예요. 실제로 면을 먹어봐도 기성면이랑 확실히 차이가 나고 고깃집들도 요즘에는 거의 다 초벌집 앞에 빼놓고 집불로 훈연도 하잖아요. 되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생색내면 미움받는 문화가 있는 민족이잖아요. 그런 전체주의적 사고 안에 갇혀있는 걸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지금 2023년, 되게 급변하고 모든 게 너무 상향 평준화돼 있는 시대에서는 모난 돌이 돼서 눈에 띄어야 해요.
특히 서울은 모든 부동산이 개발되면서 모든 건물이 다 밋밋하게 동일한 구조잖아요. 이런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입지 전략부터도 일부러 눈에 띄는 곳으로 가고 이런 것들도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인 건물의 모양 자체가 특이하거나 개방감을 줄 수 있거나 그런 게 좋죠.
요새 너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잖아요. 네모의 꿈과 같죠. 네모난 집에서 나와서 네모난 엘리베이터를 타고 네모난 지하철을 타고 네모난 회사에 들어가서 네모난 책상에 앉아있다가 네모난 아파트 상가에 가서 네모난 책상에서 밥을 먹는 이 패턴이 우리 무의식중에 있는데 이걸 무의식중에 깨 주는 매장이 있으면 그 매장에 갔을 때 묘한 해방감이 있지 않을까 해요.
일반적이지 않은 책상 모양이나 입구 위치나 주방 위치나 이런 것들을 너무 의외성이 없는 삶들을 우리가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멘탈도 강하고 좀 억세야 해요. 예전에 장사꾼은 되게 억세다는 이미지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장사꾼들이 되게 샤이해졌어요. 제가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오픈했던 집이 있었는데 그 사장님이 장사도 잘하시고 앞에 나와서 떠들고 이렇게 하니까 손님이 모여요. 거기만 장사 잘되니까 주위에 다른 가게 사장님들이 나와서 팔짱 끼고 봐요.
다음 날 아침에 갔는데 누가 거기다 죽은 생쥐를 던져 놓은 거예요. 보통 거기서 멘탈이 무너지면 장사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치워내고 웃으면서 하는 게 맞는 거죠. 그런데 장사하시는 분이 너무 많다 보니까 기존에 장사 잘되는 분들이나 지금이나 제가 봤을 때 개념은 똑같아요.
억세고 퍼주고 알아주고 이런 분들이 전통적으로 장사를 잘해왔죠. 이미 매장도 차렸고 돈 들일 상황도 안 되면 진짜 장사 잘되는 분들이 어떻게 하시는지를 보고 그걸 내 매장에 적용하는 게 가장 돈 안 들이고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샤이하면 안 되고 자신감 있게 우리 매장이 제일 맛있다는 이야기를 항상 하라고 말씀드리는데 그 이야기를 못 하는 이유는 진짜 내가 만드는 음식이 맛있다고 본인 스스로 느끼지 못할 때거든요. 그러려면 실력을 키워서 스킬을 올려서 내가 레벨업을 하고 어디 가서 배워오든 전수를 받든 스스로 만족하고 내가 1등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죠.
안 되면 배워야 하고 외부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간까지 자기가 해왔는데 외부의 조력을 받는다는 건 실패를 인정하는 거로 생각해서 외부의 도움받는 걸 꺼리거나 상담조차 혹은 고민을 나누는 것조차 꺼리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해는 가요. 가족들이 쳐다보고 있고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방향을 바꾼다는 게 어렵겠죠.
그런데 실패를 인정하기 힘든데 그걸 부둥켜안고서 못 놔주고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사실 경험치가 안 쌓입니다. 가장 힘든 경우는 이미 한 번 인테리어 사기당하거나 같은 돈을 내고 이상한 거 만들어 놓고서 돈은 다 쓰신 경우죠.
인터넷에 보면 이런 회사 엄청 많습니다. 그때 돼서야 후회해서 찾아보는데 이미 예산은 없고 그걸 가지고 살려달라고 오시면 솔직히 재료가 없는데 맛있는 음식 만들기가 되게 힘들죠.
이게 컨설팅에 안 맡기더라도 대화만 잠깐 해도 진짜 많이 변화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거 그냥 편하게 생각하시고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배우려는 생각을 가지고 어디든 가시면 많이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노력의 방향성인데 반찬 수 늘리지 말고 손님한테 다가가는 시간을 늘리셨으면 좋겠고요. 어느 정도 자본이 쌓일 때까지는 장사입니다. 장사라면 장사꾼이 돼야 하고요. 많이 내려놓고 억세질 각오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실력을 키우지 않고 그냥 겉으로만 카피한다거나 하는 건 좀 지양하시고 어느 정도 실력을 키우다 보면 차이가 없어져요. 그래서 실력만 키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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