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번에도 [의학의 역사]로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백내장에 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아픔이 있는 질환입니다. 백내장이 있어서 2년 전에 수술했었어요. 백내장이 어떤 병이냐면 우리 눈에 수정체란 게 있어요. 눈동자를 잘 보면 검은자위가 두 군데로 나뉘어요, 안쪽과 바깥쪽. 검은자 주변에 홍채라는 게 있어서 빛이 많이 들어오면 수정체를 가려주고, 어두워지면 열어주고… 약간 조리개 같은 역할을 하고요. 이 수정체는 가까운 거 볼 때는 볼록해지고, 멀리 볼 때는 오목해져서 카메라의 렌즈 같은 역할을 하는 건데요.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거예요.
안경은 혼탁해지면 닦으면 되잖아요. 근데 수정체는 그게 안 됩니다. 진짜 흐리게 보여요. 깨진 유리창 보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이게 원인은 노화가 제일 흔해요. 그래서 2년 전에도 그렇고 한동안 이걸 생각하면 우울했어요. 나이도 어리고 사실 한 번도 눈이 나빴던 적이 없는데 백내장 같은 병이 왜 생겼는지, 내가 벌써 많이 늙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깨달았어요. 현대 의학이 있는 시대에 산다는 걸 감사해야겠구나…
현대적인 백내장 수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아세요? 백내장 수술에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있어요. 이걸 듣고 옛날 사람들이 쉽지 않았겠다는 걸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일단 수술 당일에 수술을 받으러 가잖아요? 그럼 바로 수술대로 가는 게 아니에요. 먼저, 안약을 넣어요. 홍채를 열어주는 거예요. 수정체 주변에 홍채가 있는데, 홍채가 수정체를 너무 덮고 있으면 수술이 어려워져요. 홍채가 수정체를 가리고 있어요. 그래서 홍채를 수축시켜서 수정체가 잘 보이게 만들어야 해요.
그렇게 하려고 안약을 써요. 그러면 장점이 하나 더 있는 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원래도 눈이 잘 안 보였거든요. 근데 산동약을 넣으면 빛이 막 들어온단 말이에요. 그럼 산동약을 넣은 눈은 진짜 보이는 게 없어요. 그리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면 또 안약을 뿌려요. 이번 거는 마취죠. 그래서 눈이 얼마나 예민해요. 이걸 그냥 째면 너무 아플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 두 안약 때문에 눈앞에 칼이 왔다 갔다 해도 잘 모르고, 안 아프니까 칼이 눈 안에 왔다 갔다 해도 몰라요. 그럼 이제 과거로 가봅시다.
옛날에 수정체라는 걸 알았겠어요? 눈은 특히 더 복잡하고, 어렵고, 민감하니까요. 그리고 이게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눈이 액체로 채워져 있다고 믿었고, 죽고 나면 수정체의 모양으로 물이 굳어서 결정이 되는 거지, 원래 형태가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진짜 대단한 게 기원전 6세기 인도의 명의 ‘수슈루타 삼히타’라는 사람은 눈 속에 수정체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이게 하얗게 돼서 이 수정체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수정체를 제거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근데 지금은 수정체를 밖으로 뺄 수 있는데, 그 당시엔 빼내기가 어렵죠, 홍채가 꽉 덮고 있으니까… 그리고 수술하려면 잘 안 보이니까 옆에서 조수가 막 횃불이나 등불 같은 걸로 눈 비추면 홍채가 더 커져서 수정체 찾기가 더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삼히타가 했던 방법은 이 뾰족한 걸로 수정체를 푹 찔러요. 눈 가운데를 찌른 뒤에 밀어요. 그러면 수정체가 터져서 제거가 되기도 하고, 아니면 눈 안으로 그냥 빠져요. 찔러서 막 돌리면 수정체가 뒤로 떨어졌대요.
이 당시 기록에는 그렇게 하고, 눈앞에다가 돋보기 같은 걸 대면 좀 볼 수 있었대요. 글자 같은 건 아니지만 어렴풋하게나마 앞이 보였다고 해요. 그런데 이게 큰 문제가 뭐냐면, 수술하면서 빠진 수정체가 안에 남잖아요. 이게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소독이 잘 안 된 상태에서 그냥 찔렀으니까 균이 자라서 안와염 같은 게 생기기도 하고, 백내장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근데 이게 발화술이라고 하는데 유럽에서는 수정체란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를 못 하고 있었대요. 16세기 후반에 유럽에 전해집니다. 지난 콘텐츠에서 다뤘던 요로결석은 너무 아팠으니까 알렉산더가 들고 왔을 때 이교도 사람들 거지만 바로 차용하자고 했는데, 안 보이는 건 딱히 내 일도 아니고, 나이 들면 안 보이는 거 같고… 그냥 노화돼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그냥 무시하고 있다가 16세기가 되어서야 유럽에서도 발화술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삼히타가 거의 2000년을 앞서간 거야 앞서간 거예요.
그래서 유럽에서도 이걸 배워서 그대로 이제 밀어 넣거나 터뜨리는 방식을 쓰기 시작하고, 그렇게 18세기가 돼요. 당시에 ‘자크 다비엘’이라는 의사가 수정체를 밀어 넣는 수술 방법 때문에 자꾸 눈이 썩고 부작용이 생기니까 안 되겠다고 느끼고 이걸 빼보자고 생각해요. 근데 어떻게 빼냐, 눈동자를 좀 째고 홍채를 다 까서 수정체를 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 거예요. 산동약 같은 게 없어서 동공이 계속 수축하니까 눈동자에 절개를 가로로 넣고요. 환자가 자꾸 눈을 감으려고 하니까 조수 둘은 눈에다가 갈고리 같은 걸 걸어서 한 명은 위로, 한 명은 아래로 당기고 있고요. 눈동자가 도망가도 소용없도록 눈동자를 양쪽에서 딱 잡아요. 그렇게 절개해요. 그다음에 벌려서 손상된 수정체를 제거했어요.
근데 이게 어찌 됐건 이렇게 수술하고 나면 전보단 나았대요. 손상된 수정체가 안에 남지 않으니까 감염 확률이 조금 더 떨어진 거죠. 근데 이제 수정체를 밖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돋보기도 있어요. 그러면 뭘 하고 싶었을까요? 돋보기를 한번 넣어보고 싶어진 거예요. 그런데 중세 시대 유리 공예품을 보면 색깔이 있잖아요. 불순물이 많다는 거고, 이게 진짜 유리가 아니에요. 깨끗하지 않고 뭔가 이상한 게 많이 포함돼있어요. 그래서 넣으면 자꾸 사람이 죽는 거예요. 이물질을 어쨌든 사람 몸에 넣는 거니까 자꾸 문제가 생겨서 이걸 한동안 못 했던 거예요. 그렇게 세월이 많이 흐릅니다.
1900년대가 됐어요. 이때 영국에 안과 의사 ‘해롤드 리들리’라는 분이 계셔요. 리들리 박사님이 1939년에 공군 군의관이 됩니다. 이 해에 2차 세계대전이 터졌어요. 그리고 영국은 섬나라니까 독일에서 루프트바폐, 독일 정예 공군이 계속 공습을 와요. 그래서 처음에는 계속 공중에서 전투가 이뤄져요. 그래서 계속 조종사를 진료하는데 어느 날, 눈에 너무 큰 부상을 입은 조종사를 보게 됐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전투기 앞에 조종실 덮개가 깨져서 눈에 박힌 거예요. 그래서 걱정하며 갔는데, 덮개가 깨져서 눈에 들어갔는데도 생각보다 염증 반응도 없고 괜찮았던 거죠. 우리가 알기로는 눈에 유리를 넣으면 환자가 죽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 사람이 이 조종실 덮개를 만드는 유리가 특이하다는 걸 깨닫고 알아봤더니 이게 ‘PMMA’라는 특수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게 돼요. 그래서 PMMA를 넣으면 거부반응이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PMMA로 최초의 인공수정체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만 해도 사람들이 옛날처럼 무모하지 않거든요. 비교적 최근입니다. 1939년이니까 라듐 사건도 겪은 다음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걸 할 때 망설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전쟁이 끝나고 1949년이 되어서야 어떤 용감한 여성 환자가 자기 눈에 넣어보자고 해요. 그래서 넣었더니 죽지 않고, 눈이 보이게 된 거죠. 근데 그 당시에 다른 안과 의사들이 엄청 비난했대요. 결국에는 사람이 죽을 텐데, 그냥 기존처럼 수술한 다음에 밖에다가 안경을 끼게 해야지, 그런 짓 하면 안 된다면서… 그랬는데 살았어요. 그래서 나중에 해롤드 리들리 박사님은 영국 여왕한테 훈장도 받아요. 해롤드 리들리 박사님은 돌아가셨지만, 그 영국 여왕님이 지금도 살아계셔요. 엘리자베스 여왕님의 훈장 받았어요.
그래서 이거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까 저는 그때보다 더 진보한 형태의 렌즈를 넣었거든요. 심지어 과거의 절개는 눈동자를 가르는 거예요. 1.2cm 정도를 갈라야 해요. 근데 현재는 레이저로 해서 절개를 거의 안 했거든요. 그리고 요새는 인공수정체가 말랑말랑하고, 눈에 넣으면 알아서 펴져요. 그래서 절개 범위가 정말 작아요. 그래서 통증도 별로 없고 했는데, 과거에는 입원해야 하고 죽는 경우도 있었단 말이죠. 그래서 나한테 백내장이 왜 생겼는지 원망할 게 아니라, 이 시대에 태어나서 수술도 받고 그나마 앞을 보는구나… 사람이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100년도 안 된 거거든요.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의학의 역사] 다음에는 더 흥미로운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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