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전문의 이낙준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정형외과 전문의 이지환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내과전문의 우창윤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다함께) 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입니다.
이낙준) 이번 시간에는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앓고 있던 질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창윤) 가우디가 그렇게 뼈에 집착했던 이유, 그 이야기를 해 주신다고 해서 건축물의 특징부터 간단하게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시면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지환) 스페인 여행 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창윤) 아니요.
이낙준) 아니요. 미안해요. 공감대가 안생기네^^(웃음)
이낙준) 근데 갔다 온 사람들이 다 스페인 가서 가우디 건축물을 보고, “와!’ 이렇게 얘기하는 건 많이 들었어요.
이지환) 스페인 여행 가면 대부분 바르셀로나에 틀리고 ‘바르셀로나에 들리면 무조건 가우디 건축물을 봐야 한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저도 잘 아는 분은 아니었고요, ‘독창적인 건축가다.’ 그 정도만 알았는데요. 실제로 가우디 건축물을 보려고 매해 2천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바르셀로나를 찾았다고 해요.
이지환)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린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제일 유명한 건축물은 이거죠.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라고, 그리고 또 도마뱀이 유명한 ‘구엘공원’도 있고요.
이낙준) 그것도 저도 사진으로 봤습니다.
이지환) 제 눈에 제일 많이 띄었던 거는 ‘까사 바트요’라는 건물이었는데요. 이 건물 보시면 혹시 연상 되는게 있나요?
이낙준) 정답이 있나요?
이지환) 네, 테라스 부분을 보면 약간 해골 같아 보이지 않나요? 이게 눈처럼 보이고?
이낙준) 그 말 듣고 보니까 진짜 그렇게 보이네!
이지환) 그리고 이 기둥을 확대한 게 이건데, 무릎 관절 같아 보여요.
이지환) 바르셀로나 주민들도 뼈의 집이라고 아예 불러요. 대부분의 공감대가 사실 형성이 돼 있는, ‘누가 봐도 뼈 같다.’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그런 건축물이거든요. 여기서 한번 각인이 되니까 다른 건축물을 보더라도 다 뼈가 어디서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낙준) 가우디의 건축물 중에 어느 지점에서는 ‘뼈’를 보신 거군요.
이지환) 이 건축 같은 경우에는 ‘까사밀라’라는 건축물의 천장 부분인데, 이게 마치 무슨 거대한 포유류의 갈빗대 같지 않나요?
이낙준)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갈빗대 같네요.
이지환) 그리고 이거는 ‘구엘공원’에 있는 산책로인데, 해면골, 스펀지본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스펀지본이면 머리면 뼈의 안쪽 안쪽에 숭숭 뚫려 있는 그 부분을 말하는 건가요?
이지환) 감자탕같은거 먹을 때 보면 항상 볼 수 있는 거죠.
이지환) 그리고 심지어 이제 가우디는 해부학을 조금 더 잘 배우려고 의과대학에 청강을 가기도 해서 아마 분명히 이걸 알고 있었을 거에요.
이낙준) 그거를 이미 구조적으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건축을 한 거군요.
이지환) 심지어 이런 말도 해요. ‘인간의 뼈대와 나무의 기둥보다 훌륭한 건축물은 없다.’ 굉장히 뼈에 집착을 많이 하고 있죠.
이낙준) 왜 이렇게 집착을 할까요?
이지환) 6살 때부터 관절염이 굉장히 심하게 생겨가지고, 어떤 날은 학교를 결석할 정도고, 종종 나귀의 등에 타거나 형 등에 업혀가고…
이낙준) 형 등에 업어서 학교를 갔어요?
우창윤) 굉장히 심했나 보네요.
이지환) 굉장히 심했어요. 통증이 심하면 굉장히 스스로가 위축되잖아요. 6살이면 한창 학교에서 뛰어놀아야지 친구를 만들고 할 텐데….
이지환) 그런데 친구 사귀는 법을 잘 못 배워요. 그래서 이런 대인관계가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어렵게 스스로 느끼고, 나중에 그래서 결혼도 못합니다. 평생 미혼으로. 어떻게 보면 관절염이 굉장히 악질 조련사 같은 거죠. 6살 때 생긴 독특한 관절염이 뭘까? 6살이라는 나이가 굉장히 단서가 될 수 있는 거죠. 이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우창윤) 오히려 특이하니까.
이지환) 관절염이 100가지가 넘잖아요. 종류가. 더 많은 진단 과정이 필요하지만, 오늘은 간단하게 그중에서 두 가지 정도 후보를 올려서 설명을 드리려고 해요. 일단 검사가 안 되죠. 당연히. 지금 와서 검사할 수는 없으니까.
이지환) 가우디가 가톨릭 신자였거든요. 굉장히 유명인사였고, 예술인 중에서 가톨릭을 대표하는 사람이었어요. 한 번 사건이 있거든요. 폭동에 한 번 크게 일어나가지고, 그때 많은 대중들이 가톨릭에 굉장히 실망을 했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대중들의 성난 민심이 가우디한테까지 뻗친 거죠.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지하에 유골이 잠들어 있었는데….
이낙준) 설마 부관참시 했어요?
우창윤) 헉!
우창윤) 뼈가 있으면, 뼈가 파괴되는 관절염인지 뼈는 괜찮은 관절염이 알아볼 수가 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구나?
이낙준) 이렇게 극히 제한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보셨죠?
이지환) 친구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없었고, 편지도 없고, 하니까… 이분의 병을 추측할 게 굉장히 적어요. 두 가지를 먼저 얘기를 하면 하나는 감염 후에 생길 수 있는 반응성 관절염. 그리고 두 번째는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 두 가지가 좀 큰 후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지환) 일단 반응성 관절염은, 상한 음식이나 아니면 대변으로 인해 더럽혀진 물에서 번식하는 쉬겔러나 살모넬라 같은 균에 감염이 되고, 면역 체계가 교란이 돼 가지고 발생하는 관절염이거든요. 과거에는 무더운 날이나 홍수가 있다거나 하면 당연히 이런 균이 창궐하기가 쉬웠어요. 그만큼 병에 걸릴 수 있는 확률도 높아 지고, 당연히 반응성 관점염이 생길 수 있는 확률도 높아 지겠죠.
이지환) 가우디가 병이 생긴 게 1858년이거든요. 그럼 그 당시 날씨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낙준) 있을 것 같아요.
이지환) 그런데 스폐인 기상청이 설립 된 것은 1887년에요.
이낙준) 아… 그러면 안 되겠네…. 그럼 혹시 성당 수도사들이 다 기록해 놓지 않았을까?
이지환) 조금 비슷하긴 해요. 수도사가 왜 기록을 했을까요? 성당에 제법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이지환) 와인 애호가들 때문인데요.
이낙준) 와인 와인의 날씨가 워낙 중요하니까, 그걸 다 기록을 해 놨구나!
이낙준) 그리고 가우디가 아팠던 1858년, 이 해는 굉장히 와인 애호가들이 잘 아는 해에요. 유난히 일조량이 풍부하고, 무더웠고, 습하고 해서 포도가 굉장히 달고 풍년이었거든요.
이낙준) 그러면 홍수나 이런 건 없었다는 거네요?
이낙준) 홍수는 없었고, 그 대신에 몹시 무덥기는 했다. 그리고 가우디는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도 상당히 가능성이 있거든요. 통계적으로 바르셀로나의 소아의 관절염 대부분이 소수관절염, 특발성 관절염이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이지환) 그리고 유전 경향성이 또 항상 있으니까요. 그러면 다음 단서가 또 필요하겠어요. 둘 중에 뭐가 맞는지 아직은 모르니까. 그 하나는 가운데 습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이 글은 안 써도 강박적인 연주자처럼 일상이 굉장히 단조로웠거든요. 거의 시계 같은 사람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를 드리고, 성당 건축을 가고, 보수 공사를 하고, 인부들과 얘기를 나눈 다음에, 밤에 미사를 드리고, 다시 집에 와서 자고 똑같은 일의 반복, 계속 그렇게 살았어요. 거의 일기를 쓸 필요가 없는 분이었어요. 상당히 먼 거리를 거의 매일같이 산책을 했거든요. 숨어 있는 비화가 있는데 가우디는 이미 40대 때부터 스타 예술가였거든요. 이 사람이랑 인맥을 쌓고 싶어하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있었어요. 말씀드렸듯이 가우디는 사람 사귀는 것에 굉장히 서툴러요.
이지환) 사교 활동을 거의 안 하거든요. 유일하게 나가는 게 가톨릭 예술인 단체예요. 가우디랑 친분을 맺을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이 종교였는데, 가우디랑 굉장히 친해지고 싶었던 젊은 화가 조안 리모나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딱히 방법이 잘 없는 거예요. 그때 조안 리모아한테 ‘산 필립 네리 성당’에 벽화 작업이 의뢰가 들어와요. 문제는 아무도 필립 네리 성당의 주인공이었던 필립 네리의 얼굴에 모르는 거에요.
이낙준) 상상으로 그려야 되는구먼?
이지환) 여기서 조안 리모나가 기가 막힌 아부를 합니다.
이낙준) 가우디를 모델로 그리고 싶다?
이지환) 가우디가 유명한 예술가고 굉장히 신실하니까 주교 허락을 받아내요. 이 벽화인데, 이 가우디 얼굴이거든요. 지금도 이렇게 가우디가 장식을 하고 있어요.
이낙준) 가우디는 되게 좋아했을 것 같은데요?
이낙준) 그래서 너무 좋아서 바로 아까 말했던 산책로가 여기입니다. 여기에 거의 매일같이 가서 늘 미사를 드리고 돌아왔어요. 이 거리가 얼마나 됐을까요?
이낙준) 가깝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지환) 구글 맵으로 약 2.9km나 돼요.
이낙준) 아픈 사람이 걷기는 조금 먼데?
이지환) 손이나 아니면 발같이 조그만한 관절이면 그나마 참고 걸을 수가 있는데, 걸을 때 굉장히 중요한 관절 추진력을 내는 관절이 무릎이랑 엉덩이뼈 딱 두 곳이거든요. 이 습관에서 좀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70대 노인이 다 됐는데, 이렇게 엉덩이 관절이나 무릎 관절이 아픈 사람이 매일같이 길게 산책할 수 있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고 거의 보여요. 그리고 이런 관절이 아프면 약간 오리처럼 걷게 되거든요.
이지환) 그리고 이미 6살 때부터 10대까지가 되면 관절이 계속 아프면 거기가 단단하게 굳고 강직이 옵니다.
이낙준) 주변 근육도 많이 약해졌을 것 같은데? 이걸 알고 보기에는 처음에 말씀드렸던 반응성 관절염은 대부분 무릎에 생겨요.
이낙준) 아~ 그럼 그건 아니겠네.
이지환) 가능성이 좀 낮죠. 그리고 반응성 관절염 같은 경우에는 한 번 발생하면 12개월 후에 완치가 되든가 최소한 어느 정도 완화가 된다고 되어있는데, 가우디는 전혀 그러지 않았죠. 죽을 때까지 평생 힘들어했거든요.
이지환)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 보면, 스페인 소아에서 가장 많은 타입이고, 그리고 주로 발을 침범해요. 가우디도 관절염이 특히 발에 많이 국한돼 있었거든요. 아픈 발을 감추려고 ‘에스파트리유’ 신발이라는 굉장히 푹신푹신한 신발을 신고, 양말을 두세 겹씩 신었어요. 남들한테 안 보여주려는 것도 있고, 닿으면 너무 아프니까.
이지환) 그리고 먹는 것도 굉장히 조절하는데, 옛날에는 그냥 발 아프면 무조건 통풍인 줄 알았거든요. 식이조절했는데 당연히 도움은 안 됐죠. 그래서 결국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이다라고 저희는 생각을 합니다. 좀 안타까운 얘기를 하고 싶은데, 항상 매일 관절염으로 고통 받았고, 그분 돌아가신 시기가 74세 생일을 맞기 15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하시거든요. 트램이라고 하죠. 트램이 다니던 때인데, 그날도 미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전차에 치여요, 가우디가. 그런데 멀쩡한 발이었다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굉장히 여기가 화나는 부분인데… 치였으면 내려서 봤을 거 아니에요. 운전했던 사람이. 가우디를 봤는데 굉장히 남루한 거예요. 통풍인 줄 알고 밥을 맨날 소식을 해서 굉장히 삐쩍 말랐고, 양말 몇겹을 신고 있고 하니까 “노숙자 같은데 뭐 별일 있겠어?” 말도 안되는 반응을 보여요.
이지환) 그리고 옆으로 그냥 치워 놔요. 가우디를. 승객들이 화가 나고, 승객들이 내려서 택시를 막 잡아 줍니다. 계속 승차 거부를 당해요. 남루해 보이고, 다쳤고, 돈 못 받을 것 같으니까. 그래도 어떻게든 병원에 갔어요. 그런데 가우디는 관절염 때문에 사교성이 적었어요. 병원은 신원을 조회해 줄 가족 없고, 친구도 없고, 집에 안 들어온다고 찾아줄 사람도 없고, 결국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다가 무상병원에 그냥 맡겨집니다. 방치가 돼요.
이낙준) 아니, 이 사람이 가우디인 걸 아무도 모르나?
이지환) 가우디가 시계 같다고 했죠. 이상한 거예요. 다음 날 사그라다 파밀리아 주교가 이 사람 매일 나왔는데, 왜 갑자기 오늘 안 나왔지? 그분이 결국 신원조회를 해 주기는 해요. 큰 병원 가서 치료를 하자.
이지환) 근데 가우디가 고집을 부려요. 자기 그냥 여기서 죽겠다고.
이낙준) 상처 받았나? 그런데 사실 19세기잖아요. 그때 큰 병원 가면 더 죽을 수도 있어요.
우창윤) 치료를 바로 시작했으면 바로 죽을 수 있었어.
이낙준) 수술해야겠다. 갑자기 리스턴 박사님 오셔서 “절단해야겠는데?” 이러면 죽었을 수도 있어요.
우창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웃음) 하여튼 오늘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 가져봤고, 다음 번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지환 작가님과 함께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함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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