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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이것’을 절제했다고? 기괴한 정신과 치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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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기괴한 걸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드실 수도 있는데, 사실 기괴한 일이 되게 많았어요. 너무 이상한 짓을 많이 했고,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질환으로 당연히 인식하는 것을 인지한 것도 오래되진 않았어요. 그래서 이상한 걸 많이 했는데, 이거는 진짜 준비하면서 ‘이럴 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게 있어요. 미국에 케네디 가문, 미국의 유명한 대표적인 로얄 패밀리죠. 그중에 로즈메리 케네디라는 분은 모르실 수 있어요. 존 F. 케네디의 자매, 이 로즈메리 케네디가 1938년에 조지 케네디, 자기 아버지랑 엘리자베스 여왕의 궁전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요. 그 사진만 보고 전미에서 구애가 잇따랐을 정도로 엄청난 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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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분한테 비밀이 하나 있어요. 1900년대 초에도 의학은 그렇게까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지식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부족한 상황에서 로즈메리 케네디가 태어났는데, 출산 당시에 출산이 지연됐어요. 자궁이 열렸는데, 잘 못 나오고 있어서 당시에 옆에 있던 간호사가 다리를 오므리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때는 그런 믿음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다리를 오므리니까 나오던 상황에서 머리가 끼여서 약간 목이 졸린 형태로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머리로 피가 덜 가거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게 이유가 됐을 수 있는데, 지금은 알 수 없죠. 하지만 이제 로즈메리의 인지기능이 떨어졌다는 건 여러 기록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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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후에도 맞춤법 같은 걸 잘 몰랐고, 감정 통제가 안 돼서 갑자기 고함을 지르거나 화를 내거나 그랬다고 합니다. 근데 케네디는 이때도 이미 명문가였어요. 그래서 이제 아버지인 조지프 케네디가 딸을 좀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왜냐하면 당시에 과학에 대한 믿음이 약간 맹신에 가까워질 때이기도 했고, 케네디가는 돈도 있지만 권력 혹은 인맥, 명예가 있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케네디가의 명성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어요. 그때 월터 프리만이라는 의사가 접근해 말합니다. ‘고칠 수 있습니다’, ‘아버님 고칠 수 있어요!’ 그렇게 1941년에 전두엽 절제술이 시행되고, 로즈메리 케네디는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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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되게 끔찍한 일인데, 사실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머리 수술이 특이한 게 아니었어요. 지난 콘텐츠, 두통의 역사에서도 제가 말씀드렸어요. 7,000년 전부터 했던 거예요. 두통은 워낙 흔한 질환이니까 수술을 점차 줄여나갔는데, 이런 정신질환 있는 분들, 환각이 있고 소리를 지르시는 분들에 대해선 계속해서 수술을 권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이건 악령에 씐 거란 생각이 너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머리를 여는데, 이 수술 후에 놀랍게도 사람들이 진짜 너무 강한 건지, 많이 죽진 않았어요.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본격적으로 죽어 나가기 시작한 건 르네상스 시대 때부터인데, 어떤 의사가 머리에 돌이나 이런 문제가 있어서 머리를 여는 거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생각만 하고 실제로 실행은 못 했어요. 그 이후에 이제 전쟁을 하면서 앞머리를 다친 사람들이 조용해지고 차분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왜냐하면 전두엽이 사람의 성격을 결정하거든요. 사람이 어떤 욕구가 있을 때 그걸 실현하는 그런 실행력이 있는 곳인데, 이게 제거가 되니까 뭔가 사람이 차분해지는 것 같이 보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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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에 스위스 의사, 고틀리프 부르트하르크가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는 6명을 수술하게 되는데, 이 사람이 처음 수술하는 거였어요. 처음 수술하는 거라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어요. 정수리에다 누가 구멍을 뚫어주면 그 안으로 날카로운 숟가락을 넣어서 전두엽을 파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완전 절제가 아니고 일부 절제에요. 그랬더니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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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술 이후에 뇌출혈도 있을 수도 있어서, 감염도 있을 수 있고, 당시에는 소독의 개념이 없었는데 뇌를 판 거거든요. 근데 조용해졌다고 하니까 의학계는 ‘이거 미친 사람이다’, ‘어떻게 머리에다가 숟가락을 넣어서 그런 수술을 하냐, 야만적이다’, ‘이 사람 머리 열려면 네 머리부터 열어라!’ 이렇게 해서 되게 상식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는 전두엽 절제술이란 이름도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틀리프 부르트하르트는 역사의 뒷이야기로 사라지고 50년이 지납니다. 근데 생활상이 많이 바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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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800년대는 정신질환자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방치했죠. 근데 의학이 발전하고 시대가 발전하고 1930년대가 되면서 우리가 정신질환자 분들을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정신병원을 세우고 입원을 시키는데, 그 입원자가 1940년 정도에는 40만 명이 됩니다. 그러니까 일반 환자가 아니라 입원해 있는 환자가 40만 명이 넘는 거예요. 그 이유가 사실 이전에는 농촌사회니까 정신질환자 분들이 있다면 지역 내에서 어떻게든 해결합니다. 마을에서 가족끼리, 대가족이 케어를 합니다. 근데 이게 도시화, 산업화가 되니까 이제는 케어하기가 어려운 거예요.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이 친구가 원래 좀 문제가 있는 걸 동네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니까 사고 칠 것 같으면 집에 데려다주거나 도와주는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미국의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한 거죠. 당시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으니까 정말 수용 치료라고 하지만, 사실상 치료가 아니고 그냥 수감하는 거죠. 별별 환자들이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치매, 분류도 안 됐어요. 1935년에 포르투갈 의사인 에가스 모니스가 등장합니다. 이 사람이 전두엽 절제술을 완성한 사람이에요. 전두엽 근처의 뼈를 절제하고 거기다가 주사를 해요, 뭘 주사를 했을까요? 에탄올을 주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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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은 암세포 죽이는 건데, 화학적인 전두엽 절제술을 시행한 거예요. 그랬더니 조용해지는 거죠. 자기의 욕구 실현이 사라지니까 해결이 된 느낌이 드는 거죠. 근데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주류 의학계는 처음에 ‘이 미친 사람아, 어떻게 그런 짓을 하냐…’ 이런 반응이었어요. 그런데 추종자가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환자가 너무 많은데 아무것도 못 해주고 있었잖아요. 실제로 당시에 에가스 모니스가 시술했을 때 사망자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대요. 왜냐하면 주사로 했으니까, 에탄올은 깨끗하게 무균 처치로 넣을 수 있으니까요.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그래서 월터 프리먼, 로즈메리 케네디를 수술했던 의사가 제임스 와츠라는 신경외과 의사랑 듀오를 결성해서 ‘전두엽 절제술 한번 해보자!’ 정신질환자 분들한테만 수술한 게 아니에요. 수감자들, 지속적으로 범죄를 일으켜서 계속 교도소에 오는 사람들한테도 시행을 한번 해봤더니 이 사람도 조용해지는 거죠. ‘조용해졌다’라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정치가들도 이 의사들을 밀어주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 수술로 우리가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조용하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인격을 파괴해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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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엽 절제술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게 되면서 공로가 있다고 인정을 받고, 포르투갈 의사 에가스 모니스는 노벨 의학상을 수상합니다. 이분이 점점 인정받으니까 월터, 와츠 듀오도 힘을 받아서 수술 방법을 계속 바꿔나가기 시작해요. 두개골을 째지 말고, 환자가 고통스럽지 않게 해 보자고 해서 나온 게 얼음송곳이에요.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얼음송곳이면 두개골에 구멍 안 내도 될 것 같으니 얼음송곳을 눈꺼풀로, 눈꺼풀을 뒤집고 그 밑으로 이렇게 넣으니까 송곳이 들어가는 거죠. 그다음에 휘저으면 전두엽 일부가 제거되고, 반대편도 똑같이 하면 양쪽이 절제술이 마무리되잖아요. 그러면 사람이 조용해지는 거죠. 그래서 월터는 이 수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대요. ‘내 수술은 환자를 위한 길이며 더 나아가 세상을 위한 길이다!’ 그래서 월터 프리먼이 얼음송곳을 들고 미국을 돌면서 계속 수술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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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 케네디 보낸 다음에도 이 수술을 계속합니다. 수술 이후에 로즈메리 케네디는 살아있었지만, 이전보다 인지기능이 더 떨어진 채로 살았죠. 근데 사실은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수술을 계속했을 텐데, 클로르프로마진이라는 신약이 나오면서는 비로소 그만두게 됐죠. 1954년 클로르프로마진, ‘소라진’이란 상표명으로 기적의 약이 나옵니다. 수술을 계속하다가 약이 나오니까 안 하게 된 거죠.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클로르프로마진이 초기 약이니까 완벽하진 않지만, 전두엽 절제술보단 당연히 효과가 있었고 너무 안전했죠. 그게 환청, 망상… 정신질환 중에 이제 당시에 힘들었던 증상이 조현병 그리고 조울증에서 조증 증상이었어요. 갑자기 사람이 환각을 보고 엉뚱한 말을 하고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예요. 당시엔 인슐린 혼수 치료, 이게 인슐린 줘서 저혈당 만드는 거죠. 정신을 잃게 만들면서 좀 조용해지니까 그걸 치료라고 당시엔 했는데, CPZ, 클로르프로마진이란 약이 나오면서 사실 정신의학에선 이때부터 거의 페니실린이 등장한 거나 다름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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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정신과가 그때부턴 다른 과에 비해서도 체계적으로 돼요.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1954년부터 등장하게 됩니다. CPZ이 초기약이긴 하지만 지금도 쓰일 정도로 굉장히 좋은 약이에요. 지금은 메인 약으로 쓰이기보다는 보조약 정도로 쓰이고, 당시에 온 양보단 적게 쓰지만, 당시엔 죽지도 않고, 쓰러지지도 않고, 의식도 잃지 않았는데 클로르프로마진을 먹으면 좋아지는 거예요. 그전까지는 전두엽 절제를 했는데, 그 끔찍한 수술에서 약을 먹으면 되는 걸로 돌아갔으니까 얼마나 다행이었을까요. 제가 읽던 문헌에서는 이렇게 표현을 해요. ‘소라진의 등장과 함께 얼음송곳은 사라졌다.’닥터프렌즈 doctor friends 닥프 헬프 헬프미 대중의학

어떻게 보면 되게 슬픈 역사예요.의학의 역사는 다 슬프고 시행착오의 역사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피해를 겪고, 엄청나게 희생을 당한 거죠. 사회적인 약자만이 아니라 케네디가의 딸이 겪을 정도로 당시엔 만연했던 무지였었던 거죠. 그럼에도 되게 지지를 많이 받았던, 이건 노벨 의학상까지 받았으니까 놀라운 겁니다. 상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당시 시대상 때문에 흐지부지됐어요. 다음 콘텐츠에서도 기괴한 의학의 역사, 또 준비해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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