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도 일본인들도 세계 누구라도 너무나 당연히 일본 전통 음식이라고 인식 중인 음식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가정집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반찬인 데다 한국에서도 일식을 시키면 이것이 기본 반찬으로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일본 음식의 뿌리는 우리 한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인 밥상의 필수 메뉴이자 일식집 기본 반찬, 바로 미소 시루입니다. 미소 시루는 한일 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일식이라 인식된 음식인데요. 워낙 오래전부터 먹어 왔던 음식이고, 일본 대표 음식이라 알려져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미소 시루는 당연히 일본 선조들에 의해 탄생한 전통 음식이라고 착각 중입니다.
네, 이건 착각이 맞습니다. 미소 시루의 뿌리가 시작된 곳은 일본이 아니라 고구려이기 때문이죠. 고구려의 된장이 백제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고구려의 된장이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되어 지금의 미소 된장이 완성된 것인데요. 마치 명란젓이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것처럼 말이죠.
애초에 ‘미소’라는 단어 자체가 고구려의 북방 방언이었습니다. 일본의 된장 미소가 고구려의 장이 건너가 개량된 음식이라는 증거는 일본 고문서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1717년에 발간된 아라이 하쿠세키의 저서 ‘동아’를 보면 고려의 말장이 일본으로 들어와서 그 나라의 북방 방언 그대로 미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기록되었습니다.
또 다른 고문서인 ‘정창원문서’에서는 말장은 미소라고 읽는다고 기록되어 있고, 10세기 초에 작성된 ‘화명류취초’에서도 고구려 장을 미소라고 기록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미 일본에서 미소 된장은 한국에서 들어온 음식이라고 밝힌 일본인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일본 전승 요리 연구가 오쿠무라 아야오 교수죠.
그가 미소의 유래에 대해 인터뷰했었는데요. 그 내용은 이랬습니다. ‘고대부터 미소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고려에서 온 고려장을 말하고 있다. 미소는 고려장이라는 말에서 유래했고 따라서 일본 된장 미소는 한반도에서 온 것이 틀림없다.’
웬만한 확신이 없으면 연구가들은 틀림없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승 요리 연구가의 틀림없다는 표현에서 엄청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일본 여러 고문서나 학자의 정서에서 일본 된장인 미소는 고구려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무까이가 지은 ‘포주비용왜명본초’에서는 일본 된장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현지화를 거치는 과정이 기록된 것 같은데요.
‘지금은 된장을 콩과 쌀, 누룩으로 만들지만 원래 콩을 삶아 찧어서 곰팡이가 번식한 후 의워서 건조하여 메주를 만들고 이를 빻아서 소금과 함께 통에 채워 숙성시켰다.’ 일본 역사에 미소 된장은 한반도에서 유래되어 현지에 맞게 바뀌었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이런 사실들을 부정하며 이렇게 주장을 하곤 합니다.
‘중국이 원조고 한반도는 통로일 뿐이지 않은가?’ 가만 보면 일본은 중국이면 괜찮은 건가 싶은데요. 매번 한국이 원조라고 하면 ‘아니야, 중국이 원조고 너네는 중국 문화가 우리한테 전해지는 통로일 뿐이야!’ 이렇게 떼를 쓰고 있죠. 그렇다면 저런 말을 하지 못하게 된장을 최초로 만든 나라가 어디인지 확인을 해보면 되겠죠?
우선 메주콩의 원산지는 학계에서 ‘만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 문화의 뿌리는 만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하죠. 대부분의 발효 식품이 콩 재배지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장 역시 비슷할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회령 오동 고조선 유적지에서 기원전 1,300년경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각종 유물과 함께 통, 팥, 기장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발견들로 장의 원형은 기원전 1,500년 전인 청동기 시대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고서 삼국지 고구려 편에는 선장양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습니다.
이걸 해석하면 ‘고구려가 장양을 잘한다’. 해동역사에는 고려취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중국인들은 고구려인에게서 나는 된장 냄새를 고구려 냄새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 여러 문헌에서도 메주를 언급할 때 ‘외국에서 건너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7세기말 고구려 유민과 말갈인이 만주 일대에 세운 국가 ‘발해’. 메주는 발해의 명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신라 신문왕 3년 왕비의 폐백 품목에 쌀, 술, 꿀, 기름 그리고 된장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된장은 예물로도 쓰일 만큼 귀한 음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었습니다.
고려로 넘어가면서 된장은 전 백성이 먹는 음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고려 현종 9년, 문종 6년에 백성을 위해 메주를 나눠주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는데요. 누가 언제부터 콩을 장으로 만들었다는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는 없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한, 중, 일 세 나라의 고문서에서 고구려인들이 메주로 된장을 만드는 법을 이웃 나라에 전파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말과 달리 중국 된장도 우리나라 역사에서 넘어간 것이죠. 각 나라에 전파된 고구려 된장이 현지화되면서 지금처럼 각 나라의 특색이 담긴 된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일본이 고구려의 방언 ‘미소’를 그대로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넘어갔다는 결정적인 증거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 된장과 일본 된장 미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국과 일본은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된장을 만들기 위한 기후 조건이 너무나 달랐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메주를 바람에 건조시키다가 부패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실패를 몇 번이나 겪었던 일본인 선조들은 메주를 만드는 방법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람에 건조하다가 부패해 버리는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우리 된장과는 달리 순수하게 콩만으로 발효시키지 않고 누룩을 섞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섞는 누룩에 따라 미소의 이름이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반면 우리의 된장은 순수하게 콩만으로 만들어 다양한 곰팡이로 발효시킵니다.
그리고 한국의 된장은 1년에 한 번, 만드는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미소 된장은 언제든지 재료만 있으면 만들 수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100% 콩으로만 만든 메주라 기후 조건에 맞춰 말려야 썩지 않고 말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또한 한국 된장의 발효 기간은 매우 긴 편입니다.
최소 6개월 이상 발효를 시켜야 하고 오래 숙성시킬수록 맛이 깊어집니다. 가장 달라진 것은 맛입니다. 한국 된장은 짠맛이 강하고 구수하다면 미소는 달큼하면서 담백합니다. 이렇게 맛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일본 된장에 들어간 누룩이 단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동안 당연히 미소 된장은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일본 전통음식이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나라는 달라도 이렇게나 비슷한 음식들이 만들어지는구나. 가까운 나라라서 그런가?’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의 된장이 넘어가 미소가 된 것이었다니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예로부터 한식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참 잘 맞았던 것 같은데요. 그 옛날 우리의 음식 명란젓과 미소 된장이 일본의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말이죠. 아마 찾아보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여전히 그 입맛은 변하지 않았는지 지금은 닭갈비, 핫도그, 나물, 꽈배기 도너츠, 심지어 일본인들이 극혐한다는 마늘이 잔뜩 들어간 한국의 육쪽 마늘빵까지 해가 갈수록 다양한 한식들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한식이 유행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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