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끔찍한 내전이 발생한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현재 탈출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수단에서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이 정부군의 통합 문제를 두고 수도에서 무장 충돌을 시작했는데 이 충돌로 일주일 동안 2천 명이 넘는 수단인들이 이웃 나라인 남수단으로 피신했고, 전 세계 각국은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동원해 자국민 탈출 작전을 수행 중입니다.
한국 역시 수단에 거주하던 한국 교민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극비작전을 수행했는데요. 그런데 한국 정부가 이 작전을 위해 투입한 특수부대 면모가 특이합니다.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진 수단 군인들이 손도 못 써보고 놓쳐버렸는데, 아프리카에서 현현한 모세의 기적 그리고 극비작전을 수행한 특수부대를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몇 년 전 방영된 강철부대, 가짜사나이 등 특수부대를 주인공으로 한 프로그램들 덕분에 한국에서 특수부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특히 강철부대에는 육군 특전사, 707 특임대, 해군 해난구조전대 SSU, 해군 특수전전단 UDT, 해병대 수색대, 군사경찰특임대 SDT 출신 등 실제 특수부대 출신의 출연자들로 구성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들이 복무했던 특수부대는 전부 손에 꼽히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부대들이지만 강철부대에 등장하지 않은 특수부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CCT로 불리는 공정통제사인데요. 사실 공정통제사는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에 오르내리기는 했습니다.
몇 년 전 탈레반 무장 단체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당시 한국인들과 한국에 협력했던 아프간인 391명의 탈출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언론에서 이를 몇 차례 다루기도 했었으니까요. 사실 CCT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선 공정통제사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공정통제는 전쟁 시 공수부대원이나 물자를 공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전쟁 발발 시 제일 먼저 적진에 침투한 후 아군이 항공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항공기 초기 관제, 화물 및 병력 투하 통제 등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헬기에서 낙하한 후 바다 밑으로 잠수해 은밀히 잠입하거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일 먼저 적진에 파고들어야 하죠.
이후 적진에서 직접 관찰한 고도와 바람, 날씨, 지형, 전투 상황 등을 고려해 항공기의 안전을 확보하고 병력과 화물이 정확한 장소에 투하될 수 있도록 통제하는데요. 즉, 만약 이들이 공정 통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적진에서의 전투는 시작도 못 하는 겁니다.
이런 특수한 임무 때문에 이들을 ‘붉은 베레’나 ‘침투로의 개척자’ 또는 ‘가장 먼저 침투해 가장 늦게 탈출하는 특수부대’ 등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CCT가 타 특수부대와 차별화되는 점은 전체 부대원이 고작 20명에 불과하다는 점인데요.
CCT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난도의 훈련을 수료하게 되는데 우선 육군 특전사 707 특임대에서 1년 동안 낙하산 강하 및 고공 훈련을 통과해야 하고, 바다에서의 특수 작전을 위해 해군에서 UDT/SEAL에서 1년의 교육 과정도 이수해야 합니다. 이후 응급구조, 암벽등반, 잠수, 대테러 등 자체적으로 1년의 특수훈련을 포함 고난도 교육을 모두 수료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군 부사관 중 극소수의 인원을 선발해 CCT 선발 과정을 진행하는데 낙오 없이 무사히 3년을 수료하면 비로소 붉은 베레를 수여하게 되고 끝까지 완수하는 인원은 고작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들의 훈련은 워낙에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고 대원을 선발하는 과정이 전군을 통틀어 가장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이들을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이 수단에 등장한 겁니다. 인천에서 9,800km, 비행기로 11시간을 날아가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수단에 도착합니다.
2021년 세계은행 기준으로 수단의 1인당 GDP는 고작 751.82달러에 불과한데 이는 수단 전체 인구의 평균치이며 실제로는 대부분의 국민은 기아와 가난에 시달립니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영토를 가진 수단은 축복받은 땅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넓은 국토와 더불어 천연가스, 금, 은, 망간, 아연, 철 등 나일강을 주축으로 하는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데 특히 밀, 깨, 사탕수수와 같은 농작물 재배도 활발해 안정만 된다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하지만 수단은 이 잠재력이 발현되려면 우선 내부를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내부적인 인종 갈등과 종교갈등의 심화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긴 내전을 치른 끝에 2011년 급기야 남수단의 분리독립으로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경제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정치체제로 인해 또 내전이 발생했습니다. 불과 열흘 전에 말이죠.
수단에서 내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4월 15일, 2011년 남수단이 분리 독립한 후 정권을 잡은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는 제대로 국가를 통치하지 못해 빈곤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해결한다며 군부가 등장해 첫 번째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결과적으로 독재자 축출에는 성공했으나 군부의 등장은 시민들의 불만이기도 했습니다.
군부는 이러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권력을 하지 않겠다며 압달라 함독을 총리로 선출했지만, 자신들의 바람과 달리 그가 정권을 이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죠. 이미 2차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알부르한 대통령은 시민들을 달래고자 정부를 구성했으나 그에게 방해 요소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신속지원군이 있었죠.
쿠데타 과정에서 군부의 커다란 조력자이면서 일 잘하는 하수인이 되어준 RSF는 정규군과는 별개의 민병대로 활동하며 군부의 권력 장악에 힘을 실어 줬는데 군부와 RSF 간의 의견이 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군부는 러시아의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RSF는 친러성향을 보여 이를 수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군부와 RSF의 통합 문제가 내전의 불씨가 됐죠.
군부는 2년 내로 RSF를 정규군으로 통합시켜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지휘권을 넘겨준다는 것은 그간 군부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워준 RSF의 해체를 의미했습니다. 참다못한 RSF가 2022년부터 수단 전역에 10만 명 규모의 조직원들을 배치해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올 4월 15일 그 긴장감이 내전으로 폭발한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전의 가장 큰 피해는 시민들이 입습니다.
내전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넘는 수단인들이 남수단으로 피신했습니다. 물론 수단에도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자국민 구하기 탈출 작전에 돌입했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일본,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튀니지, 요르단, 이집트 등은 대사관을 폐쇄했으며 일부 국가들은 이미 탈출 작전에 성공했는데 한국 역시 이 작전을 완벽히 수행해 안전하게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하루 전 노심초사하던 한국인들에게 안도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수단에 거주하던 한국 외교관과 교민 28명이 수단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사실 수단은 카오스 그 자체였기 때문에 탈출 작전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한국이 최초로 수단에서 탈출 작전을 시작한 것은 지난 22일인데요. 국방부는 공군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 미군 기지에 착륙시켰는데 이 수송기에는 707 특임대와 CCT, 조종사, 정비사, 경호 요원, 의무 요원 등 50여 명이 투입됐습니다.
최초 수단의 수도인 하르툼 공항으로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공항이 폐쇄되자 일단 지부티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후 다시 수단의 포트수단으로 이동했습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상 이송이라는 플랜B를 가동해야 하므로 오만에 있던 청해부대까지 급파했습니다.
여기에 아프간 철수 당시처럼 항속거리가 슈퍼 허큘리스의 2배에 달하는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출발했는데요. 이 수송기는 유럽 에어버스 A330 여객기를 개조한 기체로, 2021년 아프가니스탄의 ‘미라클 작전’ 때도 투입된 바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단은 홍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수단 동부 홍해에는 포트수단이,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에는 제다가 있죠. 그래서 우선 교민들을 하르툼에서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후 이들을 실어 제다로 이동한 후 다시 한국으로 이송하는 작전이 계획됐죠.
이 시각 한국 교민 28명은 하르툼에 한국대사관으로 긴급 피신해 있었는데 이들을 대사관에 피신시킨 것은 전부 남궁환 주수단 대사 덕분입니다. 그는 탈출 3일 전부터 교민을 일일이 찾아가 전부 차량을 태운 후 대사관으로 데려왔는데 이제 한국 군용기가 대기 중인 항구도시 포트수단까지의 이동이 남았습니다.
현지 시각 24일 새벽 5시 30분부터 시작된 탈출 작전은 최초 포트수단까지 13시간 걸리는 경로를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안전을 위해 33시간이 걸리는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이들을 실어 나른 버스에는 한국교민 외에도 5명의 일본인도 동승했는데 하르툼에서 시 외곽까지 이동할 때는 RSF 오토바이 호송단이 호위했고 이후 아랍에미리트 대사관 차량이 이들을 에스코트했다고 하는데요.
긴 이동 시간을 위해 교민들은 김밥 40줄과 떡 등을 준비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고 비상식량으로 준비한 과자와 라면, 오징어포, 인삼차 등을 나눠 먹으며 버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슈퍼 허큘리스를 타고 제다로 이동한 후 제다에서 시그너스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서울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사실 제 채널에서 이 콘텐츠는 며칠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는데 정부와 군이 보안의 문제로 엠바고를 요청한 상황이어서 혹 문제가 될까 싶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선점 보도의 욕심 때문에 자칫 작전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요.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했다고 하니 한숨이 놓입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