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장) 안녕하세요.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_이하 호칭생략) 네, 안녕하세요.
몸장)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인환) 저는 여의도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하고 있는 황인환이라고 합니다.
몸장)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황인환) 반갑습니다.
황인환) 많은 사람들이 화내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화를 낸다는 게 공격으로 느껴서 내가 공격을 한다고 느끼거나, 상대가 나를 공격한다고 느끼거나, 혹은 화를 내는 과정에서 내 공격성이 드러나서 이 관계가 완전히 깨지거나 갈등이 커지거나 하는 불안들도 있을 수 있어서 이런 게 화내기 어렵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황인환) ‘화를 내야 한다.’ 혹은 ‘화를 잘 참아야 한다.’는 늘 일관된 방식일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우리가 때에 따라서 화를 내야 될 때는 화를 낼 수 있어야 되고, 참아야 할 때는 참을 수 있어야 되고, 내가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이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몸장) 화를 언제 내야 되고, 언제 참아야 되는지, 그 기준을 제시해 주신다면요?
황인환) 개인 차가 있어서 어렵기는 하지만, 이 상황이나 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기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보편적으로 이 사람이 나에게 할 수 있는 말과, 혹은 그 말이 나에게 넘어올 수 있는 선 인지를 내가 한번 생각을 해보고, ‘이건 조금 이 상황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 관계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를 너무나 침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에는 화를 표현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몸장) 그런데 그 선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 기준이 다르잖아요? ‘이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거야.’, 혹은 ‘이 정도는 그래도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기준이 있을까요?
황인환) 그런 부분이 어떤 관계와 상황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직장 상사와 직원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혼을 내거나 고치라고 요구를 하거나 하는 게 적당히 무례하지만 않은 방식이라면, 우리는 허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어떤 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만약에 우리가 친구 관계인데, 친구가 자꾸 나에게 뭔가를 지적하거나, 나를 마치 혼내듯이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것은 그냥 우리가 이 관계를 생각했을 때, 보편적인 선을 넘는다고 느낄 수 있고, 이런 건 친구에게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몸장) 그렇게 하는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다? 그렇다면 그 상대방이 나에게 선을 넘는 그런 행동들의 몇 가지 예시를 좀 설명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황인환) 우리가 예상하는 이 관계의 어떤 특성들이 있을 텐데요. 직장 내의 관계라면, 우리가 업무적인 얘기에 대해서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얘기는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부분,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관계로, 친구 관계에서 서로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마치 이게 회사처럼 이 사람이 자꾸 나를 평가하듯이 이야기를 하거나 생각을 하거나, 이익 관계처럼 이익이 있을 때 나를 찾고, 내가 이익이 없다고 생각이 되면 나를 멀리하고 이런 관계도 역시 우리가 좀 실망과 서운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장) 사실 우리가 살다 보면 친구나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기대했다가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잖아요? 사실 이럴 때 화를 내면 괜히 나만 없어 보이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이럴 때 화를 참는 게 좋을까요? 내는 게 좋을까요?
황인환) 그래서 한번 내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알아차려야 되겠죠? 이 서운함 안에 느낀 게 화일 수도 있고, 내 기대에 대한 실망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우리가 실망한다는 것은 대부분 기대에 대한 좌절에 가까운 감정일 텐데요. 내가 이 사람에게 적절한 기대를 했는지를 먼저 점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황인환) 아까 제가 말씀드린 ‘내가 이 사람에게 하는 이 기대가 보편적인 기대인가?’ 인데요. 우리가 친구라고 하면 친구에게 거는 보편적인 기대들이 있죠. 이 친구가 분명히 내가 점검을 해봤을 때 당연히 우리 관계에서 할 수 있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기대를 이 친구가 좌절시키는 것 같다고 하면 이건 내가 당연히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실망인 것이고, 이것에 대해서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사실 관계를 조금 더 안정된 형태로 이어갈 수 있겠죠. 그런데 생각을 해봤더니, ‘내가 했던 기대는 사실 친구 관계에서는 얻기 어려운 기대이다. 내가 조금 더 무리한 걸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 같다.’ 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 친구가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이것에 대해서 내가 서운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씀처럼 뭔가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거죠.
몸장)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얼마 전에 굉장히 안 좋은 일이 하나 있어서 친구한테 말했더니, 친구가 그냥 이모티콘 하나 딱 보내고 마는 거예요. 그래서 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서 친구에게 “나는 너를 이렇게 생각했는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라고 솔직하게 감정 표현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네가 그 일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 이따가 같이 산책이나 할까?” 이렇게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에 대한 뭔가 기존에 있었던 오해까지 많이 사라졌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황인환) 그래서 우리가 이 불편한 감정을 순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내가 드는, 내 안에서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들을 대부분 다 억압하거나 억제하게 되거든요. 물론, 한두 번은 잘 넘어가질 수 있지만, 세상에 계속 참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터지게 되는데…뭐라 할까요? 가장 불편한 상황이 이런 상황이죠. 상대에게 전혀 신호를 주지 않고, 혼자서 계속 참고 참고 있으면, 상대의 감정에 민감한 상대라면, ‘이 친구가 나를 위해서 잘 참고 있구나. 배려해주고 있구나.’ 라는 걸 알고 앞으로는 조심하려고 하지만, 사실 모르는 사람들이 당연히 훨씬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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