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유튜버_이하 놀심)
김학진 교수_이하 호칭 생략)
김학진) 사실 이런 걸 우리는 공감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죠.
놀심) 반대로 관점 이동을 못 하는 사람은 굉장히 매력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학진) 네.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상대방의 관점에서 그 사람이 원하는 걸 볼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결여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호감을 얻는 데 실패할 수 있겠죠.
놀심) 가끔 TV나 주변에서 보면 관점 이동을 완전히 못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은 진짜 매력 없는 비호감으로 낙인찍혀서 고통받는데, 그 사람들은 뭐가 잘못될지도 모르더라고요. 이런 경우에 문제를 개선하고 더 호감 있는 사람으로서 거듭날 수 있을까요?
김학진) 저는 그럴 때 굳이 관점 이동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보다는 그 사람의 공감을 확장하는 방법을 더 추천하고 싶어요. 공감을 오히려 확장하는 방법이 본인에게도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 그 사람의 인간관계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을 확장하기 위해서 세 가지 방법을 저는 추천하고 싶은데요.
김학진) 첫 번째는 다양한 경험이죠. 어쨌든 사람은 내가 경험한 것을 통해서 나의 감정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는 건 당연히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누군가의 상황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죠. 가난이라든가 학교폭력이라든가. 이런 상황들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게 정말 어려울 거예요.
김학진) 두 번째, 경험에서 더 나아가 이 경험에서 발생하는 감정을 인식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해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감정이라고 하는 건 결국 나의 신체 향상성을 더 잘 해결하기 위해서 뇌가 노력하는 과정이거든요.
감정을 다양화하고 세분화해서 감정 리스트를 확장하게 된다는 건 결국은 우리 뇌가 나의 신체를 더 잘 컨트롤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발생할 때 그걸 최대한 세분화해서 그 감정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려다 보면 내 감정 리스트가 점점 확장될 수 있습니다.
김학진) 그걸 통해서 우리는 나와 전혀 경험이 다른 누군가의 감정에 공감하려고 할 때 그 사람의 감정을 다시 재구성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훨씬 더 풍부하게 되는 거죠. 감정 리스트의 확장은 나의 생존 가능성도 높여주지만, 부수적으로 타인과의 공감 능력도 확장해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놀심) 우리가 보통 어떠한 일을 경험하면 그것을 감정으로 분류하기보다는 바람처럼 스쳐 보내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지나가는 감정을 잡아서 리스트로 추가해 놓는다면 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리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거죠?
김학진) 재료를 더 늘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학진) 시뮬레이션을 위해 사용할 재료를 늘리는 거죠. 내 감정을 훨씬 더 촘촘하게 세분화하게 되면 그걸 재조합해서 만들어 내는 타인의 감정도, 정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놀심) 그러면 그렇게 감정을 세분화하는 방법을 실질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학진) 이런 상황을 떠올려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모임에서 누군가가 자기 과시했어요. 잘난 척하는 행동을 했어요. 거기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이 들 수 있죠. 내가 예전에 누군가의 앞에서 잘난 척했던 상황이 떠오르고, 그때 내가 굉장히 부끄러웠을 수 있어요. 그 사람에게 면박을 줄 수도 있고, 그 사람을 비난하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김학진) 이게 어떻게 보면 인간관계가 조금 불편해질 수 있는 상황이죠. 나의 과거 경험을 내가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의 그 감정을 해결할 방법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방에 그걸 투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에 내가 예전에 잘난 척하고 싶었던, 자기를 과시하고 싶었던 상황에서 그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면 그리고 그걸 좀 더 성숙하게 해결할 방법을 알아냈다면 내 앞에서 자기 과시하는 그 사람에 대해서 나는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의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는 말을 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사람을 더 잘 보듬어 줄 수 있는 행동을 할 수도 있겠죠.
놀심)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김학진) 그 이해는 결국은 내 감정을 내가 어떻게 해소했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공감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나의 감정 해소고요. 내가 그 감정을 어떻게 해소했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놀심) 너무 좋은 말씀 해 주셔서 생각이 정말 많아지네요.
김학진) 사실 공감이라고 하는 게 무작정 누군가를 이해하라고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굳이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거죠.
김학진) 내 감정을 더 잘 이해하는 것에 대한 부수적인 선물처럼, 나를 이해할수록 타인과의 공감 영역이 더 깊어지고 확장될 수 있다는 거죠.
놀심) 이게 참 재미있는 게,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만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더 넓어진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어떤 것에 집중하는 게 좋을까요?
김학진) 가능하면 모든 감정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고요.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근원을 볼 때 가장 갈등을 많이 유발하는 감정은 인정 욕구라고 말할 수 있어요.
김학진) 누군가에게서 ‘너 왜 이렇게 공감하지 못하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불쾌할 수 있고,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죠. 그리고 공감을 못 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혐오하거나 비난할 수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내가 왜 수치심을 느꼈는지, 내가 왜 혐오감을 경험했는지. 이런 원인을 잘 파고 들어가다 보면 나의 인정 욕구가 있을 수 있단 말이죠. 자기감정을 인식하는 습관이 결국 나의 감정 리스트를 확장해 줄 수 있죠. 그러면 이런 게 재료가 되어서 타인의 감정을 재구성할 때 훨씬 더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놀심) 그렇다면 반대로 공감을 너무 잘해서, 과도한 공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학진) 과도한 공감을 경험할 때 사실 그 원인에 대해서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어요. 정말 높은 공감 능력 때문인 게 아니라 과거에 그 사람이 힘들었던 상황, 그때 그 사람이 경험했던 그 감정이 제대로 잘 해소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 상황과 감정을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해서 이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투사 되는 건 아닌지, 이걸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김학진) 굉장히 가난한 사람을 봤을 때 내가 너무 심하게 공감한다거나, 학폭의 피해자였던 누군가를 볼 때 과도하게 공감할 경우 이런 경우에 어떻게 보면 그 과도한 공감 뒤에는 나의 유사했던 과거 경험 등이 아직 잘 해결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투사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놀심) 나의 컴플렉스 때문에요?
김학진) 컴플렉스로 볼 수도 있죠.
놀심) 내가 너무나 공감을 잘한다는 건 능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결되지 않은 감정 때문일 수도 있다.
김학진) 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는 사실 이 감정을 공감이라고 믿고 그걸 그대로 행동으로까지 이어가는 건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학진) 누군가에게 공감했을 때 진짜로 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나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감정을 좀 필터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나의 어떤 인정 욕구를 줄여줄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나의 감정을 먼저 해결하는 게 우선 되어야 한다는 거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나의 과거 감정을 먼저 해결한 뒤, 그 뒤에 타인을 돕는 행동으로 나가는 게 감정을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건강한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놀심) 저번 시간에, 감정을 기록해 보라는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그런 감정을 기록하고 나서 살펴봤을 때, 특정 부분에 어떠한 감정이 과도하게 올라오는 게 보인다면 그게 나의 응어리 진 감정일 수 있다고 파악할 수 있겠네요.
김학진) 네. 사실 인정 욕구를 굉장히 부정적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인정 욕구는 삶을 지탱하는 굉장히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의 사회적 관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도하고요. 이걸 우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서 나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나뿐만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사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겠죠.
놀심) 오늘 김학진 교수님을 모시고 공감과 관점 이동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욕구를 줄이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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