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S600 사양에 신형으로 거듭난 만큼 517마력에, 12기통 트윈 터보 엔진이 장착됐고, AK 소총과가 폭발물로부터 탑승객을 보호하고, 타이어가 파손돼도 시속 80km/h로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를 이용할 때도 이 모델이 함께 했습니다. 의전 차량이 다양해지는 와중에도 캐딜락에 대한 청와대의 애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15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벤츠 S600 가드와 함께 캐딜락의 신형 드빌 리무진도 의전 차량으로 이용했어요. 드빌은 플리트우드가 단종되면서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 포지션을 넘겨받은 모델이었습니다. 캐딜락 원, 일명, ‘비스트’로 불리는 현재 미국 대통령 의전차도 이 드빌의 신형 모델을 베이스로 만들어졌었죠.
그 아무리 보수적인 캐딜락이라도 디자인 트렌드의 파도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신형 드빌은 종전의 날카로운 칼주름 대신 부드러운 곡면을 적극적으로 쓰면서도 낮고 넓은 차체를 유지해 아메리칸 럭셔리 특유의 단정하고 무게감 있는 외모를 그대로 뽐냈습니다. 아쉽게도 미국 모델은 업무 중 활용하는 공식 의전 차량에서 빠졌고, 독일 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과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 방탄 모델을 이용했습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럭셔리카 시장에서 엄청난 호불호와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킨 크리스 뱅글의 4세대 7 시리즈는 이후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의 손을 거쳐 전보다는 훨씬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거듭났습니다. 지금 봐도 디자인이 상당하죠? 당시 청와대가 도입한 차량도 2006년 출시된 이 4세대 7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BMW에서 자체 제작한 방탄 사량인 하이 시큐리티 모델이었습니다.
가장 강력하고 고급스러운 모델인 760Li를 베이스로 제작돼, 최고 출력 438마력을 발휘하는 V12 6.0L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품었고, 선대 차량들 못지않은 방호 성능과 특수 타이어를 갖췄죠. 플래그십 조차 날렵하게 만들어버리는 BMW답게 집중 포화 속에서도 누구보다 잽싸게 도망갈 수 있도록 설계된 차량이었습니다. 똑같은 차량을 5대 구매해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이는 대통령 경호 시, VIP가 어느 차량에 탑승해 있는지 드러나지 않도록 같은 차량 여러 대가 동시에 이동해야 하며, 각종 정비나 비상상황 발생 시 예비 차량으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에 여러 대를 한꺼번에 구매한 것이었고, 전직 청와대 경호원이 직접 나서 일을 설명하면서 일단락되기도 했습니다.
어딘가 가려운 구석에 드디어 손이 닿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청와대의 요구를 만족할 만한 국산 방탄 차량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수입 차량에 의존해 왔었는데요. 자국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솔직히 자존심 상하는 부분이었죠.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초로 국산차를 공식 의전 차량으로 이용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주인공은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2세대 에쿠스 리무진이었죠. 기존 세단의 중간 부분을 살짝 늘려 보다 넉넉한 뒷좌석 거주성을 확보한 모델입니다. 2세대 에쿠스는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1세대 에쿠스와 달리 독자 개발한 후륜 구동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돋보였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 V8 5.0L 타우 GDi 엔진은 430마력, 최대토크 52kgf.m에 넉넉한 힘을 제공했어요. 물론 주행 성능이나 만듦새는 기존에 사용하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하면 많이 뒤쳐지는 모델이었지만, 외관에서 풍기는 포스 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드디어 국산 모델이 대통령 의전차로 사용된다는 것에 그 의미가 컸죠. 다만,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방탄차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은 없었기 때문에 해외 방탄차 전문 업체의 개조를 맡기는 형태로 제작해 청와대에 제공했습니다.
이후 국내 공식 행사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뽐냈죠. 18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현 19대 문재인 대통령에서는 아예 한 술 더 떠, 청와대 전용 스트레치드 리무진을 새롭게 만들어 제공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사용된 일반 리무진 모델에 비해 길이를 1m 가까이 더 늘려 S클래스 풀만에 밀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외관을 자랑했고, 실내 거주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한 눈에 봐도 뭔가 어마어마하죠? 전장은 6.7m로, 최대 6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총 중량은 약 5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상세한 제원은 보안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높은 수준의 방탄 성능은 물론 폭발물 화생방 공격으로부터 탑승객을 보호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와 소통이 가능한 첨단 통신 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러한 장비들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다만, 엄청난 무게로 인해 타이어 교체 주기가 상당히 빠르다고 하며, 서스펜션 관련 부품 역시 주기적으로 교체를 해줘야 하는 등 유지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든든한 국산 의전 차량이 생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벤츠를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청와대는 세대 교체를 거듭하면서 주행 성능과 디자인 방탄 성능까지 모두 업그레이드한 S600 카드를 연이어 도입했습니다. 8세대 S클래스는 전작의 부드러운 인상을 벗어 던지고, 날렵하고 강인해 보이는 디자인과 볼륨감 있는 차체 디자인으로 출시와 함께 엄청난 인기를 끈 모델이었습니다. 물론 S클래스답게 넘칠 듯한 편의 사양과 당대에 장착할 수 있는 모든 첨단 안전 사양도 전부 장착한 모델이었죠.
이번에도 벤츠는 전 세계 VIP들을 대상으로 방탄 모델을 따로 내놨고, 노멀 세단 버전은 물론, 스트레치드 리무진 버전인 S600 풀만 가드까지 정식으로 출시했습니다. 청와대도 이 두 모델을 모두 구입해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이용했죠. 최고급 사양인 S600을 베이스로 하는 만큼 엔진은 V12이 5.5L 트윈터보 사양이며, 최고 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84.6kgt.m의 어마무시한 힘을 제공합니다.
차체를 보강하느라 무거워진 중량과 리무진 모델의 육중한 차체도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성능이었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현재는 9세대 W222 모델까지 도입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벤츠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에 따라 전작의 분위기를 이으면서도 곡선이 돋보이는 파격 변신을 시도한 9세대 S클래스는 다행히 S클래스라는 지나가던 동네 꼬맹이도 알 만큼의 명불허전 브랜드 파워와 그에 걸맞는 상품성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았습니다.
이번 모델 역시 노멀 세단 버전과 롱 휠베이스 버전, 슈퍼 럭셔리인 마이바흐에, 풀만까지 다양한 라인업과 BTS 못지 않은 방탄 라인업까지 갖췄고, 청와대는 이 중 롱 휠베이스 모델과 여러 고급 사양이 더해진 마이바흐 모델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약 5억 원부터 시작하며, 중기관총과 폭발물, 화생방 공격은 물론, 조건에 따라 대전차 미사일까지 방어해내는 ‘VR9 등급’을 달성했다고 하네요.
사실, 이걸 보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거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오늘의 마지막 주인공은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하고 있는 두 번째 국산 대통령 의전 차량 제네시스 EQ900 리무진입니다. 에쿠스의 후속격인 EQ900은 국산 최초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출시됐죠. 이후 G90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고, 얼마 전 2세대 모델이 투입되어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모델부터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소재, 승차감, 부족할 것 없는 첨단 사양으로 무장해 수입 플래그십 세단과의 품질 격차를 눈에 띄게 좁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따라가면 쟤네는 저만치 도망갈 수도 있고…) 이번에도 5.0L GDi 엔진을 탑재하고 허리를 살짝 늘린 EQ900 리무진 모델을 선택했고, 독일의 방탄 차량 제조업체인 ‘트라스코 브레맨’에 의뢰해 특수 제작했습니다. 선대 에쿠스 리무진처럼 1m 가까이 늘린 별도의 스트레치드 모델은 따로 만들지 않았네요. EQ900 리무진은 자동 소총, 수류탄, 화생방 공격에 대응이 가능한 VR8 등급 수준의 방탄 성능을 확보했고, 청와대는 약 18억 원에 이 차량을 3대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당 약 6억 원 정도네요. 이후 여러 공식 석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 차량을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습니다. 다양한 시선이 있겠지만, 확실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대표할 만한 차량임에는 이견이 없죠.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과 함께한 역대 청와대 공식 의전 차량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통령 의전차는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 타는 만큼 강력한 무기와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특수 소재로 차체 겉면을 강화하고 다양한 장비를 탑재해 말 그대로 움직이는 벙커로 거듭나죠. 그런데 벙커는 무겁습니다. 일반적인 세단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의 스트레스가 가해집니다.
이를 모두 견뎌내면서도 탑승객을 편안히 모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 의전 차량은 그 자체만으로 제조국의 기술력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평가 받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산차가 청와대 공식 의전 차량으로 이용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볼 수 있죠. 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자연스럽게 집중되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노출되는 일이 작기 때문에 기업 홍보 효과도 부가적으로 따라오게 되니까요. 앞으로 어떤 차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이 되어 줄까요? 차기 대통령은 과연 신형 G90을 의전차로 사용할까요? 다음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사소하지만 궁금한 자동차 이야기’ 멜론머스크였습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