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9살 홍준서라고 하고요. 김포 통진읍에서 고깃집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게 한쪽에 직원들이 침구 깔아놓고 자고 있는데, 가게 안에 숙소가 있어요. 계속 쭉 여기서 자고 있고요.
원래 집은 서울 서대문 연희동에 있는데, 가게에 있으면 집에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좀 절약이 되고요. 가게 생각만 하니까 나름 좋을 게 많아요. 월세도 따로 안 나가고요.
장사한 지는 1년 4개월 정도 됐어요. 매출은 평균적으로 한 1억 정도 나오고요. 테이블 12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배달 장사했었고, 마트 캐셔도 해보고 별의별 일을 다 하긴 했었는데, 코로나 때 이쪽으로 넘어오게 됐어요.
저희 부모님이 원래 고깃집을 하셨거든요. 근데 부모님이 10~20년 동안 해오신 게 있으니까 남들보다는 고깃집으로 빨리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하던 거 해야겠다 싶어서 고깃집 하러 온 거예요. 배달 장사도 고기만 팔았는데, 배달은 워낙에 안 남더라고요.
창업 자금은 친구 2명이 저한테 장사하자고 하면서 투자해 줬어요. 돈은 자기네들이 댄다고 하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보증금 5,000만 원에 인테리어 3,000만 원 들었는데, 지금 원금 회수도 다 끝났고, 평범하게 가는 중이에요.
저희가 2호점도 2월쯤에 오픈할 계획인데, 거기도 친구들이랑 같이 들어가요. 애들이 돈 넣고 제가 운영하고요. 창업 자금이 딱 3,000만 원만 들어갔어도 제가 구할 수 있었을 텐데, 보증금도 들어가야 하고 당시에 코로나가 한창이어서 저도 좀 어려웠어요. 근데 기회다 싶어서 시작했죠.
장사가 안 되는 가게들 가보면 그런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나라 경제 때문에 그렇다, 뭐 때문에 그렇다… 근데 사실 그건 이유 갖다 붙이기 나름이거든요.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저희 부모님 장사할 때 제가 같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이세돌이 바둑을 둬서 장사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딱 느낀 게 사람들이 장사가 안 되는 원인을 회피하려고 하는구나 싶었어요.
아무리 경제가 힘들어도 사실 되는 가게들은 더 잘 되잖아요. 경제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기보다는 그 가게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죠. 외부에서 안 되는 요인을 찾으니까 얼마나 많겠어요. 사업 아이템은 좋은데 때를 잘 못 만났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갖다 붙이고는 하죠.
건물 뒤쪽에 볏짚 모아둔 곳이 있어요. 이 볏짚은 바로 쓰는 게 아니고, 이게 말리면 말릴수록 더 좋거든요. 갈수록 향이 더 좋아져요.
마당이 약간 캠핑장처럼 되어 있잖아요. 창업 비용이 3,000만 원밖에 안 들어갔는데, 여기 보시면 이런 자갈 같은 것 깔 때 인테리어 업자한테 말하면 거기서 필요 없는 돈이 많이 나가요. 그래서 이거를 앞에 석재상 같은 곳에 가서 덤프트럭으로 톤 단위로 받아오는 거죠. 그러면 엄청 싸거든요. 저희가 바꾼 거는 벽지 새로 한 거랑 테이블 새것으로 바꾸고, 의자는 또 원래 있던 거예요.
바닥 권리이면서 최대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에 들어가야 해요. 예를 들어 가게 나간다는 사람 있으면 권리금 대신 이사 비용이라든지, 그 정도 돈 챙겨드리면 그거는 나쁜 게 아닙니다. 그 정도는 챙겨드리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거죠. 근데 권리금으로 막 5,000만 원, 1억 갖다주고 들어가는 건 힘들겠죠. 회수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사람들이 그런 걸 좀 알았으면 좋겠는데, 장사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진짜 조심해야 해요. 왜냐하면 그 들뜬 마음이 미래지향적으로 좋은 그림만 그리잖아요. 그런 부드러운 마음으로 나가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장사는 남의 돈을 뺏어 와야 하는 건데… 근데 그거를 돈 뺏기는 사람도 만족시켜야 하고, 돈을 가져오는 사람도 만족해야 하면 그게 보통 마음으로는 힘든 거잖아요.
저희가 예약은 따로 안 받고 있거든요. 단순하게 그냥 테이블이 묶여서 손님을 안 받는다기보다는 예약을 안 하고 오신 분들이 더 많다는 거죠.
날 추울 때는 밖에 있는 테이블 3개는 안 쓰고, 안에 9개만 쓰고 있어요. 추워도 저기에 앉겠다고 하시면 열어드려요. 근데 100명이면 100명 다 힘들어하시죠.
매출이 한 달에 1억이면 평일에는 한 200만 원 정도 꾸준히 나와야 하고요. 주말에는 하루에 600만 원씩은 나와야 해요. 그리고 월요일에 다 같이 쉬어요. 그래서 월요일에는 파김치를 담거나 자잘한 일을 또 하는데, 평소처럼 12시에는 안 일어나니까 쉬긴 쉬는 거죠.
사실 저는 생각하는 게 지금 몸이 힘들잖아요. 근데 몸이 힘든 게 나쁜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이제 나이가 40~50살 넘어갔을 때 막말로 주머니에 돈이 없고, 가족이 없으면 되게 초라해지더라고요. 그 모습이 저는 더 지옥같이 느껴졌어요. 근데 몸 힘든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리고 저는 장사가 안 되는 집도, 잘 되는 집도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다른 가게 가면 직원이 많은지부터 봐요. 그리고 그 직원이 웃고 있는지 보는데, 100명이면 100명 다 안 웃어요. 그런 가게들 별로 오래 못 가요.
근데 직원들이 활기차고 손님들도 웃고 떠들고 있으면 음식 맛은 필요 없어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한테 항상 고맙죠. 저 믿고 계속 따라가 주니까 그게 제일 고마워요.
이쪽은 저랑 같이 하는 가게에 투자한 친구인데, 주말에 바쁠 때만 나와서 도와주거든요. 이 가게 매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익을 가져가고 있어요. 한 달 수익은 지금 1억 정도 팔면 3,000만 원 정도는 남는 것 같아요. 거기서 나눠 가지는 거죠.
서른 살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성공이란 단어가 제일 위험한 단어예요. 거기에 취하는 순간 이제 끝나는 거예요. 매출이 괜찮다고, 이걸 위안으로 딱 삼는 순간 사람이 앞으로 못 나가요. 그러니까 계속 달려야 해요.
부모님이 어떻게 돈 벌어 왔는지를 제가 보니까 그냥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예를 들면 식당 가서 ‘나였으면 이렇게 할 텐데…’ 하면서 역으로 한 번 생각해 보는 거예요. 내가 손님이라면 어떤 가게를 많이 가는지 계속 생각하다 보면 갑자기 어느 순간 뭐가 보여요. 생각이 깊어지면 약간 망상 아닌 망상 비슷하게 해서 시뮬레이션이 머릿속으로 막 돌아가더라고요.
지금 가게 앞에 계신 분들이 다 손님이세요. 지금 차 안에서도 아마 대기하고 계실 거고요. 아직 오픈 시간이 안 돼서 대기하고 계신데, 사실 다른 데는 11시 50분 되면 받기도 하잖아요. 근데 그러면 저희 직원들 동선이 꼬여요. 하루 일과 자체가 다 틀어져요. 그리고 손님들이 앞에서 딱 버티고 있으면 직원들이 불편하잖아요. 사실 직원들이 등 따뜻하고, 배부르고, 웃어야 제가 웃거든요.
일단 기다리시는 분들 대기표를 다 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순서대로 입장하시는 거죠.
저는 이제 초벌구이 하려고 해요. 여기 있는 짚으로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거는 참나무인데, 하나씩 숯 옆에다가 끼워 넣으면 향이 좋아요.
불 지필 때는 탄도 섞어 써야 하는데, 여기서 쓰는 게 아마 탄 중에 고깃집 가면 제일 싸구려인 탄일 거예요. 근데 이 탄이 향이 좋아요. 오히려 좋은 숯으로 올라갈수록 향이 잘 안 나거든요. 이거는 최고 등급 제일 좋은 지리산 참숯인데, 화력은 좋고 향이 안 나요.
이게 저희 메인 우대갈비인데요. 제일 좋은 등급이거든요. 우대갈비는 고깃집에서 보면 초벌 해서 주실 거예요. 그러면 향이 확실히 좋아지거든요. 근데 다른 가게들은 우대갈비가 생고기인데, 저희는 양념이 조금 되어있어요. 그 이유가 양념 고기랑 숯불이 만나면 향이 극한으로 올라오거든요. 여기에 짚 향까지 입혀야 하니까 초벌 해서 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안에 들어가시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불판이 숯불이 아니고 판이라서 그냥 나가면 이 숯불에서 주는 풍미를 못 느껴요. 이게 판 위에 올라가면 간장 맛이 풍요로워지면서 향이 더 올라오거든요.
밖에 연기가 자욱한데, 이거 일부러 연기를 빼는 거예요. 이것도 마케팅의 한 종류예요. 음식은 일단 냄새가 나야 해요.
지금 테이블마다 나가 있는 우삼겹은 제가 손님들 오시면 직원들한테 주라고 시킨 거예요. 다른 식당 가면 서비스로 묵사발이라든지, 무침 같은 게 나오잖아요. 근데 별로 안 와닿거든요. 왜냐하면 손님들도 어느 정도 계산이 되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것보다는 손님들한테 와닿는 것, 고기 드시러 오셨으니까 고기를 드리는 거죠. 또 나가실 때 든든하게 먹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좋은 걸로 드리는 거죠.
지금 시간이 12시 48분인데, 48분 만에 142만 원어치 매출을 올렸네요. 고기 장사가 힘들다고 하잖아요. 근데 힘들어야 돈 버는 거예요. 안 힘든데 돈 버는 건 없어요.
점심 장사는 2시까지만 받고요. 점심시간 끝나고 나면 직원들이랑 고기 먹으러 가요.
이제 손님을 그만 받으려고 하는데, 지금 기다리는 분들까지 들어오면 딱 시간이 맞을 것 같고, 더 받으면 시간이 애매해지거든요. 물론 저는 손님을 더 받고 싶은데, 이따가는 직원들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파이팅 있게 일을 못 해요.
점심시간은 이제 끝났고요. 2시간 동안 210만 원 정도 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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