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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차의 시조 ‘티코’ 이야기 (1부) ‘OOOO’ 때문에 탄생한 실속형 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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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불경기에 더욱 강한 차가 있습니다. 바로 경차인데요. 그동안 내리막을 걸으며 국내 누적 판매 대수 10만 대 미만으로 떨어졌던 경차 시장이 2022년 30% 이상 성장하며 크게 반등했습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판매량이 늘어나 경제 지표로 활용되기도 하는 1톤 트럭처럼 연이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요즘 분위기 덕분인지, 저렴한 유지비를 앞세운 경차가 다시금 주목받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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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경차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는데요. 이번엔 이 치열했던 경차 시장의 시작을 알렸던 우리들의 기억 한쪽에 남아있는 한 작은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위기를 발판 삼아 등장해 또 다른 위기를 만나 승승장구했던 차, 경차라는 새로운 세그먼트의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이후로 펼쳐질 경차 전쟁의 진정한 ‘스파크’가 되어 주었던 이 차. 이번 시간에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경차 대우 ‘티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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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말 또 한 번 들이닥친 오일쇼크는 전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무사하지는 못했는데요. 가뜩이나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생필품 파동이 일어날 정도로 물가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자동차가 제대로 팔릴 리 없겠죠.

1983년, 상공부는 자동차 보급과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국민차 보급 계획을 세웠고, 자동차 제조사들에 저렴한 가격의 작고 경제적인 승용차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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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조사들의 반응을 시큰둥했습니다. 채산성이 낮아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 차종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기준에 맞는 새로운 차를 개발하려면 제아무리 경차라도 수천억 원이 투입되어야 하는 데다 그나마 잘 팔리던 소형차 시장이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어요.

하지만 끝내 대우그룹이 이 국민차 프로젝트를 맡게 됐고, 대우조선공업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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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우자동차가 아닌 대우조선에서 이걸 진행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 당시에도 대우자동차는 미국 GM과 50%가량 지분을 나누고 있어 여러 중요한 의사결정마다 GM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에 이런 불편을 피하고자 순수 대우자본으로 이루어진 별도 법인을 설립한 것이죠.

내막은 전혀 다르지만, ‘현대 싼타모’, ‘갤로퍼’를 현대자동차가 아닌 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만든 것도 유사한 케이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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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우국민차가 출범했고, 위험 부담이 큰 사업에 독자 개발까지 추진할 여력이 없었던 대우는 예나 지금이나 독보적인 경차 선진국 일본의 경차 모델을 들여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스즈키’와 기술 제휴를 맺고 한창 판매 중이던 3세대 ‘알토’를 라이선스 생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친김에 같은 회사의 원 박스 경형 밴과 화물차까지 들여와 경상용차로 함께 출시할 계획도 이때 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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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선소가 있던 경남 거제 인근 창원에 총 2천억 원 규모의 생산 공장을 갖추고 엔진을 비롯한 각종 부품을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수정하는 등 현지화를 거쳐 양산에 돌입, 1991년, 국민차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자 우리나라 첫 번째 경차 ‘티코’가 출시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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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은 거액의 상금을 내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지어졌는데, ‘TIny’, ‘TIght’의 ‘TI’에 ‘COnvenient’, ‘COzy’, ‘COmpanion’, ‘ECOnomical’의 ‘CO’를 떼다 붙인 합성어인 ‘TICO’, ‘티코’가 선정됐고, 생김새와 어울리는 귀여운 어감에 작고 편안하고 실용적인 차라는 뜻을 내포했습니다.

원본 모델인 ‘스즈키 알토’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긴 외관은 마치 깍두기를 썰어 놓은 듯 보기만 해도 실용적인 박스형 차체에 작은 바퀴, 디스커버리 부럽지 않은 쿼터글라스… 장식 요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유럽 해치백을 연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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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타이트한 일본의 경차 규격에 맞춰 만들어진 모델인 만큼 전장 3.5m, 폭 1.5m, 전고 2m 미만이었던 과거 국내 경차 규격에도 못 미치는 아담하고 앙증맞은 사이즈를 자랑했죠. 네모반듯한 외관이 유난히 돋보여서 흰색은 각설탕, 빨간색은 깍두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어요.

저는 차보다도 동명의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했는데, 어찌하여 작고 귀여운 것에는 다 ‘티코’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어렸을 때는 비싸서 사달라고 하기도 눈치 보이던 아이스크림인데, 이제는 제 돈으로 잔뜩 사 먹을 수 있게 될 줄 알았지만… 요즘도 손 떨리는 가격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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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외관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었습니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보면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참 단정하고 깔끔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정부가 요구한 판매가인 200만 원대에 최대한 근접시키기 위해 오로지 이동 수단에만 초점이 맞춰진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덜어낸 허허벌판 같은 인테리어였어요.

철판이 훤히 드러난 것과 10만 단위 적산거리계가 없는 것만 봐도 차가 얼마나 원가 압박에 시달렸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죠. 심지어 RPM 게이지조차 이 차에는 사치에 불과했기 때문에 변속 타이밍은 차와의 교감을 통해 결정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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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있는 카세트 라디오가 감사하게 느껴질 만큼 당시에도 흔했던 디지털시계나 파워윈도우조차 옵션으로 빼버려 운전석과 조수석 할 것 없이 수동 개폐기, 일명 ‘닭다리’를 돌려 창문을 열어야 했어요.

그래도 온전히 갖춰진 4개의 문과 넉넉하지는 않지만 4인 가족은 충분히 탈 수 있는 공간, 뒷좌석은 폴딩 기능까지 넣어 해치백 특유의 실용성까지 충실하게 갖췄죠. 또 높은 전고와 큼지막한 유리창에서 오는 넉넉한 헤드룸과 탁 트인 개방감으로 짧은 차체와 비좁은 전폭에서 오는 답답함을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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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파워트레인은 의외로 알토와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습니다. 660cc에 불과했던 내수용 알토와 달리 수출형에 쓰이던 800cc급 엔진을 탑재했고, 그마저도 1L에 미치지 못하는 배기량의 빈약한 성능이었지만, 다행히 가벼운 공차 중량과 수동 변속기의 빠릿한 직결감 덕분에 출시 당시 출력 부족으로 인한 불만은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승차 인원에 따라 주행 성능이 눈에 띄게 달라졌고 최고 속도는 시속 150km 정도였지만, 대화가 힘들 정도의 소음,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차체가 탑승객에게 불안감을 유발했기 때문에 시속 100km를 초과하는 고속 주행은 사실상 무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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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점은 뛰어난 연비가 모조리 상쇄했죠. 경차라는 차급에 기대한 만큼 리터 당 20km를 웃도는 연비를 선사하면서 기름 냄새만 맡아도 차가 간다는 기분 좋은 우스개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런 연비는 4단 및 5단 수동 변속기 모델에 한정된 이야기였고, 나중에 추가된 3단 자동 변속기 모델은 수동에 비하면 가격도 비싸고 연비도 떨어져 감동이 덜하기는 했지만, 대신 주행 편의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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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93년에는 투톤 플라스틱 가니쉬와 후면 유리에 스포일러를 더해 더욱 스포티하게 꾸민 ‘티코 슈퍼’, 94년에는 뒷좌석에 적재 공간을 마련한 ‘밴’ 모델을 출시해 보다 다양한 수요에 발맞췄습니다.

아울러 95년에는 내/외관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고 편의사양을 확대 적용해 상품성을 높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해 이듬해 도입된 경차 혜택을 등에 업고 높은 인기를 이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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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일 쇼크가 서서히 해소되고 80년대 중후반부터 다시금 경제 호황이 이어지자 반대로 티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물가에 따른 에너지 절감과 국민차 보급이라는 두 가지 목표 중에서 하나가 희미해지면서 변변한 편의장비 하나 없이 그저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염가형 소형차를 소비자들이 기피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죠.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티코는 큰 기쁨을 안겨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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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가 요구한 200만 원대 가격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마이카 열풍을 타고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데다 경제적인 이동 수단이 필요했던 학습지, 가전제품 점검 등 그사이 늘어난 방문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크게 환영받으면서 91년 출시 첫 해, 31,000여 대, 이듬해 59,000여 대를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출시 초, 대우 김우중 회장이 차량 홍보를 위해 한동안 티코를 타고 출퇴근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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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996년에는 한 가구에 2대 이상 차량을 보유한 경우 높은 세금을 매기는 중과세 정책에서 경차를 제외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반값으로 할인해 주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이 더해지면서 유지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컨드카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티코 역시 편의사양을 추가하고 겉모습을 치장해 싸구려 차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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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려가 완전히 빗나가지는 않았는데요. 자동차를 사회적 계급의 표상처럼 여기는 문화가 그때 역시 심했고, 차 있는 집보다 없는 집이 많았을 때였음에도 겉보기에 부실해 보이고 비좁은 경차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또 옵션을 추가해도 여전히 형편없는 편의장비, ‘티코 시리즈’ 등 우스갯거리로 전락해 버린 이미지 덕분에 서서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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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를 샀더니 사은품으로 티코가 왔다느니, 멀쩡하던 차가 움직이지 않아서 확인하니 도로 위에 껌을 밟고 있더라는 둥 가뜩이나 ‘프라이드’ 같은 소형차도 무시당하는 판국에 더 작은 크기의 티코가 등장했으니 장난기 가득한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기에 충분했죠.

그래도 ‘작고 귀여운 차’의 대명사가 되면서 각종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 출연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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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지금도 경차 구매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인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나름 도어 내부에 임팩트 빔을 설치하고 범퍼 길이를 늘여 보강재를 더하는 등 안전에 신경 쓰기는 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한 낮은 안전성은 어쩔 수 없었고, 연약해 보이는 외관만큼이나 실제로도 튼튼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차체 설계와 파워트레인이 발달하면서 가벼운 무게 혹은 몸무게가 좀 더 무거워지더라도 더 경쾌한 몸놀림과 높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연비를 위해서는 무조건 차를 가볍게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안전성의 저하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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