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오늘은 나빌리오 구경도 하고, 빈티지 숍에 갈 거예요. 제가 밀라노에 올 때 옷을 많이 안 챙겼어요. 옷을 챙겨가면 짐만 될 것 같아서 최소한으로 챙겼거든요. 저는 빈티지를 엄청 좋아해서 유럽의 빈티지 샵에 대한 로망이 가득한데, 남자 친구가 괜찮은 빈티지 샵을 알고 있다고 해서 그쪽에서 옷 쇼핑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이탈리아에는 밤이든 낮이든 길거리에 산책하는 강아지가 정말 많아요. 강아지를 하루에 3번 이상 산책시켜야 한다는 법도 있다고 해요.
지하철역에 걸어가서 승차권을 샀어요. 자판기로도 살 수 있고 가게에서도 살 수 있어요. 이탈리아 지하철에는 스크린 도어가 없어서 왠지 어색하고 낯설었어요. 저희는 나빌리오와 제일 가까운 역인 포르타 제노바 역에서 내렸어요. 이 근처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패션 회사가 많이 모여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유독 더 옷을 잘 입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여기 너무 예뻐요! 두오모는 두오모 하나가 강렬하게 예쁜 거라면, 나빌리오는 건물색과 다리 등이 엄청 조화로워서 예뻐요. 강물이 엄청 더러웠는데 물고기가 꽤 많았어요. 가끔 공무원분들이 배 타고 나빌리오 운하에 떨어진 쓰레기를 건진다고 해요.
나빌리오 운하를 구경한 후 비비오라는 빈티지 샵으로 향했어요. 빈티지 샵에서 쇼핑한 후에는 스폰티니(밀라노 대표 피자)를 먹으러 갈 예정이에요.
오랜만에 맡는 빈티지 냄새와 함께 보물 찾기를 시작했어요. 샵이 엄청 특이한 미로처럼 되어 있고 생각보다 꽤 넓었어요. 그런데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없어서 다른 빈티지 샵으로 넘어왔어요. 이곳에도 좋은 브랜드나 명품은 많았는데 디자인이 다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이 골목에 빈티지 샵이 정말 많아서 다 둘러봤지만 살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쇼핑 실패.
쇼핑 실패 후 피자 먹으러 스폰티니에 도착했어요. 스폰티니 글루텐 프리 지점이라고 해요. 글루텐 프리 피자인 것 같아요. 저희는 마르게리타 하나랑 프로슈토 하나를 시켰어요. 앉을자리가 없어서 서서 먹게 됐어요.
스폰티니는 밀라노에서 제일 유명한 피자 프랜차이즈예요. 피자가 엄청 독특하고 두꺼운데, 폭신폭신해요. 밀라노 다녀온 사람들이 밀라노에 가면 무조건 스폰티니를 먹어야 한다고, 스폰티니가 생각난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한국에 생겨서 남자 친구와 갔었는데, 남자 친구 말로는 절대 그 맛이 아니었대요. 언젠가 밀라노에 와서 제대로 된 스폰티니 피자를 먹자고 했는데, 오늘 드디어 스폰티니를 먹게 되었습니다.
마르게리타와 프로슈토 풍기 피자가 나왔어요. 엄청 두껍고 푹신하고 맛있었어요!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맛이었어요.
다음으로 아란치니를 먹으러 왔어요. 밥이랑 소스를 섞어서 튀겨 만든 이탈리아 음식이에요. 포장해서 길거리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밥이 오독오독 씹히면서 바삭하고 기름진 맛이었어요. 조금 느끼하지만 맛있었고, 한 끼 든든하게 먹기 좋은 느낌! 튀긴 밥에다가 미트 소스 올려서 먹는 맛이에요. 김치나 단무지 있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밤의 두오모를 봤어요. 눈앞에 있어도 거짓말 같은 두오모. 실제로 봐도 딱 저 부분에만 스티커를 붙여 놓은 듯, 가짜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낮의 두오모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어요. 두오모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저희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DAY 5]
오늘은 스포르체스코성에 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가리발디, 트리 하우스에 갈 예정이에요. 걸어가는 길에 숙소 근처 공원을 거닐었는데, 공원 한복판에 회전목마가 있었어요.
배가 고파서 빵 테이크아웃하려고 빵집에 들르기도 했어요. 맛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요. 빵집인데 피자도 팔고 있었어요. 이탈리아는 어느 카페에 가든 피자가 대부분 있더라고요.
스포르체스코성 도착! 아주 예쁘게 생겼어요. 날씨가 좋아서 하늘도 엄청 예뻤어요. 성 뒤로 나오니까 엄청 큰 공원이 나왔어요.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이 공원에 자리를 잡았어요. 아까 포장했던 빵과 커피를 함께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빵은 페레로로쉐를 타르트 위에 얹은 맛이었어요. 다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기온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라, 조만간 날씨 따뜻할 때 일찍 와서 사진 찍고 놀기로 했어요. 언젠가 잔디 위에 돗자리 깔고 와인 마시고 싶어요!
건물이랑 들판, 사람들이 앉아있는 풍경이 너무 좋아요! 강 너머로 스포르체스코성 시계가 보여요. 강에는 오리가 엄청 많았는데 정말 귀여웠어요.
해 질 무렵이라 구름 색이 예뻐서 카메라로 계속 촬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 무리가 제 카메라를 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소매치기 같았어요.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와서 일단 피했어요. 저희를 지나가면서도 계속 쳐다보고 속닥대고 낄낄대는 듯하더라고요. 하마터면 카메라를 뺏길 뻔했어요. 소매치기 일행이 사라진 후에 주변 풍경을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어요.
저희가 찾아온 곳은 근처 차이나타운에 있는 아시아 마켓이에요. 소주나 라면 종류가 굉장히 다양했어요. 불닭볶음면은 우리나라 편의점에 있는 것보다 종류가 많은 것 같은 느낌! 한국에 없는 김치 신라면도 있었어요. 저희는 신라면과 김치를 구매했어요.
숙소로 무사히 돌아온 후 저녁을 요리해서 먹기로 했어요. 전날 까르푸에서 고기를 샀었는데, 지금까지 밀라노에서 본 삼겹살 중에 제일 괜찮은 데다 가격도 2,300원 정도라 저렴해서 구매했어요. 삼겹살과 함께 고추장 파스타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와인까지!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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