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오늘도 의학의 역사를 이야기 할 거예요. 요새 산 책 중에 되게 재밌는 게 있어요. ‘누가 처음으로 뭘 했을까?’ 이런 책이거든요.
그 책에 ‘최초의 천연두 환자는 누구였을까?’ 이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을 조금 바꿔 볼게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요?
히틀러, 칭기즈칸, 알렉산더, 스탈린 이런 분들을 떠올리신 텐데요. 하지만 아닙니다. 전쟁에 의한 희생자를 다 합쳐봤자 ‘천연두’로 인한 사망자보다 적어요. 그런데 천연두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맨 처음 천연두에 걸린 사람이 그걸 유발했다고 보는 거예요. 근데 사실 천연두 보다 더 많이 죽은 전염병은 ‘말라리아’인데요.
이건 어차피 모기가 퍼뜨리는 거고, 이 천연두는 사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시작 했을 거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누구였을까?’ 팬데믹이 있을 때, 첫 번째 환자를 ‘Patient 0’ 라고 하거든요. 천연두의 Patient 0를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추적을 해 봤어요.
그랬더니 한 4천 년 전에, 현재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에티오피아 지억에 사는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추정이 됩니다.
4천 년 전이 어느 시점이냐면, 이집트에서 ‘쿠푸 파라오’가 피라미드가 지어진지 고작 몇 백 년 밖에 안 지난 시점이에요. 그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에티오피아 지방 사람들을 ‘푼타이트’라고 불렀는데요. 푼타이트 사람들이 되게 특이한 걸 했어요.
바로 낙타를 가축화 했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먼저 낙타가 가축화 되고, 홍해를 건너와서 푼타이트로 왔는데 아라비아 반도에선 보통 낙타를 타고 다녔어요.
근데 에티오피아에서는 우유를 얻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이게 어느 정도냐면, 낙타가 수유 기간이 되면 하루에 우유 19L 정도 생산한데요. 그당시에 낙타가 있으면 온 가족이 우유 먹고도 살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러다가 부족해지면, 도축해서 잡아 먹기도 했겠죠.
그러니까 유목민족 보다 훨씬 빈번하게 한테는 접촉이 일어난 거예요. 여기서 추정하기론 아마 아라비아 반도에서도 낙타에서 유래한 천연두에 걸린 사람들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근데 매독도 그렇지만 처음에 병이 생기면 너무 치명적이에요. 전염성은 좀 약하고, 유목 민족 처럼 작게 드문드문 다니는 사람들은 그냥 그 부족들만 절멸함으로써 끝나요. 크게 퍼지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그 전에도 푼타이트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작은 마을에 있던 사람들은 마을이 전멸하고 끝났을 거예요.
근데 4천 년 전이면, 이집트가 이미 피라미드를 지을 정도로 융성화 하고, 도시가 엄청나게 거대해지는 시대란 말이에요. 또 에티오피아는 이집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홍해로 가는 중계 무역을 하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많아요.
그러니까 푼타이트에서 4천 년 전 쯤에 생긴 사람은 천연두가 절멸을 안 한 거예요. 사람을 타고 주변으로 번지기 시작해요. 그래도 대충 400~500년 정도는 그 지역의 토착병으로만 있었을 거라고 추정을 해요.
왜냐, 지금으로부터 3600년 전에 발견된 이집트 미라에서 드디어 천연두를 발견합니다. 미라에서 패인 상처가 발견돼요.
그리고 나서 한 200년 후에 히타이트랑 전쟁을 해요. 히타이트가 전쟁을 하고 돌아가면서 천연두를 가지고 돌아갑니다. 그때부터 유럽으로 번지죠.
그리고 이집트랑 교역을 하는 아주 유명한 나라가 있어요. 바로 인도입니다. 물건을 사고 돌아가면, 천연두도 같이 가져가요. 그렇게 인도에도 번지기 시작합니다.
대충 한 2500년 전 쯤에 ‘동아시아’ 중국과 한반도, 일본까지 번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렇게 천연두가 구대륙 전역에 퍼져 있었어요.
그래서 어마어마한 사람을 죽이는데, 18세가 이전까지 아마도 매년 유럽에서만 40만 명 이상이 천연두로 사망했을 거라 생각하고, 유럽 전체에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 1/3은 천연두로 인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심지어 20세기 때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3억에서 5억 명 정도가 천연두로 사망했을 거라고 추정이 돼요. 그런 걸로 너무 유명한데, 이게 생각보다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기록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천연두 대처를 굉장히 잘한 편이에요.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했냐면, 이 천연두는 조선시대에 고려시대에도 그렇지만 귀신보다 무서운 병이었어요.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렀는데, 처음에는 천연두를 ‘손님’이라고 불렸습니다.
이게 왜냐하면, 중국에서 넘어 왔거든요. 외국에서 유래한 병이기 때문에 손님이라고 불렀어요. 근데 매독처럼 함부로 못 불러요. 왜냐하면 이게 성병이 아니고 그냥 막 번지는 병이여가지고 ‘귀신의 저주가 씌인다’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공손하게 부른 거죠.
그 외에 마마, 우리가 임금님 부를 때 마마라고 하잖아요? 그 ‘마마’ 예요. 호창, 호역 이건 학술적인 단어이고, 보통 민간에서 마마라고 불렀습니다. 너무 무서우니까요.
천연두에 걸리면 오한, 발열, 두통과 함께 포진이 생기고 그게 구진, 피부가 부어오르죠. 그 다음에 수포, 안에 물이 차요. 그리고 농포, 안에 고름이 차고, 나중에 마르면 가피(딱지)가 되죠.
그렇게 해서 낫거나 혹은 그걸 견디지 못하면, 사망을 하는 건데요. 이 마마가 주로 접촉을 통해서 번지긴 합니다. 근데 감염자랑 방 안에 있잖아요? 공기 감염도 가능해요. 폐쇄된 곳에선 그냥 전파가 됩니다. 가족은 다 걸린다고 보면 돼요.
근데 만약에 이 환자가 사망하지 않고, 자연 치유가 된다면 구진이 처음 생기고 보통 13~14일 내에 전염력이 상실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건 의학적인 팩트입니다.
근데 천연두가 옛날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게 약간 ‘괴력난신’으로 보였어요. ‘귀신의 병’인 거죠. 갑자기 사람이 온몸에 발진 나고, 온몸에 농이 생기고 또 너무 끔찍하게 사망을 하니까 이건 귀신이 번지는 병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근데 그 귀신의 이름이 있어요. ‘두창신’입니다. ‘두창신의 저주를 받아서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 사람들이.
‘두창신이 노할만한 짓을 우리가 한 것 같다.’ 그런데 두창신이 우리가 보니까 ‘뭔가 사람이 모이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아’ 이렇게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경험적으로 사람이 모이면 다 죽어버리거든요.
이 당시에 조선으로서는 굉장히 놀라운 일을 하는데요. 바로 제사, 장례 못합니다. 결혼도 못 해요. 다 금지! 그리고 부부간의 관계도 못하게 합니다. 아예 접촉을 금하게 돼 있어요. 되게 엄격하게 하는 거지. 그런데 언제까지고 못 만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이게 그래서 규범이 있는데 이게 진짜 신기해요. 절차가 있어요. 마마에 걸린 것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러면 종이 기둥을 집 밖에 세웁니다. 그리고 거기다 글씨를 써 놔요. ‘마마가 오셨다’ 라고 썼어요.
고려 시대 때는 그렇게 했고, 조선으로 넘어가면 조금 더 멋있는 말을 쓰는데요. ‘강남호구별성사명기’라는 글을 써서 갑니다.
이게 마마를 ‘호구별성’ 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주술적인 의미예요. 굿을 할 때 쓰는 의미예요.
호구와 별성이라는 단어를 합쳐서 무서운 것과 무서운 걸 합친 단어라고 하는데 사실 정확한 뜻은 몰라요. 우리가 아는 ‘호갱’ 할 때 그런 뜻이 아니고, 무서운 뜻입니다.
어쨌든 호구별성이라는 이름으로 밖에다가 붙여놔요. 그러면 모두가 알겠죠. ‘아, 저 집에 마마에 걸린 사람이 있구나’ 하고, 안 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5일이 지나면 발진이 돋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면 그때 ‘이제 두창신이 실제로 오셨다’ 라고 하고, 깨끗한 물을 떠 놓고 빌기도 하고, 그 물로 상처를 닦아줘요. 그리고 13일이 지나면 ‘이제 마마가 가신다’ 라고 해서 ‘마마 배송굿’ 이란 걸 합니다.
경험적으로 13일 정도 지나면 전염이 안 된다는 걸 알았나 봐요. 그 고비만 넘기면 사람들이 또 회복된다는 것도 알고요.
근데 생각해보면, 조선이 유교의 나라잖아요. 유교에서는 이런 무당이나 굿 하는 걸 굉장히 배척했거든요. 성리학에 맞지 않은 거니까요. 그래서 내가 이걸 양반들도 했나 보니까, 양반들도 했어요. 죽음의 문제니까, 너무 무섭잖아요.
유교에서는 이걸 해결할 방법이 없거든요. 그래서 조선 전기에 되게 유명한 양반이 있어요. ‘묵재 이문건’이라는 양반이 있는데, 이 사람이 자기 ‘손자가 마마에 걸렸다가 13일 후에 마마 배송굿을 했다’라는 기록을 본인이 남겼어요. 그런 걸로 봐선 되게 일반적으로 양반 집안에서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사실 민간차원에서의 노력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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