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있는 사막에 갈 예정이에요. 유목민 집에서 하루 잘 겁니다. 유목민님에게 드릴 선물을 사려고 마트에 왔어요. 저의 얕은 지식으로는 몽골에서 놀러 갈 때 보드카 한 병이랑 과자를 사서 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마트에 있는 직원분에게 추천받았는데, 40~50만 원대의 비싼 보드카를 추천받았어요. 그런데 처음 보는 사이에 몇십만 원짜리 술을 들고 가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약 2만 원 정도 하는 ‘칭기즈칸 골드’를 구매했어요. 그리고 같이 먹을 견과류와 과자도 구매했어요.
사막에 가기 위해 울란바토르의 드래곤버스터미널에 왔어요. ‘엘승타사르하이’라는, 미니 사막이 있는 유목민 집에 버스를 타고 갈 거예요. 몽골의 버스는 대부분 현지인이 이용하고 있어요.
티켓은 미리 예매했어요. 7~8시간 정도 가야 해서 버스 타기 전에 먹을 간식을 구매했어요. 매점에 김밥도 있고 닭강정도 있길래 그 두 가지와 몽골식 빵을 5,000원 정도에 샀어요.
버스는 어릴 때 학교 소풍 갈 때 타던 우리나라 90년대 관광버스와 똑같았어요. 버스 내부 곳곳에 한글이 적혀있는 것을 보니 한국 버스를 그대로 수입하는 것 같아요.
울란바토르에서 엘승타사르하이까지는 약 300km, 6시간 정도 소요돼요. 제가 여기서 실수를 한 게, 버스 내리는 곳에서 예약한 유목민 집까지 가는 차를 예약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택시도 없고, 주소만 알 뿐 가는 법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6~7km 정도 되는 거리여서 일단 걸어가 보기로 했어요.
걸어가면서 본 풍경이 굉장히 신기했어요. 동양, 서양 통틀어 제가 다녔던 여행지 중에 이런 느낌의 장소가 없었어요. 몽골만의 독특한 느낌이 강했어요.
걷다가 결국 걷기를 포기하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어요. 다행히 엘승타사르하이 방향으로 가는 어느 부부의 트럭에 얻어 탈 수 있었어요. 신기한 건 이분들이 바로 제가 예약한 집의 유목민분들이었다는 거예요. 정류장까지 마중 나오셨던 거라고 해요.
트럭에 타고 비포장도로를 약 30분간 달려 유목민의 집, 제가 머물 게르에 도착했어요. 이곳에 온 이유는 유목민의 삶을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무조건 낙타가 있는 곳을 찾다가 이곳을 예약하게 된 거였어요. 낙타에다가 룸메이트 고양이까지 있다니 최고예요.
짐을 풀고 낙타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 관리가 엄청 잘 된, 깨끗한 낙타였어요.
흑염소 무리도 보고, 사막 언덕에 올라가 보기도 했어요. 맨발로 모래를 밟는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초원이 쫙 늘어진 풍경을 볼 일이 잘 없잖아요. 마음이 탁 트이는 풍경이었어요. 이 맛에 사람들이 몽골에 오는 것 같아요.
게르에 돌아온 후에는 소젖 짜는 걸 직접 해 봤어요. 보니까 아기 소에게 젖을 먼저 먹이고 나서 남은 것을 짜시더라고요. 처음엔 잘 안됐는데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어요.
오늘의 저녁 식사는 허르헉이라는 고기 요리였어요. 양, 염소 고기를 뜨겁게 달군 돌로 요리한 음식이에요. 보통 몽골의 양 음식에는 잡내가 난다고 하는데 허르헉에서는 잡내가 하나도 안 났어요. 허르헉은 귀한 손님이 올 때만 요리한다고 합니다. 옆 게르 분들이 찾아오셔서 함께 보드카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집주인 분께서 코담배 하는 법을 알려주시기도 했어요. 담배 가루를 덜어낸 후 코에 살짝 묻혀 흡입하는 거였어요. 생각보다 엄청 상쾌하고 세더라고요. 이렇게 유목민 라이프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침이 되어 씻으려고 했는데, 샤워실이 고장 나서 물 한 병으로 씻어야 했어요. 씻고 오니 유목민분께서 아침으로 몽골식 빵과 믹스 커피를 준비해 주셨어요. 빵에서 특유의 양과 염소 냄새가 났어요.
어제는 게르에 혼자 있던 시간이 길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게르 내부에 있는 가구의 자개 모양이나 벽의 문양이 한국, 중국의 것과 비슷했어요. 이렇게 유목민 두 분 덕분에 유목민 체험을 즐겁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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